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 별 진정한 후렌치 후라이의 시대는 갔는가?
별 의미없이 포스트모더니즘하게 제목 짓는 유행이 이 때 부터였든가?


아아 또 봐버렸다!




지영이 면접보고 집에 가는 굴다리 밑, 콘트라스트가 강해서 지영이 면접을 보고 어떤 표정으로 카메라를 향해 다가오는지 확인할 수 없다. 단지 배경으로 들리는 굉장히 거슬리는 신경질적인 전철 소리가 지영의 표정을 대신할뿐, 다시 보니 여기 연출 참 잘 했다..근데 이런걸 알아차리는게 정말 싫다..

졸업하고 한창 영화보러 종로거리를 누비고 다녔을때 말이지..눈뜨면 영화 보고 밥먹고 영화보고 밥 안먹고 영화보고 그러고 다니니 아빠가 그러더라고 "뭐할거니?" 아 몰라! 말 시키지 마! 앞으로 뭐할건지 생각하고 있잖아! 흐하하하
예전에~ 종로에서 함께 밥먹고 영화보고 밥안먹고 영화보던 친구들, 동지들이 그렇게 영화를 많이 보면서 영화일 하려는거 아니었냐 하면 어떻겠냐 글을 써보겠느냐 등등 많은 권유와 회유,, 쏟아지는 질문에 별루 대답할거리가 없었다. 좋으니까 보는거지 별다른 이유가 있었던건 아니니까..왜 소울메이트라는거 있지않는가..말 안해도 알고 마음으로 이어져있는 친구, 나한테 영화는 그런게 아닐까? 그래서 아무런 이득이나 관계없이 마음으로 진심으로 정성을 다해 사랑하고싶었다 나한테 너무 좋은 친구이니까.아빠랑 쌈박질하고 가슴이 돌같이 굳었을때나~바빠진 애들이 나를 만나주지 못할때..일을 하면서 이유없는 갈굼으로 짜증이 폭발직전일때...지금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를때, 앞으로 어떤 인간이 되어갈지 잘 그려지지 않을때, 기형적인 사랑으로 심신이 쇠약해졌을때.. 저마다의 이유로 바쁜 사람들이 나에게 이기적인 이유로 상처주고 그것으로 서운할때..등등 어떤 이유로든 마음이 좋지 않을때 영화는..영화는! 정직하다. 한만큼의 대가 뿌린대로의 열매를 고스란히 나에게 나눠주는 고마운 영화에게 나는 어떻게 보답해야할까? 진심으로 사랑해주는것이 아닐까..그만큼을 주니까 나는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사랑해줘야지! 내가 사랑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을순 없다. 그림을 그리는건 내가 타인에게 대화를 거는 수단이고 내가 하고싶은 말을 전달하는 방법. 그래서 그림을 그리는 것도 돈을 버는 직업으로 삼을 순 없어..심오한 철학이구만 지켜질 수 있을까? 이제는 나의 철학이나 가치관이 다른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을까?가 걱정이 아니라..내가 서른이 넘어서도 이 신념을 그대로 가지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것이 염려된다. 무한경쟁 자본주의 황금만능 제일주의 사회인 한국에서 그렇게 살아갈 수 있을까?



태희는 나랑 가장 닮아서 가장 정이 많이 가는 인물이고 지영은 어릴때 살던 동네에 이런 친구가 많아서 유독 마음이 많이 아팠고 혜주는 지금 21세기에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기때문에 아직까지도 공감이 가는 것 같다. 아마도 이 영화는 스무살의 친구들보다 이십대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고 있는 친구들에게 더 많은 공감을 이끌어낼 것 같다. 스무살에는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게 실감이 안나서 그동안 가 볼 수 없었던 것들, 할 수 없었던 것들을 하느라 시간가는줄 몰랐던 것 같다. 소중한 시간을 굴에서 보내야했던 나는 다시는 돌아가고싶지 않은 끔찍한 추억으로 남았지만...^^;..태희는 오지랖이 넓다. 이 친구, 저 친구, 길가는 사람들, 길에 없는 사람들까지도 여러가지로 생각해주고 걱정하는 남다른 세상을 가진 친구이지만 집에 가면 방문을 닫고 가족과 거리를 두는 정말이지 나와 판박이가 아닌가싶을 정도로, 극중 대사에서는 내가 실제로 부모님한테 했던 대사도 몇 개 나온다. 인권유린이라던가 하는 것들..보면서 정말 소름끼쳤다. 정재은 감독이 내 일기장을 본 것일까?




표면적으로 제일 안 풀리는 캐릭터가 지영인데, 아마도 시간이 지나고 정말로 어른의 시간을 견뎌야하는 그 때가 온다면 아마도 정말로 안 풀리는 인생이 누구인지는 누구나가 제대로 알게되지 않을까. 영화속에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야했던 지영에게 그리고 스크린 밖의 수많은 지영이들, 잘 살고 있을지... 앞으로 어떤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밝은 미래를 맞이하길 바라며 나의 행복을 반으로 잘라 나눠 보낸다.




