2013 시네마테크의 친구들 영화제
이번에는 거창한 기자회견도 없고 홍보공문도 없이 시작된 조용한 영화제...
1월 17일부터 2월 24일까지 2013년 시네마테크 친구들의 영화제가 시작됩니다.
내일을 위한 길
make way for tomorrow, 1937
시네마테크의 선택으로 선정된 영화. 다른 작품들이 비교적 근대 작품인데 비해 시네마테크에선 고전을 택한 것이 의외이기도 하지만...
프랭크 카프라와 함께 20-30년대 미국 코미디 영화 붐을 일으켰던 레오 맥커리의 고전 걸작. 로렐과 하디, 오리 수프 등 당시대의 위대한 코미디 배우들은 모두 그의 영화를 거쳐갔다. 코미디영화의 흥행으로 막대한 부를 거머쥐었지만, 전후에 만든 영화들은 어두웠다. 이 영화는 보는 내내 눈시울이 붉어져갈 정도로 신파는 아니지만 서서히 그리고 아주 강하게 마음을 적시는 쓸쓸한 영화다. 두 배우의 연기도 연기이지만,,경제적인 어려움으로 부모를 따로 모시게 되는 핵가족화를 실감나게 그렸다. 50년도 더 된 영화이지만 지금의 사회와 별반 다를게 없다는 것도 놀랍고...영화 전체를 떠도는 쓸쓸한 분위기가 못내 울음을 터트리게 만든다..훗날 러브 어페어를 생각해보면 레오 맥커리가 커플의 분위기를 다루는게 놀랍도록 섬세하다는걸 알 수 있다.
황야의 7인
The Magnificent Seven, 1960
오승욱 감독님의 선택! 하하 역시나 오감독님답다. 이 영화 주제곡은 우리집에 테이프가 있을 정도로 나에겐 친숙한 작품이다. 우리 아부지가 제일 좋아하시고 즐겨보는 서부영화와 홍콩영화. 그것들은 내 어릴적 배경음악과도 같다. 이 영화는 알다시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님의 7인의 사무라이를 리메이크한 영화로 메인은 율 부리너이지만 내가 제일 좋아하는 역할은 스티브 맥퀸이었다. 이건 그야말로 수컷영화다. 진한 땀냄새와 총질, 사랑하는 여인을 위한 패기 등등...아마 그 당시 극장에서 개봉했던 영화 중 남성관객들의 가장 많은 사랑을 받지 않았을까싶다. 오승욱 감독님이 이 영화를 보고나서 상기된 얼굴로 침을 튀어가며 이야기하실 것을 생각하니 저절로 엄마미소가 된다. 히히 개인적으로는 7인의 사무라이 쪽을 더 좋아하는 편이지만 전형적인 헐리웃 스타일의 액션영화의 토대가 된 영화로 영화사적인 의미가 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세이사쿠의 아내
清作の妻
한국에서 참 많이도 상영된 세이사쿠의 아내..감독 김태용의 선택이다. 마스무라 야스조...놀라운 감독이다. 알면 알수록 무서운 감독이기도 하고...일본에서 살면 살수록 생각보다 깊은 전체주의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한 일본이들에게 놀라곤 하는데..이 영화는 그런 전후 일본 사회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를 개인에 빗대 고발한다. 일본의 전체주의를 대변하는 세이사쿠와 마을 사람들, 그리고 오카네(돈을 뜻함) 개인의 비극. 배경은 러일전쟁이 발발한 1900년대 초반의 시골마을이다. 한국의 60년대 영화들이 그렇듯 일본의 60년대 영화들도 다소 계몽적인데 한국과 비교하면 직설화법과 간접화법의 차이인 것 같다. 그 부분이 일본의 영화역사가 한국보다 먼저 달려갔음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영화를 보면서 전체주의와 개인과의 대립을 이렇게 묘사한 감독은 마스무라 야스조가 처음이 아닌가싶었다. 나라를 위해야한다며 자신의 일이 아니라는듯 세이사쿠를 전쟁터로 내모는 마을 사람들과 자신의 행복과 만족을 위해 세이사쿠의 눈에 못을 박아버리는 욕망에 충실한 오카네....이런 충격적인 스토리를 시나리오로 쓴 마스무라 감독의 대범함에 박수를 치게 되고..또 이 민감했던 시기에 아나키스트적인 영화를 만들었던 그의 용감함에 다시 한 번 박수를 치게 된다..모두가 인생에서 한 번 쯤은 볼만한 마스무라 야스조의 영화들, 어느 것을 봐도 좋다. 그의 영화는 대부분이 비슷한 주제를 논하고 있으니까..거진 모두 파격적이다.
