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가는 곳

바깥으로는 여전한 풍경
계란빵이 1000원이었는데 잠깐 500원 오르더니 다시 1000원이 되었다.
무슨 용도인지 알 수 없는 물건에 대해서 무섭고 강한 어조로 설명하고 있는 할아버지와 신기하고 흥미롭게 빠져들고 있는 할아버지들
셀프 콩나물 국밥이 3300원인 곳.
더도 없고 덜도 아닌 말간 국물에 각각 모양이 다른 콩나물이 가득 들어있고 밥은 한공기 가득이오
겨울에도 여름에도 더운 공기가 차있는 그 곳
영화표의 잉크가 아직도 사라지지 않고 또렷하게 남아있지만 지금은 없어진 불꺼진 영화관
머릿고기 한 접시에 막걸리 3병 정도는 거뜬한 태극기 무늬가 자수로 놓여진 캡모자를 쓰고 있는 할아버지
젊은 사람들이 있으니 목소리를 낮추자고 하신다.
이 풍경도 내 것이고 저 풍경도 내가 서 있는 자리이다.
세월이 조금 더 흐르면 이 풍경도 흐르는 시간과 함께 공기처럼 과거의 기억 속으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노숙인의 소변 냄새와 거리에 흩어진 음식물 냄새들이 같은 공간에서 비릿하게 퍼지는 그 곳에서 누군가는 오늘밤 나의 외로움을 보듬어줄 사랑을 찾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이는 술 한 잔 기울여줄 친구를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풍경이 저물고 또 다른 풍경이 오더라도 내 프레임 안에 담긴 사람들은 그대로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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