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크아웃 트레인
화나 - 시간의 돛단배
ducja
2010. 3. 28. 00:18
수년 만에 엄청나게 성장해버린 그와 뻔하게 몇 마디의 대화를 나누며 난 계속 자꾸 뭔가 꽤나 먼 관계,
심지어는 동창생의 한 명으로밖엔 보이지 않아 조금 혼란했어. 머릿속이 복잡해.
난 또 혼자된 절망에 빠져가네.
날 옭아맨 험한 외로움의 골짜기에서 날 내보내줘. 여긴 너무 적막해...
경환아, 걱정 마. 난 조금도 섭섭하게 느끼지 않았어. 마냥 널 탓하고 속상해하지마.
시간이 흐르면 누구도 변하는 게 당연한데 뭘 자책하고 그래, 어? 넌 참 괜한 걱정만 해. 대체 뭘 바래?
언제까지나 허황된 공상에 빠져 살래? 멀어져간 몇몇 관계를 솎아내는 건 무정한 게 아냐. 괜찮아...
언젠가..겨울에..ㅅㅇ이가 넌 예수그리스도적인 삶을 실천하고 있다고 했고 오늘 ㅈㅇ는 나에게 모두에게 무심해지라고 말했다. 그리고 중요한건 너이고 너외에 다른건 신경쓰지 말라했다. 자신도 자기 외에 모든 것엔 무심하기에 많은것에서 신경을 끄게되어 편하다고 말했다. 난 무신론자인 대신에 박애주의자다. 사람 습관이나 습성, 성격이 변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생각해도 인간본성은 절대루~ 네버~ 변하지 않는다..내가 아무리 독한맘을 품고..변하려고 노력해도 아마 난 안될거다..
그대신에.....이젠 보다 나의 즐거움과 행복, 진정한 기쁨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겠노라..다짐했다. 밤을 새고 나가서 오늘도 좀비처럼 일했다. 추운데서 달달 떨면서....예술가들은 감정노동자로, 감수성과 감정소비 노동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 얘기한다. 얼마전 본 다큐에서는 매일 똑같은 의미없는 노동을 하는 사람의 영혼은 시들어버린다고 했다. 당신의 영혼은 썩고 있나요? 새해를 기념? 하며..였는지..어쨌거나 소주스트레이트로 말아마시고 눈밭에서 뒹굴고 오만 물건을 다 길바닥에 버리고 온 그 날..나는 ㄵ이와 ㅈㅇ에게 더이상은 힘들다고 말했다. 나는 동시에 두가지를 하는게 넘 어렵다. 그러나 사정상 그러지 않을 수 없었으니까 고된 노동과 감정 노동, 그리고 수련과 수련. 공부와 수행...너무 버겁고 힘들었다..지금도 그렇다...최하동하의 택시를 탄 노동자 예술가도 세상살이가 버거워 보였다..지금이라도 소주 한 병을 비우고 운명에 져버릴 것 같아 무서웠다..
감수성이 특별히 예민해 울기도 잘 울고,,사소한 것에 좋아하면서 또한 사소한 것에서 상처 잘 받는다..그러나 난 쿨한 대인배니까..그런 것 따위....금방 잊어버리려고 노력한다. 우리는 모두 같은 인간이지만..또한 모두 성격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고 기준이 다르다....나는 모두가 내 마음같을거라고 생각했지만..결과적으로 나는 루저다..멍청이였던 것이다....그러나 이걸 깨달았다고해서 앞으로 이것과 다르게 살진 않을 것이다. 내 성격은 변하지 않을 것이고..나는 그저 좀 더 세상을 안 것 뿐..
말 한마디에도 상처받고..작은 행동 하나에도 상처받는게 인간이란 짐승인데...나는 이 정글에서 살아남기 넘 어려운 성격을 가진 것 뿐..이것도 내 업보요..짊어지고 가야할 큰 짐이로다..
시간이 흐르고 누구도 변해가네. 멀어져가. 놓치고 싶지 않아.
시간의 돛단배는 들을 때마다 울고싶어진다. 실제로 가끔 울기도한다..말하다가도 그냥 듣다가도 가끔 울컥..한다. 한국인이 가진 병중에 유럽의 사례에서 발견되기 어려운 병 중의 하나가 화병이란다. 가지고 있는걸 바깥으로 뱉지 못하고 속으로 꾹꾹 눌러담으니 이것이 병이 되어 시름시름 앓다가 시들시들해져 영혼이 죽는 것이다. 남몰래 서운했던 것. 모두가 내맘같지 않은 것..멀어져간 관계를 솎아내는건 무정한게 아냐..라는 말이 자꾸 귓가에 맴도네...사람들은 나를 보살펴주질 않아. 내가 알아서 사는게 인생이요..징징대봤자 뭔 소용이요...엄마의 인생이 재미없다는 말, 운명에 져버릴 것 같은 나.
서운하고 원망스럽고..그러나 조금있으면 찾아오는 후회와 체념..
모두 잘 사십시오.
그러나 내가 먼저 달려나가면 그 때 손 내밀지 마세여 나는 나 혼자 뛰어갈 겁니다.
소박한 삶, 작은 것의 소중함을 아는 사람..분명 어디엔가 있을거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