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트레인

maxwell - whenever wherever whatever

ducja 2009. 7. 10. 23:00



버스가 덜컹 거리고 맥주도 쏟고 졸음이 밀려온다. 꾸벅 꾸벅 졸다가 결국 내릴 정류장도 지나치고
집에 오니 아무도 없다. 시원하게 샤워하고 선풍기 틀어놓고 차가운 바닥에 눕는다.
바깥은 검은 저녁, 불이 켜지지 않은 집안도 검다.
누워 있다가 졸다가 눈을 깜빡였다가 다시 엎드려 눕는다.
젓가락질이 서툴러 내 앞은 온통 기름에 반찬들, 밥풀. 걸음이 느려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제치고 앞으로 가버린다.
끈적한 팔 위에 앉은 벌레들, 그냥 보고만 있다. 피를 빨아먹는 모기도 내버려둔다.
입 안 가득 넣은 아몬드 묻은 초코 물고만 있어도 녹는다.
별 일 없고 외롭지도 않고 심심하지도 않고 누가 쫓아오지도 않는
그러나
작은 미풍이 일고 있다. 커지면 위험해질것같아서 가만히 냅두거나 없어질때까지 꽁꽁 숨겨두려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