닭장 속에 갇힌 혜주, 닭장이 세계의 전부라고 믿는 스무살 안타깝기 그지없는 캐릭터였다. 사실 졸업하고 사회나와 보면 혜주같은 사람이 제일 많다. 잔심부름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상사의 엿가락 늘어지는 소릴 들어가면서 앞으로의 성장과 밝은 미래를 기대한다. 5년 10년이 지나봤자 컴퓨터 앞에서 의미없는 작업으로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표정이 없어지고 있다는걸 모르는채로..


어른은 여러모로 싫다, 걱정할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고 책임져야할 것도 너무 많다. 늦어도 내 책임, 빨라도 내 책임, 배고픈 것도 불이 켜지지 않는 것도, 변기가 막힌 것도, 쌀을 사는 것도, 수많은 영수증의 책임도 모두 내게 있다. 아! 스무살까지만 살고 싶어라!





락에도 굉장히 장르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락에 대해선 젼혀 문외한이라서...여기 도쿄에는 락음반 매장이 정말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다. 모든 락의 기원이 도쿄에서 시작한 것처럼..헤비메탈, 하드락, 펑크, 그런지, 프로그레시브~모던락 등등..내가 아마 지독한 락빠였다면 가져온 돈을 일주일만에 음반과 디브이디로 다 탕진했을지도 모른다...(^^) 내가 사계절 즐겨듣는 음악은 블루스(포크)와 소울이고 날이 추워지면 재즈를 많이 듣고 여름에는 디스코와 글램록을 많이 듣는다. 락을 전혀 모르고 즐겨듣지도 않지만 유일하게 듣는 것들이 글램과 컨츄리 정도? 에릭 클랩튼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기타리스트라고 한다..나는 그에 대해서 잘 모르지만, 그의 전 음반을 들어본적도 없지만...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악은 바로 tears in heaven이다.

 

 

오늘은 학교앞 강에 거북이 보러갔다가 내친김에 코엔지까지 걸어갔었는데 (거리상으로 한국에 있는 우리집에서 잠실대교를 건너 광진구까지정도?) 길을 잘못 들어선 키타코엔지에서 발견한 작은 상점가에서 50엔부터 파는 음반매장 바닥에서 이걸 찾았다. (도쿄에는 50엔 음반 비디오가 종종 있고 거의 100엔~200엔 정도면 옛날 음반을 살 수  있고 적어도 500엔 정도면 최근의 음반까지도 살 수 있다. 레전드나 유명세가 있는 음반은 1000엔~1500엔 기본) 바닥에 숨어있는 이 카세트싱글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나? 릴리 피니 자눅의 영화 rush의 오리지날 사운드트랙으로 tracks and lines보다는 tears in heaven이 더 유명하다. 이 음악을 들으면 여러가지 생각이 한 길로 모아지는 신기한 효과가 있다. 좋다는 것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지만...각자의 기준이 있겠지만 나에게 좋은 음악의 기준은 모든 소리에 집중해서 들을 수 있는가 없는가의 문제다..빌리 조엘이나 샘 쿡같은(제임스 테일러도 좋아하는군) 구닥다리(?)음악을 듣는 나이지만..이 음악들은 나에게 굉장한 도움을 준다. 에릭 클랩튼이 tears in heaven을 부르는 일은 이제 없겠지만..그가 이런 음악을 만들었다는데 감사를 드린다..영화는 내게 꿈을 주고 음악은 내게 평화를 주고..얼마나 좋은가..

좋아하는 음악의 테잎을 50엔에 산 것으로도 나는 오늘 하루종일 기분이 좋았다. 물론 아까 집으로 돌아오다가 다리가 너무 아파서 전차를 타야겠다싶어서 탔는데 급행을 타는 바람에 신주쿠까지 가버렸지만, 내렸는데 이미 해가 져서 깜깜한데가 길이 도무지 어딘지 모르겠고 금요일 저녁이라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한시간 가까이 길을 헤매다 겨우 집에 돌아왔지만 기분 좋다. 여기 와서 계속 구름위에 붕 떠 있는 기분이었는데 이제 의자에 앉아 있는 기분이다. 뭘 하러 왔는지 무엇을 해야하는지..몇 가지 정리도 하고 정재은의 영화와 에릭 클랩튼이 구름 위로 동동 떠다니는 마루마루 덕자를 구해주다니 다시 한 번 무릎 꿇고 감사드려야지....
아아
나중에 언젠가 서른이 넘고 마흔이 되어서 혼자 외로운 길을 가야한다고해도...나한테 구라치면서 살진 말자. 다른 사람은 다 속여도 나는 못 속이니까 적어도 나한테 뻥치고 사는 그지같은 인간은 되지 말자, 지금만큼 솔직하고 감정에 충실한 마루마루가 되자..태어나면서부터 죽을때까지 인간의 삶과 사랑, 인간관계의 모든 것이 나와있는 책 어린왕자에도 나오지 않는가 정말로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이지..돈으론 행복을 살 수 없다..물건을 사서 만족감을 살 순 있지만..지는 태양을 살 수도 없고 꽃의 향기를 맡고 행복해하는 사랑스러운 너도 살 수 없어 그치 여우야? 사랑하는 마음이나 소중히 여기는 마음 좋은 기분 행복한 마음같은건 보이지 않은데 제일 중요한거니까 가장 중요한것을 지키기 위해서..뭘 해야하는지 이제 아니까 이제 붕붕 떠있지 말고 내려와서 걸어다니자 마루마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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