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에 앞서 제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싶은데..내가 알기론 이게 배를 엮다란 제목으로 부천에서 이미 한차례 상영한걸로 알고있는데 12월 개봉 앞두고 현재 행복한 사전이란 제목으로 둔갑해서 프리미어 상영중이라는 것 같다..것참.....영덕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원제가 가진 의미에 대해서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므로..수입.배급사에서 이 영화 제목을 행복한 사전으로 바꾼건 정말 최악의 경우의 수였다고 생각한다. 어째서 제목을 그따위로 바꿨지? 이건 정말 화가 난다. 미우라 시온도 감독인 이시이 유야도 이걸 알고는 있을까?...게다가 중요한 사실은 이미 이 영화의 원작인 미우라 시온의 소설은 배를 엮다란 제목으로 출간이 되어있다는 점이다...혹여라도 원작소설을 읽은 사람들이 이게 영화화 되었다는걸 모르고 지나치면 어쩌란 말인가...정말 부당한 처사고 너무나 멍청한 일이다..내가 왜 이렇게 분개하느냐고? 그 이유를 알려주지.

배를 엮다의 오리지널 제목인 舟を編む의編む라는 단어는 뜨개질할 때 실을 뜨다라는 뜻도 있지만 여기서는 엮다라는 뜻으로 씌였다. 엮다라는 단어는 편찬하다는 뜻인데, 이것은 사전을 만든다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이 의미는 바로 영화 속 사전편집부에서 만드는 [大渡海]라는 사전의 이름과 그 의미와도 상통하는데 여기서 渡라는 한자는 渡る라는 동사인데 이것은 건너다, 이동하다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바로 言葉の海(언어의 바다). 영화속에서 언어학자였던 마츠모토상이(아라키상이었나 헷갈리는데..) 이야기했던 그 언어의 바다를 건너는 배, 즉 사전을 만든다는 의미와도 연결되어 있다.

제목은 창작자에 의해 고심 끝에 붙여지는 라벨이다. 소비자는 그 라벨을 보고 내용물을 짐작하게 마련이고...이 제목이란 것은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그것을 이따위 의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몰상식한 제목으로 바꾸다니...큐브에서 수입해서 제목을 이따위로 바꾼 것 같은데 회사 바뀌고나니 머리에 든 것도 같이 없어졌나보네요..^^^^...명예훼손으로 블라먹던지 말던지 니네는  하는 짓이 요따위니 좋은영활 가져와도 욕을 먹는다. 게다가 아쉬가르 파라디 감독의 지난 날이란 영화도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라는 이상한 제목으로 바꿔놓았죠? 제정신?? 작명소세요???? 하는짓이 양아치인건 여전...







이 영화는 올 해 개봉했는데요. 봄에 로드쇼 다닐때 셋이서 거의 이러고 다녔는데 영화 속 캐릭터랑 갭이 너무 심해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오고갔었죠..특히 오다가리 죠....^^...아 참고로 마츠다 류헤이 얼굴이나 신체규격(?)상 키가 작을거라고 보는 사람이 많은데 그는 의외로 180이 넘는다. 오히려 길쭉할 것 같은 오다기리 조 쪽이 180이 넘지 않는다고..(키에 집착하는건 아니고 내가 진짜로 두 사람 키를 얼굴만 보고 역으로 생각한 적이 있어서..)




마지메입니다. 동음이의어를 노리고 만들어진 이름인데요..실제로 성실하다는 뜻의 마지메 한자는 真面目이고, 마지메 미츠야 이름에 쓰인 한자는 馬締입니다. 말 마자에 뭔가를 끝낼때라든가 합계라는 의미를 쓰이는 시메가 합쳐진 이름이에요. 별다른 의미는 없고 단순히 동음이의어를 노리고 만든 이름이 분명함.

니시오카의 여자친구 추천으로 마지메를 보러간 아라키상이랑 니시오카가 사무실에서 마지메로 불리는 그를 보고 '마지메라고 불리다니 얼마나 성실하길래..'라는 대사를 쳤다가 뒤에 명함을 받고 실제 이름이 마지메라는걸 알고 놀라는 장면이 있는데, 이 부분은 일어를 알면 더 재미있게 느껴지는 언어유희 장면이기 때문에..일본영화 볼 때 이런 점은 참 좋은 것 같다. 일본 코미디영화도 그렇고 대부분 동음이의어나 단어가지고 말장난 하는 장면이 유독 많은데 이런건 알고 보면 유익하다.




