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뉴욕 블러드는 속일수 없다. 뉴욕의 어두운 부분을 좋아했고 그런 부분을 자신의 영화에 투영하길 좋아했던 마틴 스콜세지의 '인생 수업'은 한없이 뉴욕스러우며, 뉴욕의 수다스러운 부분을 사랑하고 또 그렇게 말하는걸 주저하지 않는 우디 앨런의 에피소드는 이름마저도 그다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소품 영화에 걸맞게 잔재미를 가지치기하며 자신들에게 주어진 러닝타임에 알맞은 소비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스콜세지의 인생수업에서 닉 놀테가 그림을 그릴 때고 그녀를 생각할때고 시종일관 튀어나오는 Annie Lennox가 부르는 A Whiter Shade of Pale은 마치 이 에피소드를 위해 만들어진 음악이 아닐까하는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도 가능케 할 정도로 안성맞춤이다. 중년의 화가인 라이오넬의 여제자에 관한 비뚫어진 욕정과 성적 긴장감. 인생수업 사이에서의 모순된 감정기복은 뉴욕을 배경으로 예술가들의 모순된 기질을 재미있게 비꼬고있어 가벼운 흐름의 영화치고는 놀랄만한 사색도 가능하게 한다.  닉 놀테의 연기가 좋으며, 로잔나 아퀘트가 한창 리즈시절일때  출연한지라 그녀의 얼굴을 보고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진다. 미국 인디 영화계의 블록버스터 배우인 스티브 부세미는 온갖 영화에 추접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도맡아하며 컬트의 경지에 올랐는데, 이번에 맡은 난해하고 이기적이며 우스꽝스러운 배우 연기는 에피소드에 잔재미를 주는 역할을 톡톡이 해냈다.






세 번째 에피소드인 우디 앨런의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는 그의 영화에서 늘 그래왔듯이 기존의 정서를 기반으로 한 스토리를 전복적시키며 시츄에이션과 수다스러움으로 이어나간다. 어머니와 아들간의 여자친구를 둘러싼 일종의 갈등을 고층빌딩 사이에 나타나는 거대한 어머니의 형상을 통해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단어 그자체로서의 원초적인 재미와 극에서 오락적인 재미를 유발하는 장치로써의 재미 두 가지 모두를 충족시키고 있다. 그다지 상쾌한 결말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당시 우디 앨런의 페르소나였던 미아 패로우의 여리여리한 모습과 작은 재미들로 만족감이 높은 편이다.






+ 최근 전해진 소식에 따르면 봉준호 감독은 미셸 공드리, 레오 까락스와 함께 <도쿄>의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하고, 박찬욱은 세계 11명의 감독들과 함께 <사랑해, 뉴욕>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한다고 한다. 얼마전 국내에 개봉한 <사랑해, 파리>의 감독진에 비하면 그다지 끌리는 감독은 아직 눈에 띄지 않지만 비주얼이 어떻게 나올지 궁금하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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