그림자군단
L'Armée Des Ombres
오승욱 감독님이 추천할법한 영화를 변영주 감독이 골랐다. 사실 배우가 연기를 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프랑스 영화의 전무후무한 스타일리스트 멜빌이 본인의 레지스탕스 경험을 살려 그들의 이야기를 느긋하게 나열한다. 사실 영화를 보고 스타일리스트로서 그의 역량이나 플롯, 연출에 대한 것들보다...국가를 위해 희생되는 개인의 이야기를 보면서 나는 과연 저 짓을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개인의 고독과 아픔, 비정한 현실을 너무나도 리얼하게 살려서 정말 가슴이 아팠다. 장르를 굳이 구분짓자면 느와르 액션인데, 이 장르에 있어선 거의 천부적인 재능으로 영화를 만들었지만 이 영화는 조금 다르다. 현실적이면서도 초현실적으로 우울하다..정말 좋은 작품이다. 리노 벤추라와 장 피에르 카셀의 위엄넘치는 연기들도..
칠레 전투
Battle of Chile
김동원 감독님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것 같다.
영화에의 사랑이 넘치던 시절 칠레 전투와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들을 vhs본이나 저화질 동영상으로 보던 때가 생각난다. ㅎㅎ..
영화는 몇 십년전 1970년대의 이야기로 아옌데 정권의 민중투쟁을 다룬 영화다. 다큐멘터리 영화사에 길이 남을 역사기록 영화로..생생한 증언과도 같은 다큐멘터리다. 아마도 지금 대한민국에 가장 필요한 영화가 아닐까한다...
fame
페임
이번에 상영되는 영화는 최신작이 아닌 1980년 알란 파커의 작품으로 가수 이자람이 선택한 영화다. 가수뿐만 아니라 영화배우, 뮤지컬배우, 화가 등 수많은 예술가 초심자들에게 많은 힘을 줄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한다..기존의 배우들이 아닌 신인 배우들이나 가수, 댄서 등을 기용해 그 신서함과 풋풋함에 촛점을 맞췄는데,,사실 플롯으로 볼 땐 그닥 잘 갖춰진 구조적인 영화는 아니지만 연출로 본다면 거의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영화의 분위기를 제대로 살렸다. 저마다 연극, 영화, 댄서 등 유명 예술가가 되길 꿈꾸며 예술고등학교에 모인 친구들을 한 명, 한 명 조명하며 예술가로 가는 길에 대한 어려움보다 꿈을 이뤄가는 과정의 어려움들과 10대들이 부딪히는 현실적인 문제들과 고민들을 다뤘다. 나도 어릴때 봐서 그런지 한동안 이 영화에 푹 빠졌던 적이 있다. 유명 무용감독이 댄스 지도를 했고, 실제 모델이 된 고등학교에서 촬영도 했으며 학생들의 이야기를 실제 영화에 적용하기도 해 그 현실감이 더 살아난 좋은 작품..아이린 카라의 힘있는 보컬의 fame은 들을때마다 신난다.
안개마을
1980년대 한국영화들은 사회비판적인 소재들을 다룬 자극적인 영화들이 범람하던 시기였다.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던 호스티스 영화 붐이 끝난 후 찾아온 영화들은 성적 타락이나 윤리문제를 다룬 영화들이 많았는데, 그 문제작 중 하나가 이문열의 소설을 영화화한 이 작품이었다. 임권택 감독님이 2주만에 찍은 영화인데..당시의 비너스 정윤희와 국민배우 안성기가 주연이었다. 지금 보면 어색한 연기톤이 조금 거슬리지만, 안개마을이라는 이름답게 안개로 자욱한 미스테리한 마을 풍경을 담아낸 카메라가 일품이다. 마을에서 일어난 비윤리적인 일들을 미스테리극장처럼 풀어냈는데 이 작품은 영화제작자 심재명이 선택했다.
