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츠타야에 들러 빌려온 요코미치 요노스케 dvd

이렇게까지 재미있고 슬플줄은 몰랐다. 감독이름은 확인을 못하고 코라 켄고랑 요시타카 유리코가 캐스트란에 써있길래, 재밌겠다..하고 그냥 빌려왔는데..포풍눈물을 쏟게 될 줄이야ㅠㅠ 슬픈 영화가 아님에도 불구하고..난 이런 드라마 영화들이 너무 좋다. 한겹 한겹 천천히 쌓아올려 마지막에 감정의 소용돌이를 조용히 아래로부터 위로 길어올리는 영화들..





요코미치 요노스케라는 심하게 우스꽝스런 이름..아마 이 이름은 일본 전국 어디를 가도 존재는 하겠으나 찾기는 어려울듯..난 이 이름을 처음 봄ㅋㅋㅋㅋㅋㅋㅋ이름이랑 캐릭터 싱크로가 너무 잘맞아,,선생님이 말씀하시던 캐릭터에겐 꼭 어울리는 이름이 존재해야한다. 한 번 들으면 기억하기 쉽고 임팩트가 강한 이름...바로 이게 그런 이름인듯. 임팩트가 심하게 강하다보니 극중에서도 요코미치를 만나는 모든 친구들은 그의 이름을 두 세 번씩 되뇌이면서 웃기다고 놀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같아도 놀림ㅋㅋㅋ이름이 너무 웃겨요ㅠㅠ







이야기는 나가사키의 한 시골에서 도쿄로 상경한 요코미치 요노스케의 도시 적응기다. 촌빨 날리는 스타일과 더욱이 촌빨 날리는 행동으로 주변인들의 웃음을 사곤하지만 비아냥이 아닌 순진무구한 그의 행동에 대한 경이로운 마음에서였을 것. 계산없이 행동하고 있는 것을 내어주는 순수한 마음가짐과 행동들이 주변을 밝게 만든다. 너무나 평범하고 평범하다 못해 어디에나 있을법한 요노스케의 평범하고 지극히 평화로운 일상들이 엮인 화면들이 내게 주는 평화로움, 그리고 그 순도 백프로의 안정감은 어디에서도 찾기 어려울듯하다. 너무나 오랜만이다. 이런 소박하지만 꽤 밀도 높은 영화. 감독 이름을 미처 확인 못 했었는데 글쎄 이 영화의 연출은 오키타 슈이치가 했단다. 남극의 쉐프와 딱따구리와 비를 만든 그 감독. 우리나라에서 누군가 봉준호와 비교하던데, 봉준호과는 아니고 내가 보기엔 야마다 요지 계열이다. 21세기의 야마다 요지 감독같다. 딱따구리와 비를 볼 때 까지만해도 누군가와 닮았다..닮았다싶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그런 확신이 들었다.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 연출한 감독) 거대한 굴레가 없고 깨부숴야만하는 전통도 없으며 하지 않으면 안되는 불문율도 없다. 남극의 쉐프에서도 그랬고 딱따구리와 비에서도 그랬으며 요코미치 요노스케에서도 그 자신만의 장기인 평범한 일상들을 평범하지 않은 화법으로 풀어낸다. 일상들을 쌓아올려 클라이맥스에 터트리는 것도 야마다 요지와 견주어보아 부족함이 없다. 야마다 요지는 아직도 이런저런 호불호가 갈리는 감독이랄 수 있겠지만(작품성과 예술성 등으로..) 꾸준히 남자는 괴로워 시리즈를 만들어왔고 그 영화속 주인공과 주변풍경을 통해 일본인의 향수를 자극했다. 난 이 영화에서도 그걸 느꼈다. 일본인들이 잊고싶지 않은 붙잡고싶어하는 그런 향수를 자극하는 어떤 잊지 못할 감정에 대해 느꼈던 것.





영화에는 지금 일본영화계에서 핫한 배우들이 3명 등장한다. 코라 켄고와 아야노 고, 그리고 요시타카 유리코.요시타카 유리코는 노리코의 식탁으로 알게된 배우고 코라 켄고는 뱀에게 피어싱을 통해 알게된 배우..그 뒤로 난 코라 켄고가 나온 영화는 다 봤다. 나도 모르게 빠수니 된듯..




코라 켄고가 이러고 나온 영화.

