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am

i feel so guilty

ducja 2013. 10. 3. 03:11

오늘 하루종일 켜놓은 재생목록




요즘 내 세상을 거의 지배하다시피 하고있는 브레이킹 배드와 한니발. 뭐 하나에 빠지면 너무 깊이 빠져서 정말 볼썽사나워지는데 내가 그렇다. 나는 절대적으로 하이젠버그라는 캐릭터를 좋아하다보니 거기에 감정이입 심하게해서 고통스러울땐 같이 괴롭고 울먹일땐 같이 울고...다 죽이고싶을땐 나도 다 죽이고싶고...
한니발은 좀 다르다. 엄청 연극적이라(연기 말고) 거리두기가 가능한데..브레이킹 배드는 왜이렇게 깊이 빠지는거지ㅠㅠ 원래두 완결 안 난 미드는 안 볼 정도로 건드리지 않는 편인데 오피스를 시작으로 구 불문율은 깨짐ㅋㅋㅋㅋㅋ워킹데드 볼 때도 안이랬건만....하이젠버그가 너무 연기를 잘해서그래....두 손 두 발 다 들었어요




비가 내리는데 많이 내리진 않는다. 내렸다가 말았다가..그런데 아직 덥다. 해는 안나오고 구름만 잔뜩. 우중충한 날씨가 계속 된다.




이상하고 신기하게도 우연처럼 필연처럼 옆 집 할머니가 내가 외출하고 귀가할때마다 골목 귀퉁이에 서있다. 처음에는 마네킹인 줄 알았는데 고개를 움직이길래 사람이구나 했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뒤통수가 따갑다.



요새 매일 엄마한테 전화가 온다. 10분이든 30분이든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어디 아프지 않은지, 밥은 잘 먹는지, 뭐하고 먹는지..등등 기본적인 질문부터 별 일 없는지 물어보고 곧장 신변에 관련된 잡담부터 남을 흉보는 것도 서슴치 않는다. 엄마하고는 어릴때부터 너무 가깝고 각별한 사이라 아무런 비밀이 없을 정도로 친구처럼 지낸다. 처음 사귄 남자친구도 얘기하고 (물론 본적이 없다. 번개같이 헤어져서..ㅋ..) 친구 흉도 보고 이런저런 개인적이고 시시껄렁한 이야기까지 다 하는데 점점 엄마에게 비밀이 생긴다. 나와 가장 가깝고 내가 설사 죄를 짓고 세상 모든 이가 나에게 등을 돌린다해도 유일하게 나를 믿어줄 나의 친구이자 나의 사랑 엄마에게 비밀이 늘어난다.



귀뚜라미 소리가 엄청 시끄럽다. 가끔 베란다에 잠자리가 들어오기도 해
요새는 몇 달 전에 본 러스트 앤 본이란 영화가 엄청 자주 생각난다. 내가 만약 스스로 만족할만한 성과를 내고 적당한 성공을 이루고 혼자서도 멋지게 살아간다해도 죽으려고 바닥 위에 누웠을때 사랑받았던 기억이 단 한 번도 없다면 그게 과연 비참한 일일까? 비참하고 서러워서 지금 죽고 두 번 죽고싶을 정도로 억울할까?
내가 중요한 가치라 생각하는 많은 것을 잃어도 내 곁에서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을까? 내가 벌거벗어도 나에게 믿음을 보내주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좀 더 본질적인 문제를 자꾸 생각하게 되는데..아주 원초적인게 아닌 엄청 추상적인 이미지들만 상상이 되어 떠오른다. 그리고 곧 그 추상적인 것들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마치 나에겐 그런 것들이 허락되지 않았고 기회도 주어지지 않을 것처럼..





요즘은 하루에 한 번 이상은 죄인이 된 기분이다. 죄인의 마음이 되어 죄책감에 머리카락을 쥐어뜯고싶다. 죄인에겐 죄책감을 느끼는 것도 자비이며 호사임을 알아야한다. 감히 우리는 죄의 무게와 깊이를 생각하지 못하고 그 죄의 댓가에 대해서도 어느정도 참회해야 구원받을 수 있을지를 상상할 수 없다.



꿈을 꾸게된다면 누구나 꿈에서만큼은 자유롭길 원하고 마음껏 사랑하기를 원하지만...나는 그 반대인 것 같다. 끊임없이 쫓기고 그 누구와 죽일듯이 다투고 물어뜯기며 쉴 새 없이 많은 생각을 한다. 그 아주 짧은 몇 분의 시간동안 나의 영혼은 꿈속에서조차 괴롭힘을 당하는 것이다. 너에게는 조금의 휴식도 허락되지 않는다.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정확한 이름은 더 벨벳 언더그라운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