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영화 중에서 상영하면 언제든지 돈을 지불하고 보러가고싶은 영화를 5편 꼽으라면 난 주저없이 큐브릭과 채플린, 히치콕의 영화들을 우선순위로 할 것이다. (자리가 남는다면 빌리 와일더의 영화들을 넣겠지만..) 매번 보아도 신선하고 두근거리게 하는 영화들만 만들었기때문일거다. 영덕중에서도 특히나 상대하기 꺼려지는(?) 애들은 당근 큐브릭과 히치콕 오타쿠들이다. 그들이 신처럼 모시는 큐브릭과 히치콕이 영화에 남겨둔 단서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많기때문에 이것을 찾고 해석하고 실마리를 풀 정도의 재미를 발견할 정도의 인간이라면 그만큼 지독한 인간일 가능성이 높기때문이다. ㅋㅋ

닥터스트레인지러브는 국내에서 상영 기회가 여러 번 있었는데 나는 그 상영에 항상 앞장서서 관람했다..ㅋㅋㅋ..복원판때도 '어맛 이건 봐야해!'라면 졸린눈을 부비며 원두커피 한 잔을 들고 야심한 시각에 다리를 벌리고 만석이 된 극장안에서 그 따듯한 사람들의 온기와 설레임 가득한 눈빛들을 구경하며 영화를 봤었다. 이 영화의 기본 베이스는 코미디와 약간의 서스펜스, 그리고 휴머니즘(?)과 광기 그리고 그의 영화에 항상 등장하듯 또 하나의 주인공인 배경음악을 양념으로 하고 있다. 실로 해석할 거리가 많은 이 영화는 굵은 가지들 사이에 수많은 곁가지들이 오히려 더 풍성한 재미를 주는 기발한 영화이기도한데..영화제 단골인 이유는 매번 관람객들이 같은 타이밍에 박장대소를 터트리며 함께 즐기기때문이 아닐까? 한다. ㅎㅎ 아마 이번에도 아트시네마의 쾌쾌한 관람석에 몸을 구겨넣고 모두들 같은 타이밍에 웃어제끼겠지..그 풍경이 참으로 그리워지는구만..



시대를 초월하는 영화라는 타이틀을 떠올리면 항상 찰리 채플린이다. '영화'라는 타이틀에 가장 걸맞는 사람도 채플린이고 영화의 시작도 끝도 채플린이라는 생각이 든다. 퇴장도 영화처럼, 마치 언젠가 있을 영화의 퇴장도 찰리 채플린처럼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실상 찰리 채플린 영화의 단편, 장편 가릴 것 없이 모든 영화가 웃음과 슬픔, 기쁨과 페이소스 인간 세상의 모든 감정을 담고 있기때문에 어는 것을 우위에 두고 말 것도 없지만..황금광시대는 키드, 시티 라이트, 모던 타임즈와 함께 항상 베스트에 손꼽히는 영화다. 내가 채플린의 영화중에 가장 좋아하는건 순위없이 라임라이트와 시티라이트, 모던타임즈 그리고 황금광시대이다. 그의 영화에는 항상 떠돌이가 등장한다. 골드 러쉬의 주인공도 역시 가난뱅이 떠돌이가 주인공이다. 저 구두를 먹는 장면은 실로 유명한 레전드 장면인데..훗날 많은 배우들이 다른 영화에서 따라했고 많은 곳에서 재탄생 되고 영감을 주었다. 채플린이 영화배우가 되기 이전의 삶..그것들이 모두 그의 영화를 만들었다. 그는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영화의 세상을 만든 것이 아니라..자신의 인생을 따라 움직이고 춤을 추고 노래 하고 이야기를 만들었을 뿐이다. 본인의 가난했던 시절을 떠올리며 구두를 먹었던 채플린..정말로 웃기지 않은가..



저 푸른 바다에서라는 영화는 소비에트 시절에 만들어진 영화로 아마 국내 영화매니아들이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던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한다..정보가 많이 없는 관계로 선택의 어려움이 있겠지만, ..기본 얼개는 선원과 한 여인의 러브스토리이지만 결국 시대적 상황을 절묘하게 융합시킨 아름다운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나도 영자막으로 본거라 기억이 또렷하진 않지만 대사가 많이 없으므로...ㅋㅋ...굉장히 뛰어난 화면들이 줄줄이 등장한다...마치 비고의 라딸랑트같은 나른하고 우울한 아름다움을 이 영화는 내포하고 있다. 분명 시적 발견인셈




부운의 유명한 짤..

