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재작년에 신주쿠역 사거리에 크게 걸려있는 포스터 보구 엄청나게 보고싶었지만 보지 못하고...또 dvd로 늦게나마 챙겨본 'ツレがうつになりまして'라는 영화.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의 영화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지 결국엔 보고야 마는...미야자키빠.  어쨌거나 이 영화는 엄청나게 좋았습니다. 원작이 따로 있는데..사이타마현 출신의 만화가이자..일러스트레이터인 호소카와 텐텐의 실제 이야기를 그린 만화가 원작이다. 만화작품보다는 남편인 츠레에 관련된 일러스트 에세이들이 인기가 많은 편이다. 츠레 시리즈만 해도 10권이 넘을 정도..일본에서는 이런 실생활을 가지고 만든 에세이나 일러스트집, 만화들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인기가 많다. 달링은 외국인이나 사이아바라 리에코의 육아 만화들..심지어 하드코어한 우치다 슌기쿠 여사마저도 육아만화를 그린적 있을 정도로..실제로 만난 일본인들은 개인사를 이야기하는걸 꺼리는 반면, 작가들은 본인의 이야기를 치부까지 숨김없이 모두 다 드러내는 작가들이 아주 많다. 그래서 신기해..




내 눈에 미야자키 아오이는 예쁘고 연기를 잘 해 라는 렌즈가 끼어져 있어서가 아니라, 실제로 미야자키 아오이의 연기는 점점 내실이 튼튼해지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5대 일본 여배우=칸노 미호, 미야자와 리에, 나카타니 미키, 미야자키 아오이, 다케우치 유코) 연기생활 초반에 했던 역할들도 평범한 배우가 하기 어려운 역할들도 많았고, 언제나 미야자키 아오이의 역할을 충분히 해내기때문에 그녀가 하겠다고 하는 영화에 대해서 실망을 해 본적이 없을 정도로 믿음직스러운 선구안을 보여주었다. 한국과 일본에서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영화는 '나나' 야자와 아이의 동명의 만화가 원작으로 이 영화를 계기로 미야자키 아오이란 이름을 알렸고, 이후로 스키다, 다만 널 사랑하고있어라는 영화로 대중적이자 20대 여성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배우가 되었다. (연기생활 초반에 출연했던 영화들은 무겁고 예술적인 작품들이 많아 다소 대중과는 거리가 멀었다. 각종영화제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음) 나나의 히트와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등의 영화로 인기 절정을 달리고 있을 즈음에 타카오카와 결혼하여 충격을...그래도 그 땐 나도 타카오카 소스케란 배우 자체를 매우 좋아했었고 소신있고 듬직한 남자라고 생각했었을때였으니...내가 사랑하는 여배우들은 왜 이리 인생역경이 많은지 모르겠어ㅠㅠ...

새드 배케이션, 어둠의 아이들, 소라닌, 신의 카르테, 츠레가 우울증에 걸려서까지..줄곧 영화 행보는 매우 바람직한 편이다. 영화 쪽에서 흥행이나 작품성 모두 고려하고 있는 배우라는 이미지도 강하고 드라마 아츠히메도 성공적인 시청률을 기록해서 대중적인 인지도와 인기는 높은 편. 최근 이혼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역경을 연기로 이겨내는 미야자키 아오이의 당당함이 너무나 아름다울 지경...최근 평가가 좋은 영화는 츠레와 노란 코끼리, 배를 엮다. 물론 셋 다 봄.




최근 내 사랑 5대 여배우인 칸노 미호와 전격 결혼을 해버린..사카이 마사토님,,일본에선 매우 신임이 두터운 배우로 연기파라는 인식이 강하다. 최근 맡는 영화들도 줄줄이 그의 폭발적인 연기력을 드러낸 영화들이 많아 (결코 가볍지 않은 영화들을 주로 선택한다.) 더욱더 그런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내가 그를 처음 본 영화는 아마도 허니와 클로버..신선조라는 드라마를 통해 높은 인기를 얻었고 항상 눈을 찡그리고 웃는 얼굴이다. 사카이 마사토 사진을 찾아보면 죄다 그 얼굴ㅋㅋㅋㅋㅋ미야자키 아오이와는 영화에서 극장의 콤비네이션을 보여주었다. 둘 다 연기파이지만 미야자키 아오이의 경우 배역에 본인의 매력을 쏟아붓는 반면 사카이 마사토는 전형적인 메쏘드 연기인 그 캐릭터 자체가 되어버린다. 그 둘의 시너지 효과는 훌륭했다.

