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국내에 정식수입이 되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개봉할 일이 없어 보인다. 아마도 한국인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근거로 심의에서 거부당할게 뻔하기때문이다. 프레셔스는 작년에 포스터 디자인때문에 자료 수집을 하다 만난 영화다. 포스터 디자인이 상당히 잘 되었다. 인물 사진을 주는 대신에 심플한 유화 느낌으로 프레셔스라는 영화의 메세지를 너무나도 잘 전하고 있다. 아마도 영화를 보고나면 이 포스터가 얼마나 잘 만들었는지 계속 생각난다.



이 포스터도 좋다.

으레 영화의 주인공, 얼굴이 주먹만하고 이목구비가 또렷하며 빛이 나는 여배우는 없다, 암흑만큼 어두운 피부 빛깔을 가진 소녀 프레셔스는 평균 체중을 가진 인간의 2.5배 정도 되는 육체를 가진 할렘가의 소녀다. 빛이 없이..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좌절에 빠진 소녀. 시디베의 외모는 선입견으로 인해 집중하기 어렵지만 흥미를 가지게 만들고 결국 몰입하고 의미를 찾게 만들었다.
몬스터볼의 프로듀서였던 리 다니엘스의 작품으로 몇 년 전 쿠바 구딩 주니어를 주연으로 형편없는 영화를 만들었던 사람이 맞는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절제한 연출이 돋보였다. 흘러 넘치는 것은 아니 담은 것만 못하다..연출자는 의도를 살리기 위해 욕심을 내지 않고 정성스럽게 메시지를 조율하고 화면에 수놓는 것이 중요하다. 리 다니엘스의 두 번째 장편은 성공적이다..
사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둘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소녀 프레셔스와 그녀의 육중한 몸인 것이다. 그녀의 넓은 몸위에 터질듯 잠겨 있는 니트와 빅사이즈 청바지, 뚱하게 말아올라간 입술..그리고 칙칙한 빛을 띈 눈동자. 그녀의 몸이 영화에서 또 하나의 주인공이 되어주는 것이다..
대중적인 영화란 보편성을 띄고 있는 것이어야 한다..면, 이 영화는 대중적이지 못하다. 특수한 환경에 놓여있는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었기에 많은 이들이 그녀가 처한 환경이나 삶의 연속성에서 오는 구역질나고 냄새나는 진실이 와닿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내 인생에서 내가 주변이 아니라 주인공이 되는 것, 그 당연한 논리와 진실을 찾지 못한 그녀가 희망을 찾고 살아갈 힘을 얻는 것에서 매우 보편적인 주제의식을 끌어낼 수 있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살아가는 것이다.
소녀는 16살. 꿈 많고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나이.
친아버지에게서 강간을 당해 아이를 낳았고, 어머니에게 증오와 분노의 대상이 되어 멸시와 구박을 고스란히 감내해야하는 프레셔스. 사회, 가족, 학교 그 어디에서도 평화와 안정을 찾을 수 없는 소녀..
폴라 패튼이 프레셔스에게 희망을 찾아주는 선생님으로 등장하는데..그녀의 클래스에 다른 친구들의 캐릭터를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다. 프레셔스가 주인공이기에 그녀의 이야기들이 좀 더 심층화되지 못한 것이 아쉽긴 하지만.. 이 영화는 프레셔스의 이야기를 화면에 담아내는것도 매우 힘들고 무거운 작업이 아니었을까한다.
아카데미와 골든글러브, 선댄스 등에서 수상했고 미디어에서도 뜨거운 호응을 받았을 정도로 많은 이슈가 되었는데..아마도 한국에서는 dvd가 나오는 것에도 아마 제약이 많을 것이다.
많은 사람이 이 좋은 영화를 보았으면 좋겠다..시간이 오래 지났지만 아직도 그녀의 표정이 생생할 정도로..인상깊은 영화였다..


* 머라이어 캐리와 래니 크래비츠가 깜짝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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