flashdance
플래쉬댄스
페임과 함께 80년대 뮤지컬영화 붐을 일으켰던 플래쉬댄스..이명세 감독님이 이 영화를 선택하다니 좀 의외다. 포인트 블랭크같은 영화 좋아하실줄 알았는데..^^^^ 명실상부 제니퍼 빌즈를 스타덤에 올렸고, 많은 여스타들이 그녀의 패션에 영감을 받았을 정도로 스타일리쉬했다. 푸들같은 헤어스타일과 찢어진 청바지, 아무렇게나 걸친 야상, 늘어진 톱 등등..패셔너블한 영화이기도 했지만 제니퍼 빌즈의 댄스는 섹시하다 못해 고혹하기까지 했다. 풋풋한 감성이 묻어나는 섹시하고 재미있는 영화로 누구나가 봐도 즐길 수 있는 영화다..
from beyond
지옥인간
비교적 덜한 짤방을 가져왔는데,,수위가 높은가ㅡㅜ
천하장사 마돈나의 이해영 감독이 추천한 지옥인간은 스튜어트 고든의 고전 비급 호러다. 70년대를 뉴아메리칸 시네마들이 점령했다면 80년대 미국은 돌연변이 영화들의 천국이었다. 그만큼 장르적 해방을 만끽할 수 있는 대담한 시기였는데, 이 시기에 좋은 컬트 감독들이 쏟아진것만 봐도 그것을 증명할 수 있겠다. 스튜어트 고든은 그 시기 가장 큰 수해를 받았던 감독들 중 하나로 좀비오는 그의 영원한 걸작으로 기억되고 있다. 좀비오를 메가히트 시긴 스튜어트 고든은 좀비오의 프로듀서를 맡았던 유즈나와 각본을 쓰고 물론 전작에 이어 이것도 러브크래프트의 단편이 원작이다. 좀비오의 배우들을 그대로 기용해 지옥인간을 만든다. 뒤로 갈수록 힘이 딸리는데 그건 아마도 30-40분 정도로 끝났어야할 단편 스토리를 무리하게 연장시킨 고든의 욕심때문이 아니었나 한다. 고든은 철학을 고집했고 유즈나는 호러영화로서의 역할을 고집했다. 제 3의눈이라는 새로운 욕망에 눈을 뜬 인간들이 정신적, 육체적 변형을 겪으면서 벌어지는 잡다하고 지저분한 욕정싸움들이 이어지는데, 이건 80년대이기에 가능했던 스토리나 표현이 아닐까싶었다. 호불호가 갈리는만큼 지독한 매니아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데...페스티벌을 만든 이해영 감독이 이 영화를 좋아하는건 어찌보면 당연한 취향이 아닐런지..ㅎㅎ....이런 영화를 만들던 분이 최근엔 스턱이라는 다소 얌전한 영화를 만들었는데 늙었어도 아직 감이 건재함을 과시했다.
남부군
민규동 감독이 선택한 영화는 정지영 감독의 남부군.
지금은 고인이 된 최진실의 영화 데뷔작이기도 하며, 그 해 청룡에서 감독상, 주연상, 조연상, 신인여우상을 휩 쓸 정도로 대단한 영향력을 발휘한 영화였다. 대표적인 수구꼴통 우익언론인 조갑제는 이 영화에 대해 최악의 한국영화라 평했다. 이유는 친북선동이란 이유로...이번 선거를 겪으면서 아직까지 유일한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이 하나가 되는데 많은 산고를 겪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빨갱이니 종북이니 하는 말을 서슴없이 던지는 독재자같은 사람들이 많다는데 정말 많이 놀랐다..어쩌면 민규동 감독이 이 영화를 고른 것도 그런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싶다..우리는 같은 민족이고 형제인데 편을 가르고 지역을 나누고 사상검열을 하는데..무섭더라 참..세상이 거꾸로가나싶더만,,,,
영화는 아주 훌륭하다. 배우들의 연기가 아역부터 주,조연 할 것 없이 살벌하다. 칼바람이 부는 지리산을 배경으로 뜨거운 연기경합을 벌이는 배우들과 장선우의 각본, 정지영의 칼같은 연출..멋진 영화다.
