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 이맘때 보기 좋은 영화
그리고 항상 이맘때 생각나는 영화..
스카라, 피카디리 등이 정상영업을 하던 시절에 개봉한 영화로 내가 고등학교때 정말 좋아하고 동경했던 여자 이나영이 나온다. 조승우는 춘향뎐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19금 영화라 보진 못했고..ㅎㅎ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마음이 싱숭생숭할때 외롭거나 답답한 마음이 느껴질때..후아유를 보면 약간 채워지는 느낌? 좋다. 여의도 63에서 찍은건데 그 주변의 정경이나 빌딩의 모습이 너무 초겨울의 느낌. 아주 좋다. 조승우가 혼자 부르는 노래도 좋고, 이나영이 수영하는 모습고..그 특유의 웅얼거리는 발음이나 어눌한 자세와 표정도 좋다. 딱 이나영표 연기,,조승우도 너무 파릇파릇하고 생소하면서도 따사로운 느낌..
조만간에 살~짝 더 추워지면 한 번 더 보려한다.
내 나이대 정도의 청춘들이 보기에도 참 좋다. 여러가지 삶의 고충들이나 20대 중반에 느낄법한 인생의 전환점들. 그리고 이성뿐만 아니라 인간과 맺는 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에 대한 것들..그것에 대한 질문과 풀어가는 과정들..
참 돌이켜보면 정말 유럽스타일의 쿨한 영화가 아니었나..한다.
지금은 이나영이 정체성없이 표류하는 느낌이 없잖아 있는데..이때만큼은 정말 확고한 고집있는 청춘스타로써 자리매김하던 시절이었는데..당시 나의 소녀시절에 이나영을 우상으로 생각하지 않는 여자애가 없었을 정도...
아아 그립다. 입김 뿜어나오기 시작하는 계절에..원인 모를 두근거림과 누군가에 대한 설레임..
새로운 시작과 새로운 계절..새로운 사람...새로운 사건....
아,,.,,그립구나.....



유독 이 영화가 사람을 못 끈데에 아쉬워했다. 조승우때문도 최호때문도 아닌 차승우 때문에! 너란 남자 때문에 유독 재미있게 보고 즐겼던 이 영화가 더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끓지 못한 점이 너무 아쉬웠다. 지금은 문샤이너스에 있는 차승우는 노브레인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 그리고 음악을 만드는 사람이었다. 99년이었을거다. 지겨운 또래들에 흥미가 없었던 나에게 책이나 잡지, 그리고 영화는 유일한 해방구였는데 용돈 모아서 1주일에 한번 영화관에 가는것 이외에 유흥거리는 몰래 빌려보는 만화책과 어른들이 보는 잡지였다. 엄마 몰래 본 패션지에서 쌈지 사운드 페스티벌에 대한 소개가 실렸고 먼 데라고는 고작 10정거장 정도의 잠실뿐이었던 나는 노브레인이나 백현진이란 사람이 누구인가에 대한 궁금증에 안달이 나 있었다. 당시엔 홍대 드럭을 중심으로 한국 인디씬의 움직임이 깨나 거세게 돌아가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도 노브레인이 들고 나타난 청춘98은 가히 획기적인 조선 펑크였다고 해도 오버가 아니다. 그렇게 홍대를 놀라게 하고 펑크 매니아들을 놀라게 했던 차승우가 노브레인을 떠나 잠깐의 공백기를 가진 후 문샤이너스란 이름으로 돌아왔다.
고고70 캐스트에서 차승우란 이름을 보고 적잖이 놀랬다. 내가 아는 그 차승우는 아니겠지 했는데 진짜 그였다. 패션에 관심이 많은 그답게 패셔너블한 모습으로 등장하더니 내지르고 뿜고 별 걸 다한다. 내가 이걸 보고 나와서 든 생각은 이건 분명히 호불호가 갈릴만한 영화겠구나하는 생각이었다. 영화에 대해서는 사실 할 말이 별로 없다. 최호 감독이 소울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처럼 영화는 파워풀한 에너지를 우리 모두 이 시대에서 제대로 뿜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이자 조심스러운 제안들이었다. 나는 동의한다. 모두 미치광이가 되어 맨발로 춤을 출수야 없겠지만 참 시기적절한 영화 아니겠는가.
조승우는 제 역할 다 했고 조연들도 그럭저럭 좋았다. 나는 차승우가 나오는 장면에선 멍한 상태로 눈이며 코며 입이며 모두 기억하고자 애썼다. 그는 문샤이너스와 자신의 음악 토대 위에 고고70을 그렸다. 배우가 아니라 뮤지션으로서 함께한 영화에서 차승우의 모습은 너무 예쁘다. 혹자는 문샤이너스에게 비아냥을 보내고 차승우에게 변했다는 말을 한다. 우리는 간혹 몰이해와 오해 속에 사람들을 판단하지 않나? 그 누가 자신이 아닌 타인의 심정을 모두 이해할수 있을까. 차승우는 변한게 아니라 성장한것뿐.
청춘은 불꽃이라고 하지 않던가, 이들처럼 활활 태우고 남은 재로 여생을 살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을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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