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블랙코미디란 장르가 종종 오해의 대상이 되곤한다. 그만큼 이 장르를 정통으로 파고드는 감독이 별루 없단 소리다. 어두운데 약간 웃긴거..라는 식으로 얼버무리는건 이 장르에 대한 모욕이다. 코엔 브라더스는 그 분야에선 거의 유일무이한 브랜드를 가진 님들인데.. 콜드 소울즈와 시리어스 맨을 너무나 보고파 목이 매어라 기다렸는데 드디어 둘 다 보게되었다. 코엔즈는 점점 진화하고 있나보다. 물론 이건 좀 소품형식이 강하다. 자기들 어렸을때 주변에 살던 유태인의 이야기를 시나리오로 옮겼다는데..확실히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보단 약하지만 번 애프터 리딩의 다음 작품이라 생각하면 그럴듯하다~ 확실히..이 영화를 보고 오늘 회오리바람을 보고 생각한건데..아무리 편집 센스가 뛰어나고 영상미가 멋져나도..이야기가 재미없으면 확실히 그 영화는 아웃. 시리어스 맨을 보고 이야기의 디테일이 얼마나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새삼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지금 하고있는 시나리오 작업에 이 영화가 큰 도움이 되었다..그리고 다른 한 편의 영화가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슴. 그런식으로만 쓰지 않으면 된다능


그럼 블랙코미디 장르에서 월등히 뛰어난 퀄릿을 보여주고 있는 작품을 좀 파볼까염?



디씨 용어를 좀 빌리자면 이 영화는 레알 쩐다..그리고 피터 셀러즈의 연기는 링딩돋는닼ㅋㅋㅋㅋ
정확한 제목은 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 닥터 스트레인지러브:나는 어떻게 걱정을 버리고 폭탄을 사랑하게 되었는가, 이다., 셀러즈는 여기서 맨드레이크와 대통령 그리고 스트레인지러브까지 굵직한 배역 세 개를 동시에 연기한다. 미친놈 혹은 천재 아니고서 이 연기는 절대로 네버 불가능하다. 알다시피 블랙코미디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풍자다. 이 풍자가 르누아르의 그림처럼 부드럽고 맛깔나며 풍부한 것은 이 영화의 제일 큰 장점이다.
그렇다면 이 영화에서 셀러즈 혼자 독식을 하느냐? 셀러즈가 굵직한 선이 있긴허나 나머지 배역들도 제 할 일 다한다. 너무 잘해서 웃기고 팔짝 뛸 정도., 이 영화는 내가 총 다섯 번을 봤다., 일반판으로 두어번 봤고 40주년 특별판으로 두 번, 그리고 영화제에서 복원판으로 상영한 것 1번 필름덕후에게 복원판이나 특별판, 스페셜, 리미티드 등은 한정없는 유혹이다. 앞으로 나는 이 영화를 또 보고 또 볼테지만 볼때마다 다음 장면이 너무나 기다려져서 주먹을 꽉 쥐고 다리를 오므리는 짓은 계속 할 것 같다. 명불허전. 칭찬을 천마디, 만마디를 해도 모자랄 걸작이다. 나에겐 명화보다 더 가치있는 작품



본디 이런 장르에서 로베르토 베니니같은 배우는 물만난 고기마냥 신나게 한판 연기할 수 있다. 왜냐고? 찰리 채플린님의 경우를 생각해보라. 그의 모든 작품 중 대부분이 웃고있어도 눈물이 또르륵 굴러나오고 콧물을 흘리다가도 배꼽을 잡고 구를만한 유머가 흘러 넘치는 블랙코미디 아니던가? 90년대 세계 영화인과 시네필,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던 베니니의 풍자 코미디 걸작, 인생은 아름다워. 지금봐도 재밌둡



성치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컬트영화로 일컬어지는 홍콩레옹. 주성치 영화라고해서 무조건 웃긴영화, 수준이하의 저질코미디로 매도하는 분들이 아직도 계시지만..저우싱츠가 일련의 코믹한 영화들을 만들어내면서도 매니아나 평론가들 사이에서 마스터즈로 평가받는 것은 그의 영화에서 볼 수 있는 그넘의 페이소스때문이다. 최근에 만든 쿵푸허슬이나 소림축구같은 경우는 오락영화로서의 재미가 극대화 되었지만 (그렇다해도 이 두 작품은 코미디 영화로서도 가히 수준급) 희극지왕이나 서유기 시리즈를 보라. 누가 이 남자를 걍 몸개그로 웃기기만 하는 희극배우로 볼 것인가?? 그는 작가다. 작가 코미디계의 소크라테스란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왜 블랙코미디 장르에 홍콩레옹을 집어넣느냐? 이 작품은...대박이다...ㅠㅠ 두 번 봤는데 모두 징징 짰다. 남자한테 차여서 운것도 아니구 엄마한테 혼나서 운것도 아니다. 이 영화엔 겁나 슬픈 페이소스가 담겨있다. 주성치는 여기서 귀신 잡는 남자로 등장하는데 그가 날아가면서 내가 안가면 누가가겠어..라고 말할땐 마치 예고라도 한듯이 눈물이 또르르르...홍콩레옹은 주성치 좋아하는 관객들한테도 조금 외면당한 영화이지만..이 영화는 진짜 블랙코미디 걸작이다, 이만한 컬트가 있을까 정말 주성치의 귀신같은 본능은...날 울린다..ㅜㅜ



