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 재밌다길래 여기저기서 하도 재밌고 간만에 괜찮은 독립영화가 나왔다길래 재능있는 감독이 나온 것 같다길래 봤다. 드디어 봤다! 보려고 보려고 몇 번을 벼르고 별렀는데 드디어 드디어 드디어! 상상마당에서 봤다. 가니까 로비에 조영각님도 계시더라. 요새 안그래도 독립영화 위기다 뭐다해서..항상 트윗도 보고 있다. 요샌 경계도시2 때문에 바쁘신가? 아니 해효님이 더 바쁘실듯. ㅎㅎ 아무튼 이걸 드뎌 봤다. 안보면 계속 우울해지고 보고싶어 죽을 것 같으니까..결국 봤지롱.
음................음.....................음...................내가 신인 감독 영화를 보고 놀랬던게 언제더라? 음...
백승빈, 프랑스 중위의 여자 봤을때. 류승완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봤을때. 노동석의 마이 제너레이션 봤을때. 사실 놀랐다기보다 이제껏 모두 눈돌려온 현실에 대해 그나마 리얼리티를 겹겹이 쌓은 유일한 장편이었기 때문인가? 민용근의 도둑 소년, 이태성의 십 분간 휴식.....피터팬의 공식..
음......신선함. 재치. 센스. 둥글게 둥글게. 모난돌..
사실 장건재 감독을 만나기 전까진 그가 어떤 사람일지 상상이 안되었는데 영화를 보고 난후에 갈까 말까 하다가 걍 좀 들어봐야겠다싶어 남아서 얘길 들었다. 꽤 자부심이 강하고 자신감있어 보이는 청년이었다.
여기서 칭찬하고싶은 점은 회상씬을 무진장 잘 인용했다는 것, 특히 젤 칭찬하고싶은 건 라면 물 올려놓고 누워있다가 그 다음 씬에 미정이 방문을 열고 들어오는 것이나, 미정이랑 한창 사랑해 쪽쪽하는데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서 있다든지 하는 장면. 요것 참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본인의 입장에서 시나리오를 썼기때문인지 몰라도 플래시백이 너무 효과적으로 잘 쓰여서 이 감독의 적절한 편집 방식이 무척...매력 있어! 큰 사건이라봤자 초반에 미정이 아빠가 깽판 치는 것 정돈데 그 나머지 전개와 클라이막스를 평범한 구성과 회상만으로 강약을 조절했다는데 큰 점수를 주고싶은 것이다. 왜 우리는 메이저 영화에서 종종 극적 장치에 쓰이는 도구에 대해서 너무 번잡한게 많다고 생각하지 않나? 독립영화가 좋은 점은 어찌되었든간에 적은 예산 안에서 자기 멋대로 영화를 만들기땜에 스튜디오나 산업 도구의 영화에서 볼 수 없는 재밌는 연출이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나도 정성일 아찌만큼 매초 샷을 분석하는 학자 타입은 아니라...내가 느낀 점은, 그러니까 우리가 영화를 볼 때 그 영화 전체에서 받는 일종의 기, 에너지라는게 있고 흡수하는 공기라는게 있다. 우선은 그게 좋다. 전체적인 흐름..부드럽게 흘러가는 그 흐름. 감독은 다른 용어로 말하자면 가이드다. 우린 그 가이드한테 안내받고 여기저기 탐험하는 행인이고..때론 도전적인 가이드도 있지만 잘 이끄는 리더타입의 가이드도 있다. 물론 아직 첫 장편이라 지켜봐야겠지만 그동안 단편영화를 많이 찍었던 탓인지 영화 언어를 사용하는 법에 능숙하다. 그래서 다음 영화가 더 기대되는걸지도...충격이나 화들짝 정도는 아니었지만 재능있는 감독이 나타난 것 같긴하다.

+
근데..그 서준영..주인공 태훈이를 연기한 서준영이란 배우는..첨엔 몰라봤는데 계속 보니깐..작년에 드라마에서 본 배우. 약간 김범이랑 이영훈 섞어놓은 것 같이 생긴..동글동글하고 귀엽게 생겼다. 연기 잘하더라! 제 2의 박해일이 되어보지 않겠어!!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