부산영화제에서 보게되었고, 두 배우는 전혀 나한테 지명도가 없는 배우라 순전히 아라타 보려고 본 영화였는데 코라 켄고나 요시타카 유리코나 심하게 강한 캐릭터로 나오는 바람에 세 배우의 모습에 넋이 나갔던 영화. 근데 찾아보니 이 영화 2011년에 한국에 스네이크 앤 이어링이란 이름으로 개봉을 했네..ㅋㅋ 미친거 아님? 이미 뱀에게 피어싱이란 이름으로 인지도가 높은 영화를 이게 왠 삼류 에로영화같은 네이밍센스? 요시타카 유리코가 이 영화 촬영했을때 만 19세인가 20세인가 그래서 어린 배우에게 너무 과도한 연기를 시켰다는 이유로 일본 영화계에서 꽤 문제작이 됬었는데 퀄리티는 아주 좋았다. 자극적이고 수위높은 장면에 대한 충격보다는 코라 켄고가 연기했던 아마라는 캐릭터가 나를 설득시켰다는 점..요시타카 유리코도 강렬한 연기를 했지만 코라 켄고가 한 연기는 그보다 한차원 높은 센 연기였다. 위험하고 불안정하며 폭력적이고 위태로운 남자..어딜 봐도 호감이 갈리 없는 이 남자에게 결국은 설득당함..그 정도로 연기를 어마어마하게 잘했슴..이번 영화에서 두 배우의 케미는 작살이다 그야말로. 5년 전에 함께 연기한 이후로 두 번째 맞는 공연인데, 대단한 케미를 보여주었다. 그만큼 둘이 현장에서 매우 합이 잘 맞았다고 한다. (인터뷰까지 찾아보는 열정...ㅋ....) 두 사람 모두 천진난만하고 사랑스러운 사치코와 아이의 순수함과 열정을 그대로 간직하고 어른이 된 요노스케에 대한 캐릭터 이해부터 애정까지 부족하지 않았다. 그게 모두 연기로 드러났고...또 이 작품은 실제 나가사키 출신인 요시다 슈이치의 소설을(악인, 퍼레이드, 동경만경 등) 원작으로 실제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인 마에다 시로와 오키타 슈이치가 극본을 공동 집필했다. 아마도 그런 자연스러움들이 영화에 베어있어서 그런가 리얼리티는 살아있으면서도 굉장히 푸근한 드라마가 되었다. 아..극중에서 요노스케가 나가사키로 잠시 돌아가는 씬이 있는데 거기서 부모님들이 나가사키 사투리를 심하게 써서 자막이 없이 보는데 굉장히 힘들었다ㅠㅠ...대답하는 부분 들에서 대충 이런 이야기를 하고있구나 추측하면서 봄.



요노스케 요코미치.

보면서 참 좋았던건 나의 예전 시절을 많이 떠올려보았다는것...극 중에서 사는 아파트 옆집이 빈집인줄 알았는데 누군가 살고있었던..그 집 주인이 아라타인데, 그는 사진작가로 나온다. 그를 통해 사진기와 사진에 관심이 생긴 요노스케는 사진작가가 되길 꿈꾸며 사진을 마구 찍어대는데 그 사진들이 엄청나게 마음에 들었다.

영화는 과거 대학시절의 요노스케와 그의 친구들, 주변인들을 그리면서 현재 그들의 이야기들도 함께 담는다. 과거회상씬과 더불어 현재를 사는 친구들의 성장한 모습들도 나오는데..이상하게 요노스케는 등장하질 않는다. 친구들의 이야기 속에서만 등장할뿐이지..그 이유는 마지막에 공개된다. 누군가를 추억하는일이 너무나도 행복한 일이 될 수 있다는게 그들의 미소나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따스하게 담겨있다. 그런 휴먼드라마적인 요소들이 이 영화의 강점. 나는 이런 디테일하고 일상적인 부분들이 모여진 드라마가 너무나 좋타ㅠㅠㅠㅠ완전 내 취향저격 영화였슴ㅠㅠㅠㅠㅠㅠ자막 없이 볼 수 있을 정도로 특별하게 어려운 일어는 나오지 않음. 그러나 나가사키 부분은.......

사치코라는 부잣집 딸래미와 엮여 그녀의 멋진 남자가 되어주는 요코미치. 결국 둘은 결별하지만 그 소중했던 추억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역 근처와 동네 어귀에 남아있다. 사치코가 마지막에 택시 안에서 요코미치의 어머니가 보내준 사진들을 보면서 그 뒤로 스무살 혹은 열아홉살의 두 사람이 거리로 사라지는데 너무 울컥해서 콧물이 질질 흐르도록 울었슴ㅠㅠㅠㅠㅠ감독님이 연출을 너무 예쁘게 잘하셨다. 전혀 소녀취향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예쁘고 따듯하고...정말 간만에 너무 좋은 영화 만났다..




