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컷부터♥




고대하던 더 플레이스 비욘드 더 파인즈를 봤어요. 제목이 궁금했었는데 뉴욕주에 있는 스케넥터디란 동네를 칭하는 네이티브 아메리칸식의 긴 이름이더군요. 올 해에 본 영화 중에 톱5에 들지는 않지만 오프닝은 톱5에 들 정도로 인상깊었어요. 주인공인 루크가 쇼를 위해 등장하는 장면인데 아주아주아주 좋았어요. 느리게 그를 따라잡은 카메라가 소음 속으로 진입해가는 장면은 두고두고 남을 타이틀시퀀스였습니다.



꺄오

라이언 고슬링 빠수니라 아마 영화가 개판이었어도 재밌다고 봤겠지만...3년전에 미셸 윌리엄스랑 찍은 블루 발렌타인도 아주 좋았는데 이 영화 또한 데릭 시엔프랑스란 이름을 각인시켜주기에 더없이 좋은 영화였다고 생각했다. 떠돌이 모터싸이클 선수를 연기해준 라이언 고슬링의 연기 또한 백미였고..온 몸에 낙서같은 문신을 새기고 원래 머리색보다 밝은색으로 염색하고 갈 곳 잃은 망나니 연기를 하니 마치 90년대 소년 고슬링 보는 것 같기도 하고..여러모로 팬한테는 눈요기하기에 좋은(;;) 영화였다.

두 사람이 블루 발렌타인이란 영화를 찍기 위해 처음 만난게 2006년이고 그 뒤로 친구관계도 유지하고 동료관계를 유지하는걸 보니 그도 라이언에게 꽂힌듯하다..니콜라스 윈딩 레픈도 그렇고...다들 얘만 보면 핥기시작한다..츄릅...




남자답게 우걱우걱

영화가 공개되고나서 호평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영화의 퀄리티나 시나리오가 명작에 가깝지는 않다..

영화는 3막으로 나뉜다. 떠돌이 모터싸이클 스턴트맨인 루크와 웨이트리스 로미나와의 이야기에서 루크의 죽음으로 1막이 끝나고 그를 죽인 에이버리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그로부터 15년뒤 그들의 아들이 나오는게 3막이다. 아무런 설명이나 정보없이 보고싶어서 아무것도 찾거나 읽지 않은채로 스틸사진 몇 장 본게 전부였던지라 영화를 보고 적잖이 충격받았다. 투톱일거라고 생각했던 라이언 고슬링과 브래들리쿠퍼는 만나자마자 한 명이 죽어 서로 호흡을 같이 나누진 않는다. 라이언 고슬링은 전반 47분을 담당하고 47분부터는 브래들리쿠퍼가 나오고 후반부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그리고 흥미로운 사실은 루크의 아들 제이슨으로 데인 드한이 나온다는 것..이 영화가 2011년에 촬영된걸로 알고있는데 감독의 촉이 예사롭지 않다. 시나리오가 그리 빼어나진 못하다..통속적인 부분도 있고 약간은 인위적인 설정들이 있지만,,이 영화가 나를 혼절시킨건..전체적으로 물이 빠질대로 빠져 색이 바래고 빳빳해진 느낌의 분위기였다. 돌아갈 곳이 없는 떠돌이로서의 삶인 루크와 이민자로 불확실한 미래에 인생을 걸 수 없는 로미나. 시작부터 밑바닥 인생들인 둘의 모습과 뉴욕 동부에 위치한 스케넥터디라는 지리적 설정이 너무 잘 맞았고..무엇보다 사운드트랙이 예술이었다..적재적소에서 터지는 그 무기력하게 온 몸을 맡기고싶어지는 음악들.





이 영화에는 유독 푸른 숲과 초록이 많이 등장하는데, 이 길은 루크가 오토바이를 타던 길이고




이건 제이슨이 아빠의 친구를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었다.

전작인 블루 발렌타인에서도 살짝 빔 벤더스의 파리, 텍사스를 떠올렸는데 이 영화에선 빔 벤더스와 왕가위의 아비정전을 떠올리지 않을수가 없었다. 아비정전을 이 사람이 서양판으로 만들면 이런 느낌이 나는구나..

