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저지 태생의 예일대를 졸업한 똘똘한 청년 토드 솔론즈는 26살에 첫 단편을 발표한다. 그로부터 10년후 선댄스에서 화제를 모았던 두 번째 장편 웰컴 투 더 돌하우스는 촌닭에 왕따인 소녀 돈 위너의 이야기를 다뤘다. 예쁘고 귀엽고 사랑스럽게 자란 소년 소녀들에게 이 비뚫어진 성장 영화가 생각보다 특이한 영화로만 여겨지겠지만 아마도 나같은 인종들에겐 동질감이 우수수 떨어지다 못해 지옥같았던 10대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린 아이들이 어릴때 하던 유치한 행동들을 어른이 되면서 자연스레 이별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는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은 나의 크나큰 착각이었다! 어릴때 자신보다 못생긴 친구를 못살게 굴거나 하찮다고 여기던 애들은 커서도 그러고 있다!
이 영화가 특별할수 있었던 이유의 8할은 헤더 마타라쪼의 특A급 찌질이 비주얼 때문이다. 못난 안경에 못난 얼굴에 통통한 몸매. 모든게 착하지 못한 그의 외양과 성격들이 주변 친구들의 신경을 긁는다. 돈 위너같은 소녀들은 한창 예민할 시기에도 혼자만의 사색이나 사소한 행복을 제대로 누릴수조차 없다. 못생겼다는 이유로 학교와 집에서조차 소외당하는 돈에게 세상은 힘겹지만 견뎌내야할 공간이다. 고등학교에서도 너는 욕을 먹겠지만 중학교때만큼 아니라는 조언을 해주는 오빠. 그리고 스쿨 버스안의 친구들과 동떨어져 홀로 노래 부르는 돈. 이 작고 귀여운 소녀의 세상은 어째서 이런 회색일까.
토드 솔론즈의 영화들은 울적하기는 하나 대게 현실적이다. 그리고 지독하게 시니컬하다고 해야할까. 돈은 끊임없이 주변인들에게 존재를 확인하고자 하지만 그녀에게 돌아오는것은 날카로운 욕설과 because you are ugly같은 말들뿐이다. 엔딩에서 느꼈던건 토드 솔론즈의 확고한 외침, 너는 가시밭길을 걷고 똥밭에 굴러도 지겹게 살아가야해..

아 너무 슬퍼서 녹아버릴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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