정말 연기를 잘했어요. 훌륭해요 짝짝짝

일본에서는 4월에 공개되었고 우리동네에는 몇 달 뒤에 개봉을 하는 바람에 좀 늦게 보게 되었는데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에 믿고 보낼 정도로 완성도가 높고 오래간만에 나온 일본영화스러운 일본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보는 내내 엄마미소를 짓게 되더라고요. 최근들어 블록버스터 쪽으로도 은근히 자본을 투자하고 있고 여전히 이벤트무비 강세가 이어지고 있는데다 워낙 원소스멀티유즈 시스템이 정착해있는 나라라 만화나 애니,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많은데 개중에 너무 가볍게 만들어지는 영화들이 많아서 일본영화 시장에 침체기가 왔다는 설도 많았습니다. 오리지널 대본을 쓰고 작품을 만드는 장인정신을 가진 감독들이 줄어드는건 충분히 경계할만한 일이죠..그와중에 소박한 일본의 정서를 중심으로 결코 가볍지 않은 인생의 진리를 유머러스하게 담은 그야말로 삼위일체가 이뤄진 완벽한 영화가 오랜만에 나온거에요..이 정서가 아무래도 고전영화, 특히 오즈 야스지로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많아서 새삼 많은 사랑을 받았던거라고 생각했죠..

재미있게도 마츠다 류헤이의 전작이 마호로역앞 다다심부름이라는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였는데 이 소설을 쓴 사람도 배를 엮다의 원작자인 미우라 시온입니다. 마호로역앞 다다심부름이란 소설로는 135회 나오키상을 수상했고 다음 작품이 궁금해죽겠다는 소설가 중 한 명인 현재 최고 인기 소설가인데 이번 소설도 대박이 터졌고 영화마저도 일본에서 대흥행을 했어요. 경쟁작이 없는 비수기라는 잇점도 있기야 했지만 영화 자체가 워낙 기본기가 튼튼했고 마츠다 류헤이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이 부분은 영화 프리미어 직후에 많은 동료배우들도 이야기해줬고(절친인 에이타, 아라이 히로후미 등) 특히 야마다 요지 감독이 영화를 본 후에 이런 영화가 일본에서 흥행해준다면 일본영화계는 안심이다. 마츠다 류헤이가 훌륭했다라고 코멘트를 남겼을 정도..





1999년 오오시마 나기사 감독의 프린스로 명배우였던 마츠다 유사쿠의 장남으로 일견 부담감을 한 몸에 안고 영화계에 나타난듯 보였던 마츠다 류헤이는 신비로운 얼굴과 창백한 피부로 마초스럽고 야생마같았던 아버지와는 전혀 다른 묘한 매력을 품은 배우로 대중들에게 다가왔다. 고하토 이후에도 우울한 청춘, 연애사진, 나인 소울즈, 이조, 사랑의 문, 46억년의 사랑 등..평범한 영화에는 일절 출연하지 않는듯 보였다... 텔레비젼 드라마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배우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동생 마츠다 쇼타와 다르게 버라이어티나 드라마에도 거의 출연하지 않았던 마츠다 류헤이는 2009년 전격(충격) 결혼을 선언....그 때까지 신비한 섹시함으로 외계에서 온 남자같았던 배우로 10년간 독보적인 인기를 차지했던 자리에서 슬슬 내려오기 시작한다..나는 마츠다 류헤이가 고하토때부터 팬이었고 일본 통판으로 그 비싼 잡지 주문해서 받아볼 정도로 푹 빠져있었다..지금은 그 때의 전투적인 흔적들이 고스란히 내 방 캐비넷에 보관되어 있지만..아사노 타다노부 이후로 비주얼+매니악계통으로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결혼후 조금 다른 행보를 보여주었다. 오타 리나가 임신해서 결혼한 뒤에 거의 1년간 쉬었고 그 뒤 본격 주연 복귀작이 마호로역앞 다다심부름이었는데 그게 또 원작은 대히트했는데 영화평이 그닥 좋지는 못했다. 고심해서 고른 주연복귀작이었는데 그가 이제껏 쌓아왔던 커리어와는 전혀 다르게 좋지만은 못했던 것...그리고 거의 2년간을 있는듯 없는듯(탐정은 바에 있다에도 출연하기는 했으나 썩...) 보내나 했는데...이 영화로 거의 홈런을 날린거다. 아직 죽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

내가 마츠다 류헤이라는 배우한테 거는 기대가 워낙 크고..나름 아사노 타다노부의 뒤를 잇는 매니악 배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혼 후 행보가 썩..썩..! 마음에 들지는 않았는데 명불허전..연기를 너무 잘했다.