우묵배미의 사랑
이번에는 윤성호 감독이 선택했다. 장선우의 불후의 명작...예전에도 내 기억으론 김태용 감독이었나? 선택해서 친구들 영화제에서 한 번 상영했던적 있는걸로 아는데....굳이 시네마테크가 아니더라도, 코파나 기타 다른 극장에서도 1년에 한 번쯤은 상영기회가 있었을거다. 그만큼 명작이다...예전에 비디오 출시작들을 보면 명보극장 개봉작, 서울극장 개봉작 등등..극장 이름을 앞세워 개봉작이라는 것을 강조하는 타이틀이 있는데, 그것에는 이유가 있다. 지금처럼 대형배급사의 블록버스터가 시장 점유율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무례한 일이 그 당시에는 그다지 없었기 때문이다. 외화수입도 당연히 있었지만 한국영화들도 많이 개봉을 했었고 극장마다 다른 영화를 개봉하기도 했었으므로..극장만의 시스템과 장비들로 셀렉트라는 느낌으로 영화들을 많이 상영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극장에서 개봉했다더라..하는 입소문은 나름 믿을만한 근거이기도 했다. 이 영화는 당시 명보극장 개봉작으로 불륜에 관한 영화다. 지금의 불륜소재야 흔한 아침드라마 아이템으로..씹을거리를 찾는 주부들의 신랄한 수다 속 이야깃거리로도 주로 등장하는 별 거 아닌 일이 되었다. 이 영화에서 쓰인 불륜은 '사랑'을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사랑 그 자체만은 아니다. 서울 근거리에 있지만 서울의 변두리에 사는 시골 사람들...즉 세속적인 캐릭터와 순수함을 간직한 인물들의 대비, 80년대 사회상을 적절하게 묘사 등등..장선우의 다른 영화들에 비해서 영화적 완성도가 굉장히 높아 사실 그가 만든게 아니지 않을까..싶을 정도로 놀라운 영화다. 여배우들의 연기도 좋지만,,나는 이 영화에서 보여준 박중훈의 연기를 잊을 수 없다. 지금도 그가 다시금 이런 연기를 보여주지 않을까싶어 자꾸 그의 신작들을 내심 고대하고는 한다. 김태용 감독이 이 영화를 선택했을땐 수긍이 갔지만 윤성호라니 조금 의외이기도 하다. 허긴 그도 항상 사랑을 부르짖으니...
good fellas
좋은 친구들
아!! 아!! 아!!
내가 정말 좋아하는 영화다. 말로 표현의 한계가 있다는게 너무나 비통하지만, 이 영화는 마틴 스콜세지의 영화를 전부 통틀어서도 내가 너무나도 좋아하고 자주 보기도 하는 영화 톱에 든다. (물론 택시 드라이버와 레이징 불은 언제나 톱이다.) 좋은 친구들과 비열한 거리와 더불어 순위를 다투는데..나는 마틴 스콜세지가 표현하는 드 니로는 항상 맘에 들지만,,이 영화에서 나온 레이 리오타는 정말이지..감격스러웠다. 롱테이크와 숏컷들에 대해 연구한다면 단연코 이 영화를 리스트에 집어넣어야한다. 영화감독이 가진 무기는 카메라다. 배우가 연기로서 자신을 표현한다면 감독은 카메라를 통해 배우가 연기하는 역할의 감정들을 잡아내야 한다. 마틴 스콜세지의 연출은 이미 정평이 나있지만 90년 무렵에 만든 이 영화는 강력한 펀치였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ㅠㅠㅠㅠ...하위 갱들의 이야기를 너무나도 리얼하게 다룬데다가 레이 리오타의 역할이 너무나 너무나도오! 그럴싸하다..로버트 드 니로야 언제나 멋지다. 아마도 윤종빈 감독이 범죄와의 전쟁에서 이런 영화의 느낌을 내고싶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우습게도 이 영화를 그가 택했다. 어쩔수 없는 이야기지만 2000년대 이후로 나온 영화들은 아류작이라는 이름을 벗어날 수 없다. 이미 만들어져있는 작품들에 변화를 주고 플롯에 복선과 암시의 형태를 바꾸었을뿐 대부분 이전에 있던 영화들임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다. 마스터즈들은 독자적인 가치관과 세계관으로 본인들만의 통찰력으로 영화를 만드는반면에 일반적인 영화감독들은 이전의 것들을 그대로 복제하는 수밖에 없다. 거기서 살아남는자는 개성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로 갈리는데,,타란티노같은 사람들이 개성을 실력으로 드러내는 반면 윤종빈같은 감독들은 개성도 독자적인 세계도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그런 어중간한 작품들이 나오지 않나싶다..애초에 그런게 없다면 완벽한 스튜디오의 룰을 따르는게 차라리 낫다....마틴 스콜세지는 뉴욕에서 나고 자랐지만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이다. 그는 자신의 유년시절이나 자란 거리, 성장배경 등을 영화에 투영했다. 그의 영화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은연중에 피해의식이나 소외로 인한 갈등들을 가진 외톨이나 비뚫어진 성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많다. 그거 그걸 리얼하게 표현하는 이유는 그가 보고 자란 것들에 있다. 좋은 친구들은 정말 좋은 영화다. 보는 내내 감탄이 절로 나온다. 카메라가 완전한 화자가 되어 연필로 글을 쓰듯 감정들을 마구 뿜어낸다. 다시 보고싶다.!