아버지의 선택이 아들에게 미치는 영향이라는 부제가 어울릴 정도로 영화는 질긴 운명의 굴레를 두고 그들을 시험하는 것 같았다. 떠돌이로 살아야했던 루크가 아들에게만큼은 저와 같은 디딜 곳 없는 엉망진창의 삶을 물려주지않고자 은행강도를 택한다. 더없이 미련한 짓이다..단순한 사고회로를 가진 루크에게 아들과 로미나에게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돈을 마련해준다면 그들은 나를 택할 것이다라는 미련한 생각은 일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으로 이끈다. 감정적으로 보면 그는 로맨틱하고 사랑스러운 남자이지만 다혈질이고 폭력적이며 이성적 판단이 불가능하다. 바로 이 부분에서 70년대식 미국영화의 경향이 짙게 깔린다. 예정되어있는 비극을 향해 돌파하는 단순무식하고 위험하지만 낭만적인 주인공. 그런 복잡미묘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그려낸 것도 라이언의 능력이다..라이언 고슬링의 은행강도씬은 모두 원테이크로 찍었다고 한다.

막다른 골목에 몰렸을때 루크는 로미나에게 전화해 아들에게 이런 자신을 감춰줄 것을 부탁한다.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서조차도 디딜 곳이 없는 그는 자신의 삶 자체와 유일하게 연결되어있다고 생각한 아들에게 자신을 부정해줄 것을 간곡하게 부탁하는데..그의 모습은 아이스크림을 먹을때 자신의 얼굴을 떠올렸으면 좋겠다던 천진난만한 모습과 겹쳐 아프게 다가온다.





메탈리카 티셔츠 입고 나오는 라이언

소름돋는건 저 팔에 안긴 제이슨이 어른이 되어 메탈리카의 로드매니저가 된다능...(데인 드한이 메탈리카 페이크다큐 찍었죠^^^^아무도 공감 못하는 언어유희였습니다..)




블루 발렌타인에서 스타일리쉬한 화면연출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영화에선 장르적으로 좀 더 나아간 면을 많이 보여줬다. 미국에서 공개된후엔 테렌스 맬릭의 초기 영화들같다는 이야기가 아주 많았는데 황무지를 떠올리는 느낌도 어느정도 있었다. 35mm로 촬영한 뉴욕의 곳곳이 70년대 미국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니 영 근거없는 얘기는 아니다.

그를 쏘아 죽인뒤 평화로웠던 마을의 영웅이 되어 에이버리의 인생은 시끌벅적해진다. 본디 바탕에 깔린건 신참내기 형사로서의 정의감이었지만 본의 아닌 실수로 사람을 죽여버렸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고 경찰로서의 신분을 방어하기 위해 진실을 숨긴 사건이 그에게는 출세로 가는 디딤돌이 된다. 저명한 판사였던 아버지를 따라 정의로운 경찰관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졌던 그였지만 루크를 총격해 사망하게한 사건 이후로 그에게 정신적 데미지가 온다. 루크에게 자신의 아들 또래의 아들이 한 명 있었다는걸 안 뒤에 그는 노골적으로 자신의 가족에게 마음을 열지 못한다. 그는 하드워커가 되고 동료들의 부정을 고발하며 본인의 위치를 끌어올리는 영리한 아이디어를 아버지로부터 얻어 출세가도를 달린다. 신참내기 경찰이었던 그가 일순 성공의 아이콘이 된 것이다..영화의 2막에 해당하는 에이버리의 이야기는 전편에서 테렌스 맬릭의 황무지같았던 분위기를 차분하게 반전시켜 마틴 스콜세지의 갱영화에 나올법한 내부고발과 배신의 이야기를 감정이 결여된채로 메마르게 그렸다. 세가지의 이야기가 모두 다른 사건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또 통일성 있게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사운드트랙..




시나리오만 보면 연속극에 나올법한 막장극이다. 출생의 비밀, 계부, 얽혀있는 과거의 비밀...

그 통속적인 이야기를 3막으로 나누는 대담한 연출..마이크 패튼의 음악. 스티브 맥퀸과 계속 작업해온 촬영감독 숀 보빗(미국판 올드보이의 촬영도 맡았다.)의 카메라웤, 그리고 세 배우의 완급조절이 있었다. 어찌 보면 부족한 시나리오를 연출과 배우들의 연기로 메꾼셈인데..그게 오히려 약이 됬다. 시나리오가 세련되지 못하달까..대놓고 복선이 들어가있어서 오글거릴 정도인데 대표적인 것만해도 엔딩에서 제이슨이 갑툭튀해서 오토바이를 끌고 간다던지...사과 씹어먹는 장면을 굳이 넣는다든지...한마디로 고상하지 못한데 대단한건 그 촌스러움을 연출로 커버했다는거. 그리고 정말 이 영화에서 음악과 음악이 들어가는 타이밍은 제 2의 주연배우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음악때문에라도 이 영화를 잊지 못할 것 같다..