사람과의 소통이 어렵고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것도, 남의 마음을 헤아리는것도 어려운 '마지메'라는 일본 전매특허 캐릭터이자 보편적인 감성을 무기로 관객과 공감하고 소통할 수 있는 그러나 평범하지 않은 독특한 캐릭터를 너무 잘 살렸다. 또 오다기리 조라는 든든한 콤비가 서브역할을 미친존재감으로 훌륭하게 소화해줘서..정말 두 배우에게 감사하다고 절이라도 올리고싶었다.




서브 여주인공이 미야자키 아오이였는데 사실 이 영화의 주연은 마츠다 류헤이고 서브 조연은 오다가리 조였다. 그리고 사전편집부 식구들..미야자키 아오이가 맡았던 카구야역은 마지메란 캐릭터를 완성하는데 있어서 필요한 양념 정도의 역할을 해주었을 뿐이지 러브스토리가 중심은 아니다. 이 영화랑 노란 코끼리를 거의 비슷한 시기에 촬영한걸로 알고있는데 캐릭터의 갭이 상당하다. 전혀 다른 인물로 보일 정도로...이제 정말 믿음직스럽고 20대 후반의 원숙한 아름다움이 풍기는 배우가 된 것 같아 역시 팬으로써 뿌듯했고...역시 주.조연 할 것 없이 존재감 넘치는 연기를 보여주는 오다기리 죠..도 점점 경지에 오르고 있는 것 같다. 감독이 영화에 들어가기전부터 캐릭터에 대한 이해와 설정이 완벽히 되어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배우들도 그에 맞게 충분한 연기를 펼쳤다는게 보는 관객에게 전달이 되니 그야말로 '삼위일체'. 좋은영화의 표본은 이런것이다..라는 교과서적인 답안이 될만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는 마지메라는 불완전한 인간이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써 성장해나가고 또 스스로 한 인간으로써 상대방과의 소통도 완성시켜 나가는 스토리다. 참 인상깊었던 장면이 있었는데 대학생 시절부터 10년 이상 함께 지내온 하숙집 주인할머니와 저녁밥을 먹으면서 나누는 대화였는데 마지메가 본인의 문제점을 할머니에게 털어놓는 부분. 당시 설정이 1995년으로 pcs가 이제 막 등장한 시점이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문제를 겪는게 지금과도 그다지 다르지 않구나..했다. 오히려 지금은 더욱더 심해졌지...pc와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목소리를 내서 말하지 않아도 대화가 가능한 세상이 오면서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는데, 아마도 미우라 시온이 소설에서 염두에 둔 부분이 그런 점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건 당연히 알기 어렵고, 그것을 알기 위해서 열심히 많이 이야기하지 않으면...이라는 할머니의 대답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속으로 '정답'을 외치고 있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알고싶기때문에, 사람과 연결되고싶기때문에..그래서 지금을 사는 사전을 만들고싶다던 마츠모토상의 이야기가 마음속에 깊게 스며드는듯 했다.

처음엔 니시오카를 만나 한 발 전진했고 다음에 마지메를 움직이게 만든건 카구야였다. 니시오카와 친구가 되고싶은 마음이 책하고만 소통했던 마지메의 마음의 문을 열어젖혔고 그를 결정적으로 변하도록 만든건 카구야에 대한 사랑. 모든 것의 근본은 '인간'이다. 인간은 인간으로써 성장하고 한 단계 더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만고불변의 진리





영업으로는 전혀 소질이 없는 마지메는 자료를 수집하고 꼼꼼히 정리하는데엔 소질이 있다. 책을 좋아해서 책만 읽는 책바보라고 불려도 손색없을 정도로 학문가의 기질을 가지고 있는 마지메의 전공도 언어학. 그런 그의 재능을 알아본 아라키상. 언어학자였던 마츠모토 선생의 뜨거운 열정과 언어에 대한 진지한 태도에 깊게 감명받은 마지메는 변하고있는 시대와 상관없이 소중한 것의 가치를 모두에게 알리고싶은 열정에 더욱더 의지를 불태운다. 시대는 변하고 있다는 국장때문에 한 번의 위기가 닥쳐오지만 그런 순수한 열정을 가진 마지메에게 동화된 니시오카는 부서이전도 마다않고 그를 돕는다.