latcho drom
라초 드롬
토니 갓리프라는 감독을 아시는가 모르겠지만..알제리 출신에 프랑스에서 영화 활동을 시작한 사람이다. 이 사람 인생도 참 롤러코스터같은데..어렸을때 알제리 학교에서 한 교사가 영화클럽을 만들었다는데 그 이후로 영화에 흥미를 가지기 시작했단다. 근데 참 토니 갓리프도 대단한게 미셸 시몽을 찾아갈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참 간도 크다. 뭐가 될 놈들은 발상 자체가 다르긴 한 것 같다. 특이하기도 하고..대담하기도 한 것이,,그게 바보라서 그런가..우리같이 앞뒤 생각 안하는 사람들은 그냥 일단 저지르고 보는 것 같다. ㅋㅋㅋ...아무튼 10대 시절에 부모를 떠나 프랑스에서 이런 저런 일을 전전하다 미셸 시몽 만난 뒤로 영화를 몇 편 만들게 되는데 보통 자신의 유년시절 경험들을 영화로 만들곤 했다. 그 전에도 몇 편 장편을 만들었지만 라초 드롬은 본격적으로 세상에 토니 갓리프의 이름을 알리기도 한 영화다. 저명한 비평가 조너선 로젠봄이 이 영화를 그 해의 영화로 선정하기도 했고 칸에서 워낙 호평을 많이 받아서...월드시네마, 제 3국 영화의 새로운 탄생이라 불리며 세계에서 호평을 받았다. 솔직히 보기 쉬운 영화는 아니다. 정해진 플롯이 없기때문에 다큐멘터리 영화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은 보기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감히 단언하건데..이 영화는 내가 아는 로드무비 중 최고다. 천 년을 이어온 집시들의 삶을 근접한 곳에서 리얼하게 담은 카메라도 훌륭하지만, 포장되거나 과하지 않게 그들의 음악과 춤 자체만으로도 로드무비의 흥분을 가질 수 있게 해줬다. 별다른 연기나 리액션, 나레이션 따위 없어도 보는 것만으로도 떠나고픈 꿈에 부풀게 만들 정도였으니까 말이다. 세계를 떠도는 가수 하림이 이 영화를 선택했다는건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세상에 찌들고 지친 이들에게 볼 것을 권한다.
cowards bend the knee
겁쟁이는 무릎을 꿇는다
김곡의 패턴을 보면 가이 매딘을 좋아하는 것 같다. 그의 취향에 어울린다.
가이 매딘 영화를 보는건 일종의 수행이나 고통에 가깝다..그 정도로 정제되어있지 않다. 일종의 색다른 경험일수도 있고..아마 시네마테크에서도 여의치않아 디지털상영을 하겠지만 원래라면 이 영화는 작은 구멍을 뚫고 그 안으로 훔쳐보듯 봐야하는 영화다. 가이 매딘이 의도한 것이 그것이었고 그런 상영형태를 통해 봐야한 원래 의도와 맞다는 것. 영화에 대한 설명을 그리 필요없을듯 하지만 예술가의 실험영화로서 받아들이면 될 듯 하다. 페이크 무성영화로 촬영마저 슈퍼8미리다. 그게 매혹적인거 아닌가? 슈퍼8미리라니...초창기 영화를 보는듯한 색다른 느낌이 들 것 같다. 내용은 부조리극 그 자체.
Eternal Sunshine of the Spotless Mind
이터널 선샤인
아! 이 영화도 너무 좋아했었다. 미셸 공드리 특유의 칭얼대는 듯한 동화 느낌의 영화..
개봉했을때 너무 좋아서 두 번이나 극장에서 보고도 모자라 디비디까지 사버렸었다. 영화 속 짐 캐리가 너무나도 좋았다.
