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가 원탁인 줄 알았는데 원탁 콧코, 한여름의 이매진이 원제였다. 일요일은 계획에 없다가 웨인왕 감독이 갑자기 궁금해져서 예매하러 들어갔다가 하도 취소표가 안나오길래 동시간대에 뭐 다른거 재미있는거 없을까..하다가 원탁의 가족이라는 영화가 있길래 궁금해져서 봤는데 유키사다 이사오 영화였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연출부에 있다가 감독 데뷔했고 <사치스러운 뼈>, <GO> 등의 영화로 일약 주목받는 감독으로 떠오르게 된다. 문제의식을 바라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은데 주로 원작소설이 있는 작품을 훌륭하게 각색하는데 재주가 많았다. 그 뒤로도 로큰롤 미싱(강추), 봄의 눈, 북의 영년,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클로즈드 노트, 여자는 두 번 플레이 한다, 퍼레이드까지 모두 부국제나 메가박스 일본영화제 등에 초대되었고 부산에는 내한하기도 많이 했다. 본인도 부산에 자주 방문하다보니 한국에 대한 느낌이 남다르다고 하고 카멜리아에서 설경구를 캐스팅해 영화를 찍었을 정도로 한국과도 인연이 깊은 감독인데 이번에는 원탁의 가족이란 영화를 들고 부천을 찾게 되었다.

오리지널 스토리로 영화를 자주 만드는 감독은 아니지만 원작을 훌륭하게 각색해 기본 이상의 재미를 보장하는 영화를 주로 만드는데 퍼레이드나 세중사, GO는 원작 팬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을 정도로 센스가 뛰어났던 작품이었다.






원작 소설가는 니시 카나코로 얼마전 미야자키 아오이, 무카이 오사무 주연으로 영화화 된 <노란 코끼리>의 원작을 쓴 사람이기도 하다. 테헤란에서 태어나 이집트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 여성작가는 현재 일본문학계에서도 큰 관심을 받는 재목이라고 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콧코쨩을 맡은 여배우는 아시다 마나. 가장 인상깊게 본 작품은 역시 <마더>라는 드라마였고 최근에는 퍼시픽 림에서 기쿠치 린코의 아역을 맡았는데 우스갯소리로 퍼시픽 림에 나온 모든 출연진의 연기보다 아시나 마나의 연기가 가장 뛰어났다는 말이 있을 정도.

그만큼 연기를 잘한다. 일본에서는 사실상 연기 천재인 아역 역할과 동시에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초일류의 귀여움을 간직한 국민여동생 국민막내딸의 이미지를 갖고있기도 하다. 출연하는 모든 예능에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출연하는 작품마다 대히트. 부르는 오에스티마저 오리콘 상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가히 신드롬적인 인기를 자랑한다. 원탁의 가족은 아시다 마나의 첫 단독 주연 작품으로 그동안 맡아왔던 조숙하거나 나이에 비해 과도한 시련을 겪어야하는 역할들에 비해 훨씬 가볍고 독특한 개성을 지닌, 딱 그 나이 또래의 유쾌함을 가진 역할을 연기했다.





연기천재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게 많은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마나쨩. 영화 보는 내내 저 눈알 모양의 머리끈이 너무나 갖고싶었다ㅠㅠ....(주르륵...) 눈알 뿐만 아니라 벌레모양 머리끈도 있었는데 이런 것도 모두 감독과 상의해서 한 소품이라고 한다.

이미 많은 곳에서 마나가 연기를 위해 하는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기때문에 익히 알고는 있었는데, 독특한 개성과 또래와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콧코쨩을 기가막히게 연기했다. 마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영화 전체를 끌고나가는건 아니지만 그녀의 매력이 절대적인 힘을 가지고 있긴 했다.

영화는 가족극이지만 동시에 마나가 세상의 논리를 알아가는 성장물이기도 하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생각을 배려하는 것으로 시작된 자아탐구는 여름방학을 지나고 완성도가 높아지는데...이 과정이 매우 귀엽고 예뻐서 만면에 미소가 지어질 수 밖에 없다. 아동들이 주인공이지만 절대 유치하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묘하게 캐스트들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종래의 일본영화와는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데 그게 빨간 원탁과 인공 녹색조명의 힘도 있는 것 같았다.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강력추천




저 원탁 매우 갖고싶더라ㅠㅠ

또 충격적이었던건 세쌍둥이로 등장했던 언니들역의 아오야마 미사토가 실제로 세쌍둥이가 아니라 혼자서 1인 3역을 한것이라고 한다. (대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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