오즈 야스지로나 구로사와 아키라 등에 비해 비교적 많은 주목을 받지 못했던 나루세 미키오의 대표작 부운. 나도 문화학교서울을 통해 나루세 미키오를 처음 알게 됬었다. 부운은 연기지존 모리 마사유키와 마스무라 야스조, 나루세 미키오 등 당대 거장들의 뮤즈였던 타카미네 히데코가 열연을 펼친 작품이다. 이 영화가 왜 시대의 걸작이 되었는가...그것은 영화안에 답이 있다. 전후 일본의 비극적인 상황을 배경으로 전쟁을 겪은 두 남녀의 현실보다 더 비극적이고 암울한 러브스토리가 이어진다. 갈망하면서도 가질 수 없는 비참한 상황들..마치 물이 없는 사막을 기어가는 인간의 비참한 모습을 보는 것 같은..손가락을 갖다대면 산산이 부서질 것 같은 마른 나뭇잎을 보듯..두 남녀배우의 연기가 돋보이고..항상 여주인공을 중심으로 인간관계를 풀어내는 나루세 미키오의 미친연출과 진행력이 돋보인다..아마도 지금의 젊은이들이 이 영화를 보면 견뎌낼 수 있을까..그게 궁금하다..끔찍하게 눈물이 줄줄 볼을 타고 가슴으로 배를 타고 복숭아뼈로 떨어진다. 자극적이고 비참하고 갈증이 나 견딜 수 없다.




아는 사람을 다 알듯이 나는 구로사와 아키라를 거의 신처럼 모신다. ㅋㅋ 채플린이 나의 수호천사라면 구로사와는 신전에 모셔진 신중의 하나인 것이다. 항상 얘기하지만 구로사와 아키라는 '일본' 그 전부이다. 오즈 야스지로, 미조구치 겐지, 나루세 미키오가 트로이카를 형성했지만 구로사와 아키라는 전혀 달랐다. 완전히 일본적인 이야기로 세계를 호령했다. 그리고 그가 떠난 지금도 유럽과 아메리카, 제3세계, 아시아가 그를 호랑이처럼 떠받드는 이유엔 다른게 없다. 그의 영화가 그를 대변하기때문.

배우는 감독의 주문을 받은 인형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인형극을 잘 해내는 배우가 있는가하면 살아있는 인간으로 승화시키는 배우들이 있는데 그 몇 안되는 불멸의 배우 중 한 분인 미후네 도시로. 나의 사랑...나의 영원한 사랑! 그가 연기한 붉은 수염이 이번에 대표작으로 상영된다. 일본과 전세계를 호령했던 구로사와 아키라라는 브랜드 이름을 내건 영화가 붉은수염을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탔다. 이 영화는 주정뱅이 천사에 이어지는 작품으로 젊은 양아치를 연기했던 그 먼 시절의 젊었던 미후네가 이번에는 호랑이같은 의사를 연기한다. 가슴이 마구 짜릿해진다. 이 영화를 떠올리는 것 만으로도 가슴이 충만해지는 느낌이 든다. 영화가 내게 이런 기쁨을 줄 때 나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하는가 마음이 복잡해진다...미후네 도시로의 몰아치는 연기와 구로사와 아키라의 장장 3시간에 걸친 차분하고 포스쩌는 연출에 나의 보답은 느긋이 그의 이야기를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듣는 것. 그 뿐




알 파치노와 진 해크먼이 젊었을적 열연했던 허수아비. 뉴아메리칸 시네마에 없어서는 안 될 영화. 흔히들 졸업이나 이지 라이더 등이 대표작으로 군림하고 있지만 당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본격 뉴아메리칸 시네마의 포문을 흔들어 열어제낀 당돌한 영화였다.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못하고 순전히 카메라 앵글과 배우들의 연기에 의존해야했던 순수 시네마의 원리로 돌아가 본다면 이 영화는 대단한 걸작이다. 마치 예견하고 있는 결말로 다가가고 있음이 마음속에 묵직하게 자리잡지만 그 따스한 기운을 잃지않은 로드무비 걸작..이번 영화제에서 많은 분들이 보셨으면 좋겠다. 지금 21세기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영화가 아닐까.. 오 근데 나 소름돋는게 이걸 이창동 감독님이 선택하셨단다. 글고 젊은이들이 봤으면 좋겠단다..오오 소름돋아...ㅠㅠㅠ...레알 덕자는 86년생이 아니라 65년생이 아닐까싶은 순간...소름돋아 ㅠㅠㅠㅠ




장 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의 작품 화해불가가 관객선택으로 상영된다.

용서받지 못한 자와 함께 1등을 먹었다던데 역시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트시네마 관객분포가 어찌되있는지 알 수 있는 참으로 적절한 공동 1등이 아닐까한다. 나라면 역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언포기븐이었을듯..