영화는 평범한 회사원이었던 남자 츠레와 그의 부인이자 만화가인 하루가 주인공이다. 츠레라는 캐릭터에 완전 몰입을 해서 연기해서 그런지 관객도 아마 츠레라는 캐릭터에 굉장한 연민을 느꼈을 것 같다. 확실히 두 배우가 대단한게 현장에서도 부부스러운 느낌이 날 정도로 엄청난 몰입도를 보여준거...영화에서 베어나오는 츠레라는 캐릭터의 성격이 매우 비정상적으로 보일수도 있는데 반대로 매우 평범한 하루가 그 밸런스를 맞춰춘달까...확실히 이런 부부라면 아주아주 오래 살겠구나..싶은 생각도 들었다. 둘이 키우는 이구아나도 너무 잘 어울렸어. 츠레는 직접 손으로 사직서를 써오라는 말에 밤을 새서 줄을 맞추고 글씨를 또박또박 쓸 정도로 매우 섬세한 남자다. 회사에서 5일간 먹을 치즈도 모두 냉장고에 준비되어있고 손수 도시락을 싸가는..조금은 많이 꼼꼼하고 쉽게 말해 융통성이 없는 남자. 그런 츠레에게 우주가 흔들릴 정도로 아픈 우울증이 찾아온다. 사카이 마사토가 연기를 너무 ㅎㄷㄷ하게 해서 정말 보는 내내 나를 하루라고 생각하면서 봤다..ㅋㅋㅋ....하루가 만화가다보니 그냥 미묘하게 나도 거기에 너무 감정이입을 해버려서 중후반부 클라이맥스에서는 마음이 아파져와서 울기도 많이 울고..무리해서 힘내려고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조차도 감정이입이 심하게 되는통에 소리내서 입밖으로 말해버린....ㅋㅋ..........






영화에서 전체적으로 가장 좋았던 장면. 미야자키 아오이가 영화 내내 양갈래 당고머리를 하고 나오는데 얼마나 귀엽던지...이렇게 풀어헤친 모습도 너무 귀엽고...둘 사이가 어떤..부부관계라기 보다 든든한 동반자같고 오빠동생같은 느낌에 괜시리 따듯해져서 더 울먹임ㅠㅠ....평소 우울증이란 병 자체에도 의심이 많았고, 정신이 약해져서 생기는 마음의 도피처같은 거라고 우습게 생각했었는데...인생을 다 놓아버리고싶다는 생각이 들 때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겠지만 어떻게 풀어나가야 좋을지 하루와 츠레의 관계에서 그 정답을 찾을 수 있었다. 하루가 출판사에 만화 원고 가져가서 홀대받을땐 정말 그런 장면도 아니었는데 왜 그리 눈물이 펑펑 쏟아지는지...확실히 아는 만큼 보인다는 그런....ㅋㅋ.....

두 배우의 밸런스가 너무 좋았다. 이 영화를 보고나서 여운이 너무 길어서 무카이 오사무와 공연한 노란 코끼리를 바로 보면 안 될 것 같아서 한참을 이 영화와 작별하는 기간을 두어야 했다는게 사실. 게다가 이 부부가 사는 이 집 구조와 인테리어...너무나 좋았어ㅠㅠ....이런 집에서 살고싶더라. 츠레같은 남편은 아니어도 츠레와 하루같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남편이 갖고싶었어ㅠㅠ.....갑자기 마구마구 결혼하고싶어지더라구. 츠레가 우울증에 걸리고 나서 하루의 태도같은게 오히려 극성이 아니고 어찌보면 무심하다싶을 정도로 쿨한데...오히려 그게 더 분위기에 맞고 영화적 스토리라인에 매우 도움을 주었다고 생각했다. 게다가 심하게 일본스러워 보는 내내 손뼉을 쳤다고요. 병에 걸렸으니 하루 빨리 이 병을 극복해야한다! 는 성급한 마음이 아닌, 이전과 같은 분위기와 느낌으로 안정적으로 그를 받쳐주면서 본인의 일을 조금 더 늘리고 서툴지만 음식을 하는 등..그런 소소한 장면 전개들이 무척 행복하다는 느낌이었다. 하루의 부모님 캐릭터들도 아주 인상적이었고,,,영화가 전체적으로 매우 완성도가 높은데다 밸런스가 아주 훌륭하다. 틈틈이 나오는 하루의 일기 장면들도 너무나 소중하게 씌여진 느낌이고...인상적이었다.





본격 결혼하고싶게 만들어주는 영화.

아무리 쿨한 노처녀 가슴도 발딱발딱 뛰게 만들어줄 것만같다. 

내가 일해서 츠레를 먹여 살릴테니 츠레는 무리해서 힘내지 않아도 된다. 는 그야말로 올 해 기억에 남는 대사에도 오를 것 같다.

두 배우의 좋은 영화에서 너무나 큰 활기를 받아 나까지 기분이 무척 좋아지는 대단한 영화다. 아 참고로 이 영화도 일어 자막 따로 없이 봤는데 둘 다 발성이 매우 좋은편이라 전혀 막힘없이 스무스하게 잘 들었다.


아..나도 언젠가 결혼해야겠다.




*


영화를 보다가 생각한건데 창작자로써 자기 이야기를 쓸 때..어디까지 경계를 쳐야하나...고민을 했었는데 그냥 내가 쓰고싶은 내 이야기를 쓰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창작물은 진정성을 띔으로써 그 가치가 견고해지는 것이니....나도 하루쨩처럼 내 이야기를 내가 하고싶대로 그려보아야겠다. 무리해서 힘내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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