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에 만날 수 있는 인디 영화들 (2)
빅토리아 앤 압둘 2017, 9.22
익히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는 빅토리아 여왕 후기의 개인비서였던 압둘과 그녀의 우정을 다룬 영화. 사실은 연인관계였다, 유사연애였다 등등 말이 많지만 역사에 남은 기록을 토대로 보면 두 사람의 관계는 거의 모자에 가까웠다.
스티븐 프리어스가 주목한 지점도 바로 그 우정과 가족같은 관계일 것이다. 영국의 국민배우 주디 덴치가 간만에 빅토리아 여왕을 연기한다.
원더스트럭 2017, 10.20
캐롤의 비평적인 성과 이후에 내놓은 신작. 이 역시 칸에서 미리 공개가 되었고 원작은 브라이언 셀즈닉의 소설이다. (휴고 카브레) 다소 아동 판타지스러운 동화같은 내용인데..토드 헤인즈와의 조합이 전혀 상상되지가 않는다. 토드 헤인즈 필모 사상 가장 대중적이고 주류영화일 가능성이 높은 원더스트럭은 파 프롬 헤븐 이후 15년만에 만난 줄리안 무어와의 앙상블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셸 윌리엄스)
성스러운 사슴의 살해 2017, 10.27
송곳니로 파격적인 데뷔 이후 줄곧 난해하지만 신선한 충격을 주는 영화들을 내고 있는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신작. 더 랍스터 이후 콜린 파렐과 다시 만났고 니콜 키드먼, 알리시아 실버스톤 등이 출연한다. 미국을 무대로 옮겨 송곳니나 알프스 등에 비하면 훨씬 정돈되어 있고 차분하지만 그 살기가득한 시선은 여전하다.
You Were Never Really Here 2017, 10-11
케빈에 대하여를 연출했던 린 램지의 오랜만의 신작. 호아킨 피닉스가 베트남 참전용사를 연기하고 성매매에 연루될지도 모르는 상원의원의 10대 딸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게 되는 것이 시놉시스의 중심이다. 자연스럽게 택시 드라이버의 트래비스를 떠올리게 될 것이며 린 램지에 의해 이 영화는 안티히어로에 관한 그녀 방식의 영화가 될 것이라는 것이 너무나도 명확하다. 깊은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지만 프로인 조와 그에게 펼쳐질 이야기들이 궁금하다.
라스트 플래그 플라잉 2017, 11.3
내 최애 중년배우 두 남자가 드디어 한 작품에서 만나다니....이 얼마나 경사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꽈...!
브레이킹 배드의 브라이언 크랜스턴과 오피스의 스티브 카렐. 두 남자의 공통적인 특징은 대사를 너무나도 찰지게 친다는 것이다. 영화는 1973년 잭 니콜슨, 랜디 퀘이드 주연의 최후의 지령의 올드 버전이라고 하는데 과연 어떠한 점을 리차드 링클레이터가 가져오는지 궁금하다. 최후의 지령에서는 두 명의 군인이 한 명의 죄인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참교육을 하는게 주된 내용이었는데 라스트 플래그 플라잉에서는 세 명의 베트남 참전 군인인 아버지들이 이라크전에서 전사한 세 아들을 브로커를 통해 집으로 데려오게 되면서 야기되는 내용을 그린다고 한다. 또 한명의 아버지는 로렌스 피쉬번이다.
둘이 지난 겨울에 하키도 보러가따옴....♥ 이 조합 칭찬해
윈드 리버 2017, 9.14 한국 개봉
개인적으로 작년에 개봉한 영화 중에 상위권에 꼽는 [로스트 인 더스트]의 각본을 썼던 타일러 셰리던의 감독 데뷔작. 데뷔작으로 칸 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대되었고 섹션 감독상까지 받는 기염을 토했다. FBI 요원 제인 베너를 엘리자베스 올슨이 연기하고 제레미 레너가 그녀를 돕는 조력자로 등장하여 한 소녀의 살해에 관한 미스테리를 푸는 이야기이고, 영화에 대한 평은 대체적으로 좋은 편이다. 미국에서소 소소하게 시작하여 나쁘지 않은 박스오피스를 기록했다. 남성적인 범죄 드라마를 주로 썼던 마이클 만과 가족, 개인의 철학과 가치관등이 복잡하지만 담백하게 얽혀있는 영화들을 탁월하게 만들어낸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 그 사이쯤에 있는 셰리던의 이 작품은 앞으로 그가 만들어낼 모든 영화들을 기대하게 하는 멋진 데뷔작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