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익천님들...갑오년 새해가 밝았는데 가내두루두루평안하십니까...?

호호홓ㅎ..

이런 인사는 저에게 어울리지않죠?

아직도 여전히 저를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기억해주시고 찾아주시는 익명의 천사님들..너무 고마워요. 고맙다는 말이 이렇게 모자랄줄은 저도 몰랐네요. 저는 한국과는 연락을 완전 끊고 사는 두문불출형 폐쇄인간인데 여러분 덕분에 나에게도 어떤 보이지 않는 길고 가느다란 실이 저를 감싸고있음을 느낍니다. 바쁘다기 보다는 한번에 여러가지 일을 못하고 금방 질리는 선천적인 기형성격이라 이것저것 손대는건 많은데 뭐하나 제대로 마무리를 지어놓는게 없죠. 그래도 있잖아요. 그 고비를 넘기고나면 끝장을 본답니다. 의외로 화끈하지요? 유일하게 그 끝을 보기 위해 내달리고 있는 것이 저에게는 그림 하나뿐이군요..딱하네요. 참.

그래도 동정은 사절합니다. 전 그게 제일 싫거든요.
남들 시선을 생각하지 않기때문입니다. 모두의 시선을 생각한다면 전 최대한 저의 비참한 삶과 한심하다 못해 너덜너덜하게 구멍이 봉봉 뚫린 다 쓴 걸레짝같은 인생을 광고판삼아 구걸했을거에요. 나 이렇게 짠한인간이니 나에게 감정적으로 적선을 해다오..

그치만 싫어요. 거절할래요. 후후훗..전 자존심 센 여자거든요.

거절합니다. 동정은 질색이에요. 차라리 저를 모른척 해주세요.







브이!

여러분 2014년이에요. 보이지 않는 그러나 실존하는 어딘가에서 제가 마구 휘갈겨댄 감정들에 공감해주고 또 위로해주는 익명의 천사님들과 실제로 이야기하진 않았어도 쏘울로 연결되어있음을 느낍니다. 그렇게 만들어주셨잖아요. 2013년은 어떠셨어요? 외롭고 괴로운일 투성이었나요? 아니면 분에 넘치는 행복한 일 년을 보내셨나요? 매년 하는 굿바이 인사와 매년 하는 영혼없는 신년 인사면 어떻습니까..모르긴 몰라도 그대들은 응원받고 있는거에요. 열심히 달려 수고했으며 또 새로운 고난이 와도 잘 견디고 이겨낼 수 있으리라는 마음을 통속적인 인사에 담아 노래처럼 흥얼거리는거죠..

우리 팬클럽 여러분..다들 하는 일은 즐거운지 밥을 잘 드시고 생활은 잘 하고계신지 궁금하네요..제 이야기만 듣지마시고 여루분 이야기도 가끔씩 들려주세요. 저는 정말로 잘하는 것도 별로 없고 심각하게 부족한 쓰레기(부정적인 의미가 아니니 워워)인생이지만 그래서 좋습니다. 제 인생은 망했기때문에 저는 제멋대로 살 수 있었어요. 내가 잃을게 많은 사람이고 지켜야할것들이 수두룩한 평범하고 또 그럭저럭 위대한 인간이었다면 전 아마 살아갈 희망이 없었을거에요.

저는 행복하거나 만족스럽진 않지만 최대한 열심히 내 속도대로 살아가고 있어요. 1년을 끝내면서도 아무 생각이 안들고 새해가 와도 별다른 감흥은 없네요. 20년을 넘게 그렇게 살아와서 저에겐 별 의미가 없지만 여러분에겐 어떤 의미가 있나요?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가 있으신가요? 그대신 저에게 뜻깊은 날은 그런날이죠. 첫 눈이 내린 날..혼자서 여행을 떠난 날. 접수한 원고가 탈락한 날, 이별통보를 받은 날, 처음으로 동영상을 편집해 본 날, 한라봉 처음 먹어본 날 등등등...그런 날들을 기준으로 새로운 시작과 과거와의 안녕의 기준을 나누죠. 몇 달에 한 번, 혹은 몇 주에 한 번 저에게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기분이 들게해요. 그런 저는 보통사람보다 몇 배의 인생을 살아요.
웃기죠?

다른 이들의 불행을 내가 껴안는다면 그들이 불행에서 자유로워지고 행복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어요. 어차피 나는 불행한 인간이고, 앞으로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을 내 의지로 선택할 수 없다면 불행을 기쁜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내 몫의 행복을 모두와 나눈다면..이라는 가설이 들어맞는지 확인해보기로 했죠. 아쉽게도 맞는지 아닌지는 죽기 직전에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1월말에 이노카시라공원에 가서 스케치한 적이 있는데 그 안에 작은 절이 있거든요. 이제 새해이기도 하고 그런 전통이 있어서 그런지 소원을 적은 종이들이 가득가득 메워져있더라고요. 재미삼아 저도 운세를 뽑아 소원을 빌어 종이를 기둥에 묶었어요. 많은 사람들이 쓴 소원들은 보통 비슷하더라고요.

