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의 이 시대를 맞이한 것에는 어떠한 이유가 있겠지
끊을 수 없는 종속된 관계에서 얻는 친밀한 소속감 또 그것에서 오는 참기 어려운 압박감과 질식할 것만 같은 관계.
그 모든 것을 걷어내고 희노애락이 무의 영역으로 끌어당겨질때 세상은 인공자궁과 복제의 길에 들어설지도 모른다. 그 때서야 뉴월드의 주인공들처럼 무엇에 의존하지 않고 내가 나 자신으로 살아가고싶다고 욕망하겠지. 네버렛미고의 복제인간들처럼 그 수많은 공상과학 소설 속 주인공들처럼. 몇 세기 전의 미련했지만 원초적이었던 인간들을 기억하며 감상과 사랑이 주는 철저한 고독을 생각할수도 있겠지.

요나스 메카스의 영상과 사진들을 보았다. 분명 존재했었지만 유한의 시간이라는 거울이 존재했던 기억을 휴짓조각으로 만들기전에 모든 순간들을 기록해둔 그의 개인적이지만 작품들. 아니 사실상 기록물에 가까운 것을 보고있자니 내가 지금의 이 시대에 오게된 것에는 분명 이유가 있다는 확신이 든다.
나는 지금의 이대로가 좋다고, 변명으로 일관되었지만 확신에 찬 삶을 계속해나갈지라도. 상실로 인한 상한 껍데기에 매달리고 아름다운 향기를 남기고 간 그 공간에 고독만을 채우고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을지라도 나는 지금의 삶을 사랑할 수 밖에 없다.
나의 영혼은 자연이 준 충동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평정을 유지하지 않는 것을 택할 것이다. 강한 비처럼 쏟아져 그의 가슴에 내려 앉을 것이며 머리카락을 쥐어뜯어낼 것처럼 날려보내는 강한 바람처럼 불어 사랑하고 또 그 본질에 흔들리고 또 사랑하고 그 빈 공간을 고독으로 채우고 기억의 미풍을 남겨놓을 것이다.
나의 존재를 확인하자면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랑으로써 얻는 감정과 고리에서 이유와 연결을 찾을 것이다. 그런 것은 싫다. 나는 거부한다. 자유와 정의 그리고 갈증과 기쁨을 찾을 것이다. 그리고 내 고요한 호수에 내 영혼을 풀어놓을 것이다. 한 번도 이 시대에 대한 의문을 가져본적이 없던 사람처럼 깊은 물길을 따라 인내하고 저항하고 또 찾을 것이다. 내가 이 시대에 온 이유를 묻고 또 무엇인가에 애정을 쏟으며 나의 충동을 그대로 받아들일 것이다.
사람에 대한 사랑이든, 물질에 대한 사랑이든 사랑은 무언가를 채우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랑만큼 인간을 완전한 고독에 빠트리는 것이 없다. 가득 채우려하지만 부족하고 아름답지만 쓸쓸하고 완전히 잃게 되지만 또 다시 갈망하게 되는.
인간으로 태어나 흔들리지 않고 산다는 것은 어렵고 불가능한 것이다. 아무것도 피어있지 않은 땅 위에 돋아난 새싹을 키워 꺾이지 않는 단단한 나무가 되어 솟아오를때까지 내 안을 나를 위한 사랑과 믿음으로 채우는 수 밖에 없다.

고통의 정원을 지나 너를 영원히 기억할 수 있게 계속 질문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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