솔직히 장 마리 스트라우브와 다니엘 위예의 영화들은 정방향 영화읽기로는 포기해야할 문법들이 많다. 아방가르드 장르가 현대영화에 자리잡으면서 우리는 이해하기 어려운 영화언어로 영화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걸 알아야한다. 페드로 코스타가 그렇고 장 마리 다니엘의 영화들이 그렇다. 나치즘과 패전 그 이후라는 역사이야기를 패기넘치게도 다뤘다.





자코 반 도마엘이 프랑스 사람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던데 이 분 벨기에 사람이다. 인간을 알아갈 때 그 사람이 어느나라 출신인지는 매우 중요하다. 인간이 살면서 사회와 지역에서 받는 영향이 거의 절반 이상이기때문이지롱. 어찌되었던간에 토토의 천국은 실제로 너무 저평가된게 아닌가싶을 정도로 아까운영화다. 이 영화로 데뷔하고 칸과 세자르에서 수상하며 주목받았지만 어째 제8요일이 더 부각된 느낌? 최근엔 미스터 노바디란 영화를 찍었는데 역시 명불허전. 이 영화의 최대 실수는 국내개봉하면서 토토의 천국이란 제목을 붙인 것이 아닐까한다...그 때 이름을 이따위로 붙인넘은 지금 무릎꿇고 사과해야한다...왜냐고..? 많은 이들이 시네마천국2탄인 줄 아니까.....ㅠㅠ..어릴적 동심을 건드리는 영화들을 많은데 실제로 그 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영화는 흔치 않다. 그냥 보면 알 것이다. 말해 무엇하리...나도 오늘밤 이거나 보고잘까나..




아비정전은 믿기어려울 정도로 좋은 영화다. 그리고 아비정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은 다 똑같을 것이다. 그래서 말하지 않기로한다. ㅋㅋ....중경삼림이 생각보다 큰 흥행을 했고 많은 사랑을 받아서 아비정전이 생각보다 저평가된거..이 얘기 안하면 섭하지롱....ㅋㅋ...위짤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장면이다. 엄마 찾아가는 장면..아직도 가끔 이 버전만 무한 돌려보기도 한다. 그리고 장국영의 기일이 되면 항상 보는 영화가 이 영화다. 몇 년전엔가는 이게 그 날 개봉을 해서 스폰지에서 본 적이 있다. 달랑 셋이서...^^ㅋㅋㅋ...마음에 동그란 구멍을 만드는 신기한 영화다. 그리고 급하게 일어날 준비를 하게 만들어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왜냐면 나도 이 자리에서 다른 자리로 이동하고싶어지기 때문에..




로제타가 세상에 나오고나서 2000년대 초반 영화공부한 친구들이 만들어낸 영화들 절반에 로제타의 냄새가 베어있다. 실제로 로제타를 모티베이션해서 나온 영화들이 수 십개는 될거다. 이렇게 영화는 유산을 남기고 감염을 시킨다. 그래서 사람이 죽어도 그의 유물들이 수많은 영화들과 학도들에게 남는다..멋진 일이지..하지만 오리지널은 하나뿐이다. 나는 남을 따라하는게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미 세상에 많은 것이 나와 있고 우리는 그걸 재창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하지만 내 개성과 이야기가 빠지면 재활용봉투에 들어가야할 숫자 하나를 더 늘리는 것 뿐이지, 그게 창작이라곤 생각지 않는다.

다르덴 형제는 계속 비슷한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풀지만 매번 나올때마다 놀라울 정도로 섬짓한 내공을 자랑한다. 최근 영화들도 남김없이 섬짓한 영화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자극시키고 있는 것일까? 그건 아마도 본인의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는 현실에서 눈을 돌리지 않기 때문일거다..난 유학파들이 만든 영화보다 토종파들이 만든 영화들이 더 좋다..구구절절 하소연많은 영화들보다 냉정하고 날카로운 시선이 더 많기때문일라나..

로제타는 항상 내 베스트다. 다르덴을 알게된 영화이기도 하고 이러게 비수같이 꽂히는 영화는 별루 없기때문이기도 하고..




야나카의 황혼빛, 신디에서 상영된 디지털영화고 일본의 저명한 영화평론가 하스미 시게히코의 베스트에 꼽혀 화제가 됬던 영화이기도 하다. 사실 이 영화가 대표작으로 선정된 이유는 이 영화가 디지털 세대에 이른 지금 기억을 어떻게 영화로 끌어들이고 기록하는가하는 그 아날로그같은 느낌을 디지털로 보여주기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나도 잘은 모르겠지만...좋고 배울점이 많은 영화라기보다, 지금 이 시점에서 매우 상징적인 역할을 하고있어서라고 생각한다.


오랜만에 영화포슷팅..
지친다..머니볼 보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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