'행복해지고싶어요'

그게 대체 뭐길래 그렇게 간절히 원하는걸까요?

아마 이건 알지 못할것 같네요.


작업은 별로 순조롭지 못하네요. 이대로라면 졸업학점이나 채울수 있을지..

태생이 빠릿빠릿하지도 못하고 성미가 급하질 못해서 남들보다 천천히..그리고 꼼꼼하게 하는 정신병이 있어서..수십번을 고쳐도 모자란 기아상태에 허덕이고 있어요. 정신병이에요 어디가 아퍼서 이래요. 적당히 하면 될것을 마치 세상 오늘 끝나는 것처럼 그러네요. 병이에요 병..

그래도 언젠가 끝내겠죠. 모든 일에 시작과 끝이 있듯이...

참 신기한것 같아요.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는 여러분들 상상하면서 이렇게 재미없는 넋두리를 새해인사라고 하고 앉아있으니..허헣헏..아침이네요 벌써 일곱시가 넘었어요. 잠시 후에 머리 감고 학교 가야겠어요. 1월 2일이네요 벌써

2014년 하루가 벌써 지나갔고 두 번째 날이네요..바뀌는거라곤 휴대전화 달력이랑 다이어리 속지뿐이겠어요.

저는 여전히 밤낮이 뒤바뀐 생활중이고 매일을 패닉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정신챙길 정신도 없어서 그냥 넋놓고 다닌답니다. 그러다 매번 내릴 정류장을 지나치고 그것도 모자라 버스요금을 미처 꺼내지 못해 내릴 입구에서 주섬주섬 동전지갑을 열다 동전을 다 떨구는 진상짓도 해요. 보통이 아니죠? 그러다 자빠지고 미끄러지고..

이상하게 알고있는데..분명히 알고는 있고 이렇게 해야지 하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다이어트 해야지..담배를 끊어야지, 술을 줄여야지..운동을 해야지하며 다짐을 한다고 해요. 저는 어차피 못지킬거 하지말자고 살아왔는데 올해는 저도 하나 다짐하려고요.

졸업하고나서 시작되는 덕자의 청춘 3막에서는 최대한 내가 감당할 수 있을만큼의 리스크를 껴안고 그림만을 생각하며 그림만을 위하고 작품만을 위해 살아보자...

하고 목욕하면서 생각했어요.

정말로 저 자신만을 위해 살기로 작정했어요.(자꾸 얘기하는 이유는 말해놓고 안지켜서 내가 너무 한심해서 자꾸 세뇌시키는중. 이기적으로 살자 이기적으로 살자 이기적으로 살자 이기적으로 살어) 제가 그동안 너무 내 아름다운 인생을 낭비한것이 아닌가...하는 회의감도 들면서 다시 해 볼 수 없는 진귀한 경험을 해봤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사람을 너무 믿는 것도 바보같지만 사람을 너무 못믿는것도 지나친 염세주의자가 아닌가싶어서..중도의 길을 걷겠다며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몇 년을 버텼는데 이제 질려버렸어요. 의식의 흐름대로 사는게 꼭 나쁜건 아니잖아요..그냥 그렇게 살죠 뭐.

새로운 다짐들이 또 얼마나 지속될것인가는 나도 모르겠지만 여러분...인생의 기준은 누가 정해주는게 아니잖아요. 내가 만족하면 된겁니다. 삶의 무수히 많은 빈 칸을 채워가며 굳이 그 답이 남들과 달라 틀린건 아닐까 하는 생각은 하지마세요. 그대로도 충분히 아름답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갈고 닦으며 나라는 보석이 아름답게 빛날 수 있도록 노력해봐요..저도 여러분의 인생을 응원해요...


그럼 저는 다시 제 굴속으로 들어갈게요. 많은것 원하지 않아요..조용히 그림그리고 글쓰면서 살고싶어요. 친구가 단 한 명도 없어도 좋고 나를 사랑해줄 사람이 없어도 좋으니 내 인생을 방해하지만 말아주세요. 장애물도 더이상 그만 놔두세요. 저 자꾸 다치잖아요. 이 소원은 제발 좀 들어주세요...저는 배로 갚을거니까요. 두 배, 세 배..더 갚을거에요. 그러니까 저 좀 도와주세요..그러고나면 내 남은 인생 다 베풀고 살게요. 진짜에요. 약속 엄지꾸욱.


안녕

가끔 영화얘기도 하고 그래요. 그 얘기뿐이 해드릴게 없지만..헤헿 보잘것없는 인생이라

그래도 재미있게 해드릴게요. 지지않아요 저는

맛있는 세 끼의 식사, 병들었지만 건강한 목표, 지지 않는 승부욕, 발끈하는 정의로움.

다 가진 저는 진짜 부자네요..허허허헣

2014년에는 행복한 일 한가지씩 생기도록 소원빌어드릴게요. 건강하세요^^



전 정말 괜찮다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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