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암동에 있는 아리랑시네센터에서 4월 14일 드뎌 이웃집남자 상영이 끝났다. 3월 18일에 개봉해서 한 달 채웠으니 이정도면 롱런이다. 옛날에 박하사탕을 보고 생선비린내가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적이 있다. 으레 그런 느낌을 주는 영화들이 몇 개 있다. 날생선같은 영화들..이건 정말 오랜만에 본 구역질나오는 영화였다. 구역질나는 영화는 두종류가 있는데 필름이 소실되어서 지구상에서 사라졌음 하는거랑, 더 많은 사람들이 보고 다같이 한바탕 토하고 깨끗한 위장으로 맑고 투명하게 살았음 하는 그런..이웃집남자는 후자다. 주인공 상수는 영호보다 더 상스럽고 제도권에 물들어있는 파렴치한 그러나 이 자본주의 대한민국의 경제논리를 가장 잘 이해하고 물들어사는 남자다. 상수 이 아저씨가 아내의 불륜을 목격할때쯤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어이 아저씨,,이제 천박하게 자본주의 바둑알 타령은 그만하고 순수하게 투쟁하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목걸이를 선물하려했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으려나요....그렇게 약간의 희망이 생겼던것두 잠시,,불교의 교리에 따라 사필귀정하여 부인을 위해 와인도 사고 반찬거리도 챙겼더만 또 다시 불교의 교리에 따라 인과응보가 된 셈이다. 뭐 동정하는 맘은 생기지 않았다. 그리고 이건 블랙코미디도 아니고 유쾌한 영화두 아니다. 세상은 너무 빠르게 바뀌어가고 사람들은 너무 빠르게 그 사회의 룰에 적응해 나간다. 아무리 착하고 소박한 삶을 살고자 노력해도 나쁜놈이 더 잘자는 것도 이 사회의 모순이요 어른들의 진리라는 것이다.
이 영화를 연출한 장동홍 감독은 파업전야를 만들었던 그 분이요 각본은 천명관이 썼다. 옳다구나..그래서 이렇게 비릿한 향기가 났구나. 이보게들 고래란 소설을 읽어본 일이 있는가? 빨간 표지에 거대하게 고래라 적힌 표지를 가진 소설인데 천명관이란 작가의 상상력, 그리고 그 거대하고 괴이한 운명의 소용돌이를 대범한 필치로 써내려간 글이다. 그리고 이 영화도 문학작가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들이 으레 그렇듯이 빈 틈없이 텍스트가 담겨 있다. 물론 이 영화에서 구역질을 느끼게 만드는데 가장 큰 공을 세운건 당근 윤제문이다. 미인촌이 즐비한 골목 막창집에서 소주 한 잔 하며 여자가 어떻고 땅이 어떻고..하고 있을 것 같은 남자를 느끼게 만들 수 있는 것은 이 남자뿐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아, 훌륭한 어른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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