누구나 알고 있을법해 내용은 생략한다.
배우 배수빈이 추천한 영화.
근데 배수빈이 누군지를 모른다. 나는
into the wild
인투 더 와일드
본인의 행복한 위치를 잘 모르겠다던가...누군가의 소중함을 잘 모르겠다던가...아니면 반복되는 일상이 지겹다던가..하는 그런 이유들로 인간은 가끔 도피를 꿈꾼다. 크리스토퍼 맥켄들리스의 실제 삶을 영화화했던 것으로 나도 몇 년 전에 본 영화다. 신선했다. 에밀 허쉬가 참 역할에 잘 어울렸던 것 같다. 숀 펜이 아직 연출이 서툰감이 있긴한데 오히려 이 영화에서는 그런 서툰 느낌이 매우 잘 어울렸다. 모든 문명에서 벗어나고파 했던 크리스포터..결국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하지만,,결국 모든 것을 용서하는 것으로 마무리가 된다. 실제로도 그랬을지 궁금하긴 하지만....보면서 느낀건 역시 인생에 고난이 좀 있어야 재미있어지는 것 같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지 않는가...젊을 적이 아니면 할 수 없는 고생들이 있다. 정말로 느낀다..ㅎㅎㅎ....대리만족이 될만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시인 김경주가 선택한 영화.
★
여기부터는 되도록이면 모두 보셨으면 하는 영화들..
Rekopis znaleziony w Saragossie
사라고사 매뉴스크립트
모래시계 요양원이라는 영화를 우연히 접하게 되면서...그게 그러니까 2006년이다. 그 특이한 영화를 우연히 접하게 되었다. 독특한 이름을 가진 영화였고 아는 지인한테 구해서 보게 되었는데,,그 이후로 나에게 보이첵 하스라는 이름이 각인되었다. 이 영화는 모래시계 요양원보다 먼저 만들어진 영화로 스콜세지 영감님이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고,,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독특한 컬트영화다. 내용을 설명하고싶지만..굳이 내용이랄게 없어서...정말 요새하는 말로 약빨고 만든 영화같다. 폴란드 영화를 접하기 어려운편인데 보이첵 하스의 영화가 극장에서 상영을 한다면 무작정 보는 편이 좋다. 모래시계 요양원같은 것도 하면 좋을텐데..정말 dvd로 갖고싶은 영화다ㅠㅠ
Marketa Lazarová
마르케타 라자로바
체코문화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밀란 쿤데라 말고도 체코에 여러 명의 거장이 있음을 알고있을 것이다..그 중 한 명인 반추라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우리나라에도 몇 편의 작품이 번역되어있을텐데..이 영화는 영자막으로 봐서 나도 굉장히 한글자막으로 보고싶은데...이 진귀한 경험 놓치지 않으시길 바란다. 아마 최상의 상태에서 상영되는게 아닌가..궁금하다..체코에선 체코 최고의 영화라고들해서 나도 궁금증을 못 참고 영어자막으로 봐버렸는데ㅠㅠㅠ...역시나 한글자막으로 보는게ㅠㅠㅠ...반추라의 소설 자체가 개성이 강한데 블라칠 감독의 고집도 만만치 않아서..나는 이 영화의 어디서 오는지 모를 살기같은 신비함과 그 공포스러움에 반했다. 정말 꼭 극장에서 보고싶은 영화 중 하나다.
Requiem for a Village
마을을 위한 레퀴엠
데이빗 글래드웰이란 다소 생소한 이름의 감독인데..주로 단편이나 중편들을 만든 영국감독이다. 린제이 엔더슨의 만약에..를 편집하기도 했고,, 이 장편은 다소 생뚱맞긴한데..어쨌든 감독작이다. 환상특급이나 기묘한 이야기, 한국의 테마게임같은걸 좋아했던 사람이라면 강추다. 무심하게 흘러가는 미묘한 이야기들의 밸런스가 블랙코미디적이라 웃기면서도 묘하다.
★Szindbad
신밧드
헝가리 영화에는 벨라 타르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는 사실 지금 내가 가지고 있다..
