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기전에 마지막으로 갔던 부국제에서 봤던 <엄마 시집보내기>. 재일 3세인 오미보 감독의 여성영화로 피프광장(해운대)에서 미야자키 아오이도 봤던...(꺅꺅)

최근에 드라마 연구하면서 다시 보게 되었는데, 물론 전체적으로 아주 훌륭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영화라 할 수 없지만 기승전결이 있는 완벽한 여성(女性向け)드라마였다. 원작은 사쿠노 쯔키네의 온라인 소설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영화 개봉 이후 같은 제목으로 소설이 번역되어 출간되어있다. 일본에서는 그 이후의 이야기를 담은 소설도 영화 개봉에 맞춰 출간되었지만 국내에서는 소식이 없다. 나도 이 이후가 궁금한데..


젊었을때 미모가 웬만한 아이도루 뺨치는 오오타케 시노부가 철없는 엄마를, 오래 전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전차를 타지 못해 집과 그 가까운 주변에서만 활동하는 딸을 미야자키 아오이가 연기했다.








이제 갔겠지..하고 우유 먹다가 켄지를 발견하고 표정이 굳어지는 츠키코

귀여워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지금 동년배 배우들 사이에서는 (아오이 유우, 우에노 주리, 나가사와 마사미, 이노우에 마오, 아야세 하루카-다들 동갑이거나 한 살 차이) 가장 영화작업을 많이 하고 있고, 대중과 마이너를 아우르는데다 적당한 티켓파워도 가지고 있는데...다케우치 유코처럼 결혼하기전에는 여배우 파워랭킹이나 20대 여성이 가장 닮고싶은 여배우 순위에서 (이상하게 일본은 이런 랭킹 매기는게 엄청 많고 자주하고 또 의외로 영향력이 있다;;) 항상 톱을 차지했었는데ㅠㅠ 이미 <엄마 시집보내기>를 찍을때 즈음에는 관계가 악화되어 있을때였고 <신의 카르테> 찍을때는 별거하던 시절이라...

이거 찍으면서 얼마나 마음고생이 영화 외적으로 심했을지...빠심이 불타오른닷....




전형적인 모녀드라마다.

엄마가 시한부 인생을 살게 되면서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게 되는..

그런데 한가지 장치가 독특했는데 그게 바로 츠키쨩의 전차를 타지 못하는 병이었다. 엄마가 왜 자꾸 그녀를 밀어붙이는걸까. 싶었는데 이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엄마가 딸의 독립과 장래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었다는 것은 복선으로 작용해 더 마음을 아프게 한다.

두 여배우의 좋은 연기와 조화로운 느낌도 너무나 좋았지만





키리타니 켄타가 맡은 켄지역이 정말 일품이었다. 요근래 밉지 않은 밉상에 관한 캐릭터연구를 하고 있었는데 이 켄지라는 캐릭터는 초반에 좀 밉상이지만 (그 외향적인 것으로 인해) 갈수록 진국임이 드러난다. 보통 많은 시나리오에서 쓰이는 장치인데 겉모습에서 오는 불쾌함으로 인해 상대방이 겪는 인지부조화의 모순이 갈등을 일으키고 점점 그 갈등이 해결되어가는 구성이 보는이로 하여금 상당한 설득력을 갖게 하는 것. 켄지는 흡사 제임스 딘과 같은 친삐라(양아치) 행색을 하고 다니지만 그 이유는 돌아가신 할머니에 의한 것이었음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는 엄마를 진정으로 사랑하고 있으며 꽤 성실하고 부엌을 깨끗하게 사용하는 등, 츠키쨩이 처음에 가졌던 선입견으로 인해 다가가지 못했던 갈등들이 점차 풀어진다. 이 극적인 장치는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속에서 사용되어지고 있으며 백전백승의 무기이기도 하다.





결국 엄마가 세상을 떠나기 전 츠키쨩은 세상을 향해 한 발을 내딛게 된다. 닫혀진 세계 속에서 바깥으로의 탈출은 유의미한 발걸음으로 엄마와 단둘이 겪는 마지막 큰 '일'(出来事)이기도 했다.

엄마와 딸은 많이 알고있는것 같으면서도 서로의 내부를 전혀 모르고 있기도 하다. 그 날까지 서로에게 보여지는 모습만을 알고자했던 둘은 한사람의 인물을 통해 딸이 엄마에 대해 엄마가 아닌 요코라는 여성을 알게 해주었고 요코는 츠키라는 자아의 깊은 상처에 대해 스스로 꺼내어 치유하기를 원했다. 모녀라는 이름으로 맺어진 인생이지만 서로 친구로써 존재할수도 있었던 두 여자의 이야기.

정말 즐거웠다.

아주 평범하고 일상적인 이야기들이었지만 눈물이 핑-돌만한 구석이 있었다.








귀여워서 퍼옴

강아지가 중간에 담석때문에 한 번 쓰러지는데(?) 개키우는 입장에서 매우 마음이 아팠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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