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감독의 마더 보면서 데이빗 핀처가 제일 먼저 떠올랐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마무라 쇼헤이의 복수는 나의 것이 떠오른다. 이마무라 감독 영화의 주제가 살인이나 스릴러는 아니고 인간 자체이지만.
어쨌건간에 이 영환 대박이다. 대박이라는 단어도 모자라고 뭐라고 말해야하지? 아무튼 걸작, 명작. 이런 단어도 모자라고.
시네마테크에서 상영했을때 너무 좋아서 상영 회차 전부를 보았던, 그 넘치는 에너지에 진이 다 빠졌던 그런 엄청난 작품.
그저 영화라고 하기엔 모자란 예술 그야말로 예술! 이마무라 감독에게 결정적으로 중독되게 만든 작품이자 오가타 켄에게 빠지게 한 작품. 뭐라고 칭찬을 더 퍼붓고싶은데 더 쓰면 이거 원 싸구려로 보일것 같아서
복수는 나의 것은 오프닝부터 엔딩의 뼈가루가 멈추는 순간까지 한 장면도 놓쳐선 안된다. 버릴것도 없다. 이런 영화? 일본에서 다시 나올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걸 만든 이마무라도 대단한 범인이지만 그런 캐릭터를 연기한 오가타 켄은 더 범인이다. 이 두 사람 미치광이라는 단어에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태연하게 사람을 죽이고 자신의 오줌으로 손을 닦는 이 남자를 보라. 나는 그 장면에선 눈을 감아버리고 싶었다. 전무후무한 연쇄살인범 캐릭터이자 이보다 더 건조하고 차거울수없는 디테일들. 추리 소설을 보면서 나중에 스릴러 작품을 만들고싶단 소리를 그렇게나 많이 했었는데 이걸 보곤 그 소리가 쏙 들어갔다. 내가 하고싶은 비주얼을 이마무라가 이미 했고 그 이상의 엄청난걸 만들어놓았기 때문이다.
만약 이게 단순한 미치광이 연쇄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루었다면 이렇게 평가받을순 없었을거다. 영화를 차근차근 보다보면 이 영화가 보통의 영화들이 쓰는 카메라 앵글을 깡그리 무시하고 있다는걸 발견할수 있다. 보통의 스릴러 영화에서 쓰는 기법들을 철저히 무시하고 다큐멘터리 화법을 픽션에 쓰는 이 남자를 뭐라 해야할까. 게다가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오가타 켄은 어떻고? 두 괴물이 괴물같은 영화를 만들어냈다. 게다가 이 영환 단순한 살인극도 아니다. 그 안에 일본 사회와 인간들의 더러운 밑바닥을 보여주고 아버지 세대에 대항하는 남자의 개인적인 고뇌도 들어있다. 오가타 켄의 캐릭터가 크다고해서 다른 군상들이 무시되지도 않았다. 게다가 군데군데 꽉 차 있는 이야기들도 버릴게 없다. 오가타 켄의 표정이나 손가락이 움직이는 모양까지 모두 하나 놓칠수가 없다. 어떻게 이럴수가 있지? 이게 말이 되는건가? 정말 불쾌하기 짝이없는 전대미문의 영화를 만들어낸 두 남자는 얼마나 통쾌했을까! 부럽고 질투가 난다. 아마도 죽을때까지 잊을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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