맡는 역할마다 가능성 그 이상을 보여주는 코라 켄고..현재 활동하는 동년배 주연급 배우들(이라기엔 폭이 넓은) 무카이 오사무(31세), 미우라 하루마(23세), 마츠다 쇼타(27세), 마츠야마 켄이치 (28세), 오카다 마사키(23세), 오구리 슌(30세), 에이타(31세)에 비교해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일본도 신예 여배우들이 나오기 어려운 환경인데 (아직도 30대 중반 여배우들이 인기 톱에 있는걸 보면 일본도 어지간해서 신데렐라가 탄생하지 않음..) 남자배우들은 해마다 한 두명씩 대어들이 등장한다. 차근차근 조연을 맡다가 소라닌부터 주연급이 되었다고 생각하는데 이치하라 하야토랑 나온 박스도 좋았고 히로키 류이치 감독의 경멸도 좋았고, 고역열차도 아주 좋았슴..작품 보는 눈이 예사롭지 않다. 아직 25살인 어린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안목이 좋아. 2013년에는 엄청나게 작품들이 대기중이다..그만큼 핫한 배우임




별 볼 일 없는 배우였는데 토다 에리카랑 사귀고 나서부터 주목받은 아야노 고, 항간에는 아사노 타다노부를 잇는다는 소리도 들리지만 지금 오빠가 나이가 들어서 그렇지만 20대 필모그래피를 보면 지금 연기하는 20대 배우들하곤 비교가 안 되는 위엄을 가지신 분. 누구도 그를 뛰어넘을 순 없슴..

어쨌거나..아야노 고는 얼굴보다 목소리가 쩔어요....저음이 아주 매력적..





정말 귀여웠던 코라 켄고ㅠㅠ...주변에 이런 친구가 있다면 너무나 행복할듯하다...




이거 버릇임

약간 머쓱할때나 기분좋은 일은 티나지 않게 이야기할 때 턱을 들이밀고 입을 합죽이처럼 만듦ㅋㅋㅋㅋㅋ



이것도 버릇ㅋㅋㅋㅋㅋㅋㅋ웃을때 코가 하트모양이 되면서 입이 만개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요코미치 요노스케를 보고 찌질하다 생각될 수도 있는데 이렇게 멋진 남성임

다른 남자배우들에 비하면(??) 스캔들이 적은 편인데 줄곧 모델들하고만 나는거보면.....너란 남좌..눈이 높구나...ㅠㅠ......



이 영화는 참고로 러닝타임이 2시간 40분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고 더 지속되었으면...하고 바랄 정도다.




덧붙이면.


여기서부터 스포일러











요노스케가 극중에서 전철에서 선로로 추락한 사람을 구하려다 죽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건 실제로 2001년 1월 26일에 일어난 일이다. 당시 고려대학교를 졸업하고 아카몽카이 일본어학교에 유학하던 한국인 유학생 이수현씨가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귀가하던중 신오오쿠보역에서 취객을 구하려다가 사망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함께 했던 카메라맨 세키네씨도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너를 잊지 않을거야란 영화는 실제로 이수현씨를 모델로 그의 이야기를 만들었는데, 요노스케 이야기는 카메라맨 이었다는 설정만 빌려왔다. 실제로 죽은 세키네씨는 나이 지긋한 40대 중년이었고..그에 대해 알려진바는 거의 없다..






아라타ㅜㅜ님은 좀 짱인듯ㅜㅜ 너므 멋있었다. 전에 누구였지? 지인이었나. 살인자여도 사랑할수 있냐고 물었을때 당연히 그럴수있다고 대답했는데. 아라타같은 남자면 살인자여도 상관없을듯. 이 남자가 날 죽였으면 좋겠다. 뭐 이런 느낌도 들고
루이가 그랬던것처럼 나도 당연히 그런 마음이 들 것 같다. 원작을 안봐서 얼마나 재미있는 소설인지 잘 모르겠지만은 영화는 괜찮은편. 후지와라 타츠야랑 오구리 슌이 불량배로 깜짝출연한것도 완전 서프라이즠ㅋㅋㅋ
아니 그런데 이 영화 소개가 고독한 20대 여성의 섬세한 내면 어쩌고 해놨는데 주인공 루이는 갸루에 시바상의 정신세계는 보통의 것과는 전혀 다르고 아마도 펑크족에 약간 정신 이상에 둘 다 양성애자이고 이건 보통의 젊은 20대가 겪을법한 이야기는 아닌것 같은데~보편성이랄것도 전혀 없고말이야. 특히나 평민들은 부러진 이빨을 부셔서 가루로 만들어 먹는 여자의 심정이나 말보로 자국을 내고 향을 꽂은 살인마에게 그다지 공감하지 못할것같애.
차분한 분위기 너무 좋은데- 텐텐에 나왔던 요시타카 유리코, 히로스에 료코 닮아서 너무 예쁘게 봤는데 아직 88년생. 이 어린 여자애한테 그렇게 높은 수위를 요구하는게 정상인가? 가끔 의문도 들고. 여러모로 의문투성이인 영화. 느낌 느낌 느낌 좋다는 말은 아무나 아무렇지 않게 내뱉을수 있는 의뭉스러운 말이고..소설을 읽어봐야 다른 부분도 모두 이해할수 있을것 같다.
파격적인 이야기와 묘사들. 어쨌든 결론은 아마가 굉장히 사랑스러운 캐릭터이고 아라타는 영화를 계속 찍어야 한다는 말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