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히치콕과 채플린이 죽었고 큐브릭이 세상을 떠나고 구로사와 아키라가 일본영화계에서 외면당한 이후에도 멋지고 뛰어나고 천재적이고 매혹적인 감독들과 영화들은 쏟아졌고 지금도 시네스트와 루키들은 세상을 변화시키거나 또는 폭로하려한다.
우리는 죽음 그 이전까지 좋은 영화와 자극적인 이미지들에 나를 맡기고싶어질 것이다.
그래도, 그래도 나는 누군가를 선택해야하고 그에게 나를 의지해야한다면 히치콕과 큐브릭 그리고 채플린과 구로사와 아키라를 선택할 것이다. 여유가 남는가면 조셉 로지와 안토니오니의 여행자들을 선택할지도 모른다.
세상이 어떻게 끝난다할지라도 어떠한 흐름들이 나의 가치관을 흔들거나 내 삶을 엉망으로 만든다할지라도 나에게 흔들리지 않는 가치들이 있다. 그것은 그들이 남기고 간 흔적들이다.
내 삶이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을때에도 그것들은 변하지 않는 가치의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삶에는 늘 서스펜스와 희극이 공존한다. 서커스와도 같이 널뛰는 인생의 현 위에서 중력의 법칙에 지배받지 않는 것은 그것 뿐이다.
나는 많이 지쳤다. 완벽주의.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중심에 대한 집착. 극단의 염세주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자유로운 상상과 사고가 나아갈 방향을 만들어주고 나 자신의 생채기 난 부분을 자발적으로 케어하도록 하고싶다.
세상에 완벽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열심히 살지 않는 것이 죄는 아니다. 흐름의 흐름대로 하고싶은 일과 해야할 일을 적당히 조절하며 살아가고싶다.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를 가져오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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