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분명히 포근했는데 해가 저무니까 갑자기 쌀쌀해졌다. 어제 스트레스성 식사(?)로 장에 탈이 나서 낮에도 먹지도 못하고 나갔는데 오늘도 별루 못 먹었다. 배가 너무 아파서- 나가기전에 잠깐 생로병사의 비밀 봤는데 위암에 대한 무서운 이야기가 나오고 있었다. 나도 조심해야겠다. 시립미술관 가서 재미있는 전시를 보았다. 중국 미술 디게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작가는 오지 않은 것 같다. 영상도 재미있는게 많았고 회화 작품은 별로 없었다. 둘러보고 나왔는데 정말 살인적인 추위였다. 시청 광장에서는 뭔 가수가 와서 여고생들이 난리도 아니었다. 내일은 수능인데 저기에 고삼은 없겠지..배가 아파서 밥은 못 먹고 커피 마셨더니 더아파 흥힝ㅠㅠ
춥다. 그래도 아침에 소나기 dvd도 오구 기분 좋았다. 아침부터 콧물나고 살짝 더운 기운이 나길래 병걸렸나..했는데 지금은 머리가 더 띵하다. 오늘은 빨리 자야겠다. 집으로 오면서 윤희짱이랑 통화 했는데...우리 같이 일하면 좋을텐데,,빨리 나중을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하고 일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눈이 계속 간지럽다. 너무 뻑뻑하고 건조하다. 요샌 눈때문에 정말 미칠 것 같다. 그나저나 벤허는 3시간 30분이 넘는다. HD로 다시 보려고 했는데 좀 나중에 봐야겠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집에 혼자 있을땐 좋은데 가족들이랑 다 있으면 진짜 삶의 의욕이 바닥으로 떨어질 정도로 싫어진다. 가족이라고 해도 무조건 서로를 이해하거나 배려하지 않으니까 자꾸 부딪히는 거라고. 내 신경만 안 긁으면 좋을텐데, 정말 너무 이해심이 없다. 나한테 기특하다고 말 한 번 해준적 있나? 고맙다는 말이나 해준적 있었나? 생색내려는건 아니지만..이게 당연한줄은 알지만..정말 이젠 섭섭한걸 떠나서 뻔뻔하다는 생각이 든다. 악마같은 친척들은 꼬챙이에 꽂아서 사자밥으로 던져주고싶을 뿐이고. 얌체같은 사촌들은 야자수 나무 위에 몇 날 몇 일을 매달아두고싶다. 물도 안주고 밥도 안주고
이 세상엔 왜이리 얄미운 인간들이 많을까? 내 생각은..나는..내가 볼때는..다들 자기 의견만 너무 많고 남의 얘기는 들어주질 않는다. 어릴땐 인간에 대한 호불호 기준이 불분명하기땜에 그저 잘 생기거나 호감형으로 생긴 애들이 눈에 들어오고 나이 좀 더 먹으니 재미있고 말 잘하는 사람이 좋다가 좀 더 지나니 대화 통하고 취향 맞는 사람을 찾다가 이정도 되고 나니 착하고 자기 얘기도 잘하고 내 얘기도 잘 들어주고 이해심과 배려심을 동시에 갖춘 사람을 찾게되더라.
우리들은 대화를 나눈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다들 자기 얘기만 실컷 떠들어댄다. 자기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얼마나 힘든지 얼마나 고통스럽고 얼마나 잘났는지 얼마나 대단한 시간들을 지내왔는지, 왜 나에 대해서 인정해주지 않는지...블라블라, 우리들은 대화를 한 적이 없다. 너희들은 실컷 너희 얘기만 했고 정작 내가 얘기를 하려고 하면 다들 도망가버렸다. 들어주는건 별로 어렵지 않은데..이렇게 살다 소금에 절인 쭉정이가 되어 바람에 날아가는 것은 아닌가 모르겄다.
믿음을 주겠다고 안심시켜 주시더니 다들 먼지 하나 남기지 않고 가버렸네.
매정하고 야속한 인간들-인간들이 제일 못됬다.
왜 나는 매번 등 뒤에서 섭섭함을 느껴야 하는건가
시간이 갈수록 내가 틀렸단 생각이 들고 사람들이 나에게서 더 이상 어떠한 것도 원하지 않을때 내가 엄마 아빠에게 사랑받지 못해서 그런거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내일이 되면 또 다른 사념들이 꼬물꼬물 기어나오겠지
안뉴웅 11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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