데인 드한이 후반부에서 크게 활약을 하는데,,사실 위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영화의 내러티브에 대해서 크게 이야기할건 없고..배우들이 주로 연기를 잘했다. 특히 이 남자..내가 얘때문에 트위터를 다시 할까 고민중인걸 보면....말 다했다....

솔직히 배우들 감정선 따라가기가 매우 힘들다. 이야기가 3개로 나뉘어져있어서 중간에 맥이 끊기는 탓이 아니라 캐릭터들 감정이 자갈밭의 모난돌들처럼 매끄럽지도 못하고 서로 섞이지도 못한다. 그렇게 우리는 거칠게 이어지는 복선의 정해져있는 결말을 향해 그저 화면을 멍하니 응시해야한다. 그러나 고마운 것은 역시 세련된 연출과 음악. 그게 없었더라면 이건 망작이었을거다..





통속적이다 못해 촌스럽기까지한 사진 플롯....제이슨이 에이버리의 지갑에서 돈을 꺼내다 이 사진을 발견하는 장면에서는 오글거리다 못해 오징어가 될 뻔 했다능....그런데 또 신기한게 이게 기가막히게 레트로풍이다. 어떤 종류의 낭만을 느끼게 되는데...의도적으로 그렇게 느끼게 만드는 연출이 기가막히게 신기하더라는 얘기.

초반 47분까지는 정말 모든게 완벽했다. 빔 벤더스나 테렌스 맬릭같은 70년대 미국영화 노스탤지어 느낌도 나고 빈티지한 앵글에 충분히 복고풍으로 설정되어있는 세트장, 코스튬..그 모든 것이...그러나 중반부를 지날수록 처음 47분과는 전혀 다른 전개가 나와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이 아닌가..하는 의구심까지 들 정도였다.

그러나 이 모든 억지에 대한 의구심은 감독의 역량으로 해제된다. 그는 뛰어났다.



생각보다 너무 케미가 쩔어줬던 브래들리 쿠퍼와 데인 드한...언젠가 꼭 다른 영화에서 둘이 캐스팅 되어서 같이 연기했으면 하고 바랍니다. 둘다 최애배우라 둘이 끈덕지게 한판 치고 박는 영화 꼭 찍어줬으면 둘 다 한창 이쁠때..^^..바로 지금^^^^




워워




토론토에서 영화 인터뷰때 이러고 나타난 데인....시력이 안좋은가 도수가 높다.




소름돋는게 얘도 나랑 동갑이다. 이제 알았다...난 적어도 90-91 예상했는데...외국인치고는 되게 동안이다..외국 애들은 16-7살때 벌써 서른으로 보이는 애들 천지삐까린데...게다가 유부남.....................결혼을 한참 전에 했더라....왜죠.....? 지금 내 눈에서 흐르는게 눙물...?

사람들이 마이클 피트 어릴때랑 비슷하다고 하는데...나는 니가 마이클 피트가 되는게 싫다. 그러니까 b급 영화 쪽은 쳐다도 보지마라..지금 작품선택도 솔직히 불안불안한데, 일단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가 곧 개봉도 하고...근데 또 소름돋는게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해리 오스본은 제임스 프랑코였는데 제임스도 스파이더맨 이후로 메이저에서 콜이 더 많이 왔고 원래 이것저것 안가리고 3-4개씩 찍는 사람이라 좀 다른 차원의 배우긴 하지만 내 최애배우들이 또 같은 역할로 묶여서...데인 드한도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공개되고 나면 더 메이저급으로 발돋움하지 않을까...

내가 볼 때 얘는 백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다....레오가 갔던 그 길을 네가 계승하길 바란다..넌 30대 중반에 이미 미친 커리어를 가지게될거야....아니면 제임스 프랑코처럼 메이저 마이너 구분없이 최고가 되거라...너를 응원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