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콜리너마저 - 편지


너 밥은 잘 먹고 다니니
어디가 아프진 않니 괜찮니
너 아직도 나를 욕하니
아니면 다 잊어버렸니 괜찮아

여기서 만난 사람들
커피가 맛있는 찻집
즐거운 일도 많지만
가끔 네 생각이 날 땐
조금은 미안했었어
있잖아

사실 나 더 높은 곳을 보고 싶었어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었어
있잖아
사실 나 그래도 네가 보고 싶었어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었어
있잖아
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커피가 맛있는 찻집은 아직 못 찾았는데..
아무튼 헤용짱이 준 노래 열심히 듣고 있다. 오늘 대청소 하면서 계속 이 노래만 들었네
비 많이 온다. 저녁 아홉시쯤 갑자기 비가 후드드득 쏟아져서 빨래를 걷고 아직도 남아있는 세탁물들 내일은 어쩌지?
빗소리가 거세진다. 아랫층 아이는 목이 안 좋은가보다. 쿨럭쿨럭 헛기침 하는 소리가 엄청 크게 들린다. 내가 듣는 노래 소리도 들릴까? 이사가는 날은 부디 비 내리지 말아주세요. 나라시도 못 구해서 혼자 다 들고 옮겨야 되는데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 카미사마 부탁해요. 그 날만큼은 비 참아주세요.
이사 가면 동네에 적응하고 꼭 바닷가에 가야지, 여름 바다 못 가 본지 너무 오래 되어버렸다. 중학교때 가고 못 간 것 같은데?
에노시마든 치바에든 오다이바든 갔다와야지, 쇼난으로 가면 좋겠는데 갈 수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우선은 시험 잘 보게 해주세요.
아 내일 아침은 어쩌지?
비가 그쳤나?
이나게야 저녁 세일, 뒷 건물의 쿠다모노 고양이들 두 마리, 내 자전거, 이란, 인도 사람 많은 향신료 식료품점 거리, 오쿠보 뒷골목 야쿠자 할배들과 털 바짝 세우고 있는 끝장나게 무서운 고양이들, 100엔 레코드, 타카다노바바 북오프, 메지로 청년, 마이 바스켓토 아이스크림
아 정들었는데...
가기 싫다
왜 이렇게 정이 많은거야 은영이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