오종의 8명의 여인들. 다른 영화에 비하면 심심하다고 생각될지도 모르겠지만..오종이 짜놓은 시나리오는 거의 틈이 없이 완벽하고 8명의 여인네가 나오는 영화지만 오종의 존재감을 느낄 정도로 대단한 영화다. 게다가 이 여우들을 봐라. 이자벨 위뻬르, 까뜨린느 드뇌브, 엠마누엘 베아르, 화니 아르당, 비르지니 르도엥, 다니엘 다리유, 뤼디빈 사니에르, 휘르민 리샤르, 그리고 사진속의 로미 슈나이더의(알랭 들롱의 그녀였던..) 존재까짘ㅋㅋ이 여우들 하나 하나 뜯어보면서 영화를 함 봐봐라..오종의 맛깔난 재치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작품 굳



난 가급적이면 전세계 인구가 알모도바르의 영화를 모두 마구잡이로 아무거나 80-90년대 영화로 2편 이상씩 봤으면 좋겠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마 세상 인구는 모두 사랑과 욕망이 복잡하게 얽힌 싸움을 끝내고 서로 다정하게 잘 지내지 않을까싶기 때문이다. 알모도바르가 90년대 초반까지 만든 영화에서 제정신을 가진 상식적인 인물을 찾기란 거의 어렵다고 보면 된다. 모두 비정상적인 욕망을 가진 인간들이고 말도 안되는 상황을 말도 안되게 긍정하는 인물들이 말도 안되게 합리화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나가기 때문이다. 이 모든것이 코미디다. 그중에서도 마타도르는 지나치게 재밌고 씁쓸한 코미디다. 다른 것도 정말 재미있지만 마타도르는 반데라스가 스페인 시절에 찍은 영화중에서도 뛰어난 영화고,,알모도바르의 친근한 화법 또한 참기름처럼..고소하고 맛있는 영화. 알모도바르 영화에 한 번 중독되면 빠져나올 출구가 없뜸. 진짜임!



제목이나 포스터가 낚시다 낚시. 야한 에로영화처럼 광고해놨는데..그런건 절대 아니니 치고 뿌시고 박살내고 파괴하는 헐리우드 영화에 질린 분들이라면..완전한 색다름에 짜릿함마저 느낄 수 있는 놀라운 작품이다. 우리는 흔히 연출+시나리오+연기+촬영+편집이 모두 잘 된 영화를 만났을때 환호성을 지른다. 이 영화가 그렇다. 피터 그리너웨이만큼이나 관객에게 도전적인 감독이 있을까? 최근에 쏟아지는 영화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할때 항상 하는 말은 도전적인 영화가 없다는 거다. 이지 리스닝이 대세가 되어가는 것처럼 영화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금새 소모되는 쁘띠 필름들의 향연이지만 그리너웨의 영화들을 보면 이야긴 전혀 달라진다. 풍자 코미디의 결을 갖추면서도 관객에게 도전적으로 살벌한 이야기를 늘어놓는 이 인간은 분명.....멋진 인간이다. 절대 쉽지 않다. 그 말은 철학영화처럼 뭔 이야길하는지 모르겠다능 태도의 영화가 아니라 기존의 영상화법에 이 사람은 전혀 관심이 없는데다가 구조주의 미학을 영화에 대입하여 지나치게 색감이 예쁘다. 게다가 이야기도 능수능란~ 이런 감독을 만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닌데..2년 전에 부산에서 배탈나는 바람에 사경을 헤매며 그의 영화 렘브란트의 심판을 제대로 못 본 것이 죄송할따름. 그래도 털스 루퍼 3부작은 정좌세로 봤으니 용서해주실거졍. 1년에 영화 두편씩 만드시라. 나는 언제고 도전할 준비가 되이뜸



존 휴스턴의 작품은 대게 다 뛰어나지만...블랙코미디라하면..이 작품이 젤 먼저 떠오른다. 휴스턴전할때 상영을 안하길래 내가 뒤져서 본 영화..날 뒤흔들었던 문제작...ㅠㅠ 물론 에로영화 아님. 잭 니콜슨과 캐서린 터너가 주연인...ㅠㅠㅠㅠ 휴스턴의 영화에 짙게 깔린 패배자의 그림자. 그게 바로 이 감독의 영화를 걸작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이다. 시에라 마드레의 황금 같은 작품도 존 휴스턴이 아니라 빌리 와일더나 데이빗 린같은 사람이 만들었으면 180도 다른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만..휴스턴이 만드니 거참..쓸쓸함이 극의 80%는 쥐고있고..팻 시티나 아스팔트 정글은 거의 전체를 집어삼키고 있뜸. 프리찌스 오너 또한 마찬가지로..두 배우의 연기도 끝내주고 휴스턴의 분위기도 물씬..아아.....좋은 영화.



내 작풍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말콤 맥도웰 선생이 주연인 오 럭키 맨, 영국 프리시네마의 기수 린제이 앤더슨의 영화다. 그 시절 영국에서 만들어진 영화는 거의 소장가치 있는 작품이 많은데..이 작품에선 맥도웰도 맥도웰이지만 헬렌 미렌의 아리따운 젊은 시절을 감상할 수 있당. 아 갑자기 이 영화 얘기하니깐 이거 다시 보고싶네..너무 늦었으니 오늘은 여기까지..블랙 코미디의 바다는 넓고 깊다..파도 파도 끝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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