영화가 그야말로 환상적이고 아름답다. 그 자체다..누드나 베드씬도 나오긴 하지만 외설적이다기보다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느낌이 강하다. 노년의 신사가 젊었을때 만난 여자들을 떠올리는 이야기가 과거회상으로 나열되는데,,어쩌면 촬영을 이렇게 했는지ㅠㅠㅠㅠㅠㅠㅠㅠ졸탄 후스자릭이 연출을 했고, 헝가리의 전설적인 카메라맨 sandor sara가 촬영했다. 어찌보면 카사노바 이야기이기도 한데 정말 촬영이 예술이다. 섬세하고 디테일한 연출들...그야말로 예술적이다. 극장에서 볼 기회가 있다면 난 주저앉고 보러갈 것이다. 이건 정말 강추. 그야말로 강력춫천!
Szerelem
러브
동구권 영화를 틀어주는게 정말 고마운데 하필 내가 서울에 없을때라니 아..비통하고 원통하다ㅠㅠㅠ.....
내용은 사랑에 관한 영화다. 너무 간단해서 말하기도 멋쩍은 심플한 플롯...헝가리인 시어머니와 남편에 대해 거짓말하는 며느리...리얼리즘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감히 나는 만들 수도 없을 스토리라는 생각이 들었다...실제로 정치적인 이유로 수감된 소설가 tibor dery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베스트헝가리안 필름 12에 들기도 한 걸작으로 무대는 1950년. 편집도 예술이다. 과거회상씬들도 그렇고..그냥 아름답다는 말밖에 안나온다....너무 강하다. 영화보고나서 여운이 아주 강하다. 이 영화도 꼭 보시길 바란다.
Egymásra nézve
또다른 길
이건 위의 러브와 같은 카롤리 마크 감독이 만든 또 하나의 걸작이다.
영화역사를 되짚어보면 용기있는 감독들이 굉장히 많은데 카롤리 마크도 그들 중 한명이기도 하다. 우리나라가 근대화되어가는 과정에 겪었던 수많은 진통들이 너무나 많은 사람에게 상처와 고통, 그리고 희생을 안겨주었다. 그런 역사가 있었기에 우리는 지금의 민주주의를 만끽할 수 있는 것이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날들을 보낼 수 있는 것이다..격동의 근대화를 겪었던 우리나라와 같은 시기에 저 먼 나라 헝갈에서도 격동의 시기가 있었다. 소련 지배하에 있던 헝가리는 그 어떤 국가보다 강력한 저항운동을 펼쳤다. 그에 따르는 억압 또한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했고 강했다. 이 영화는 그런 잔혹했던 억압속에 맹렬한 저항운동을 펼쳤던 그 때, 1950년대 중후반쯤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점점 더 옥죄어오는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정직한 동성애자 저널리스트. 꽤 파격적인 설정이라 생각했다. 영화를 만든건 1980년대이긴 하지만 아직 민주주의를 쟁취하기 이전이고 80년대의 사회적 분위기상, 동구권에서 이런 영화가 나온다는건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카롤리 마크는 해냈다. 우울하고 어둡고 심리적으로 거의 바닥 끝까지 내려가는 영화다. 동구권 영화들 분위기 자체가 어둡기도 어둡지만..사회적 분위기나 주인공의 내면 등..모든 것이 어둡고 우울하고 칙칙하다..여러모로 영화 내부와 외부인 헝가리 현실세계와 너무나도 닮아있기 때문일까...리얼리즘적이면서도 시적으로 아름다웠다. 배우들 연기도 만만치 않다. 기회가 있다면 꼭 보시길 권한다. 이 영화는 유운성 영화평론가가 추천한 작품인데..아마도 시기적으로 대통령선거 이후 많이 우울해하고 있는 48%의 국민들에게 보내는 메세지가 아닐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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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친구들 영화제는 다소 생경한 친구들도 많이 생겼고 무엇보다도 국내 상영에서 보기 드문 동구권 영화들..폴란드, 헝가리, 알제리 출신들의 영화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쉽게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아니기에 기왕이면 이럴때 많이들 보셨으면 좋겠다. 특히나 이용철 영화평론가와 유운성 영화평론가가 선택한 영화들은 왠만하면 다 보시길 권한다. 시기적으로도 매우 좋다고 생각되기도 하고..다른 영화들은 어지간히 다른 곳에서도 상영을 많이 하기때문에,,,이 영화들은 꼭 한글자막으로 큰 스크린으로 보셨으면 좋겠다. 물론 나도 보고싶다....난 정말 신밧드랑 마르케타 라자로바를 큰 스크린으로 보고싶다.....아 부럽다 서울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