사실 여주인공이 미야자키 아오이가 포스터에도 대문짝만하게 나와있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재미는 마츠다 류헤이와 오다기리 조 콤비에게서 나왔다. 포스터에 미야자키 아오이를 오다기리 조로 바꿔야할 정도로..둘이 케미가 좋아서 같이 있는 장면에서는 자연스러운 재미가 흘러나왔고 감정이입이 수월해 끝까지 캐릭터에 빙의할 수 있었다. 모든 창작물에는 주인공 캐릭터가 있으면 그를 서포트하는 서브롤도 주인공 못지 않은 감정과 대립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어야하는데 배를 엮다의 캐릭터에도 그런 힘이 있었다. 영화든 소설이든 만화든 주인공만 튀면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붕괴되어 아무런 재미가 없다. 슈퍼히어로도 잘난 악역이 없으면 전혀 무용지물이다..(배트맨을 봐라..조커가 없으면 배트맨도 없고 조커가 없으면 배트맨도 그렇게 멋있는 놈이 못된다.) 가끔 캐릭터연구 할 때 착한형사, 나쁜형사의 예를 드는데 이 영화도 그런 면에서 매우 좋은 교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주연이었던 고양이 토라상.(호랑이라는 뜻) 너무 귀여운 고양이로 엔딩에는 귀여운 손주까지 선물해주고 떠난다. 마지메가 카구야에게 반해 정성껏 붓펜으로 편지를 쓰고 또 그런 편지를 읽기 위해 부끄럽지만 낭독까지 당한 카구야의 로맨스 비중이 조금 더 있었어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중간에 했지만 영화가 끝나고 나니 딱 그 정도의 비중이 좋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 부분에 더 무게가 실렸다면 이 영화의 타이틀인 배를 엮다의 배는 산으로 가버렸을지도...

마지메는 사전편집부 직원들과 15년간을 대도해를 만들기 위해 바친다. 365일이 15번이나 있는 시간동안 연애하고 사랑하고 결혼하고 늙어갔다..그 긴 시간동안 한결같이 한가지 일에 인생을 바친다..라는건 무슨 일일까? 어떤 기적을 행하는 것일까? 유독 고전과 장인 문화가 존경받고 예우받는 일본이란 나라에 너무나도 어울리는 이야기라 반박할 수 없는 심정이었던건 사실이다. 아마 이런 영화는 한국 사람들의 의식수준이 바뀌지 않는한 우리나라에선 제작단계에서 고꾸라질 영화라고 생각했다.

마지메가 카구야에게 쓴 러브레터를 니시오카에게 보여주었는데 갑자기 걸려온 전화때문에 책상에 아무렇게나 던져두고 나갔을때 사사키상이 그 편지를 읽으려고 하지 않은채 소중하게 접어 봉투에 넣어 책상에 다시 올려놓는 장면, 사사키상이 마지메가 사랑에 빠진 상대인 카구야의 직장에 모두에게 말도 하지 않은채 무심하게 예약을 걸어두는 장면이나, 마츠모토상이랑 패스트푸드점(이었던걸로 기억하는데)에서 고등학생들이 쓰는 단어를 수집하는 장면이나, 마지메의 집에서 2차로 술 한 잔 할 때 니시오카가 여자친구인 레미의 품에 고개를 파묻고 결혼하자고 하는 장면 등등등....소소하고 일상적인데서 캐치하는 디테일한 장면들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가지고 있는가, 또 그것을 통속적이지 않게 유머러스하게 연출하는 방식들..그것들이 일본영화에서만 가질 수 있는 강점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신 한국영화에는 그 어떤나라에도 질 수 없는 한의 정서가 있다. 헤헤헿) 로컬영화들이 가지는 고유의 특징들이 결국엔 가장 세계적이고 보편적인 감성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장점이 될 수 있다는 것.





마츠모토상은 결국 대도해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식도암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마지메는 슬퍼하지만 그 슬픔은 죄책감의 슬픔이라기보다 동료에 대한 따듯한 정이란 느낌이 강했다. 친구와 같이 나누지 못한 기쁨에 대한 아쉬움이랄까..

부인의 고맙다는 인사도 참 따듯했다. 여러모로 따듯한 영화였다. 그러나 그 통속적인 클리셰를 오히려 역으로 이용한 독특한 고상함에 존경의 박수를 보내기도..끈질긴 인내심과 한가지 목표를 위해 뛰는 사람들..청춘의 아름다움..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들이 떠올랐다. 영화가 묘하게 고전영화들을 떠올리게 하더라. 대놓고 그 정서를 입힌건 아닌데 묘하게 그 온정주의가 옛날 50-60년대 영화들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좁아터진 노미야에서 함께 맥주를 들이키며 소소한 축하파티를 하는 동료들을 풀샷으로 잡는거, 2층 베란다에서 음식을 나눠먹는 두 남녀 또한 큰 과장없이 풀샷으로 잡고, 주인할머니와 함께 하는 식사자리에서 마지메를 잡는 다다미샷 등..익숙한 고전영화들을 머릿속에 불러일으키는 향수같은 느낌의 연출들이 매우 많았다. 감독이 의도했는지 어쨌는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아카데미로 보내는건 정말 영리한 선택일 수 밖에 없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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