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곳 생활이 나를 너무 벼랑끝으로 내몬다..솔직히 말하면 난 그리 괜찮지 않다. 괜찮다고 말하는것도 지겨울 정도로 아주 모든게 다 지겹다. 여기 있는 거의 전부 매일이 괴로움으로 가득차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 인간에게서 나왔다. 부모님한테는 가끔 투정도 부리긴하지만 그래봤자 돌아오는 말은 싸늘하기 그지없어서 위로받고자하는 마음이 또 한 번 상처받으므로 그냥 "매일 똑같지 뭐..별 거 없어"도 대충 얼버무리기 일쑤다...오늘은 그런 나의 유리같은 정신상태를 또 한번 깨부수는 일이 있었다. 나는 그냥 조용히..지내고싶을 뿐이다. 조용히 삼시 세끼 밥먹고 그림 그리고 그냥 딱 그렇게만 살면 따로 바라는건 없다..난 이미 신께 맹세했다. 결혼 못하고 평생 독신으로 처절하게 늙어 죽어도 되고 부귀영화도 바라지 않으니 건강하게 그림그리면서 밥먹고 살 수 있음 감사하겠다구..그럴 기회를 주시면 평생 누구도 탓하지 않고 노력해서 모든걸 일궈내겠다고...근데 너무 지친다 정말...코미티아가 끝나고 거의 넋이 나가서 다리에 힘도 풀려서 못 걷겠던데,,,눈물은 멈출 생각을 안하고 쪽팔리고 창피한것도 있지만 일단 스스로 딜레마와 싸우지 않으면 안되는 그 엿같은 상황이 너무 싫었다. 그 뒤로 풀이 죽어서 밥도 제대로 안먹고 학교에서도 거의 말도 안하고..아르바이트 가서도 집중도 안되고,,다들 얼굴이 네모 세모로 보일 지경..밤낮을 불문하고 눈물만 핑그르르 도는데 아 이건 정말 아니다,,싶어서 일본 올 때 힘들면 꺼내보자고 가져온 노트를 펼쳐서 옛날에 쓴 글을 천천히 읽어보았다...



웃긴다

ㅋㅋ

오글거리기도 하는데 일단 웃음부터 난다. 내가 이렇게 웃기는 인간인가 싶고...가능하면 사람들로부터 아주 멀어지고싶다. 인간은 아주 교묘한 동물이라 가까워지면 질수록 주기보다는 받길 원하게 된다. 나는 인간의 이런 미운 모습을 자꾸 발견하는게 싫다..타지에서는 그 고통이 두 배가 된다. 말이 안통하니까...이 말이 안통한다는 말의 의미는 외국에서 살아본 사람은 다 알거라 생각하는데,,말을 못해서 말이 안통한다는게 아니라 그 단어와 문장이 풍기는 뉘앙스가 상대방에게 정확히 전달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같은 한국말을 쓰는 사람들과의 인간관계에서도 말때문에 오해와 마찰이 생기는데, 이 사람들하곤 오죽하겠나,,그리고 나는 어찌되었든 그들에게 '외국인'인 셈이다. 나도 정을 주고 정을 붙이려고 노력하지만 이상하게 잘 안된다..잘 지내고는 있지만 무언가 설명할수 없는 우리 사이의 검은 먹물..서로 옷에 튀길까 주저하고마는..

나는 인간이 너무 싫다..인간이란 변수많은 존재가, 이 알 수 없는 존재에 대해 알아가는걸 자꾸 포기하고싶어진다. 그 때는 아마 내 인생이 끝나는 날이겠지...아주 지겹다 지겨워..내가 왜 이것들 때문에 철학을 하는지. 이기적이다. 지생각만한다. 이 두가지는 나이를 들면 자연스레 없어지는건줄 알았는데,,전혀 아니다. 인간의 본성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참진리만을 일깨워 줄 뿐이다.

어찌되었든 인간은 나에게 그다지 중요한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 그 점을 간파당했다. 작품의 등장인물에게 전혀 아무런 감정이 보이질 않는다나..뭐라나..급소를 찔린 것 같아서 너무 뜨끔했다. 사실 관심이 없고 애정이 없다보니 자연스레 그게 나오는것 같다. 내 캐릭터들에겐 그다지 생명력이 없다. 오히려 꽃이나 의자, 공간에 훨씬 더 큰 생명력이 있다고 했다. 들을땐 부정하고 싶었는데 사실 난 알고 있었다. 내 무의식이 인간을 물건보다 못하게 취급하고 있으니...사실 난 그것에 더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긴 하다..아주 악질이지?

그치만 난 인간이 너무 밉다. 아무렇지 않게 다른 사람의 감정을 무시하고 상처를 주고 본인은 아무렇지 않은듯 행동하고 또 고고한척, 고귀한척, 유일무이한 존재인척을 너무나도 천연덕스럽게 해내는 이 인간이란 동물이 나는 너무나 혐오스럽고 역겨우면서도 또한 내가 가지지 못한 그 감정의 이상을 알고싶기도 하다. 인간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소비를 위해 존재하는가? 생산을 위해 존재하는가? 나는 내 딜레마와 싸우고 있다. 이들과 타협할 것인가..홀로 가는 길을 택할 것인가..

전에도 말한적이 있지만 난 친구가 별로 없다. 만들기 싫은 것도 있는데, 인간은 오랜 시간을 알게 되면 구역질이 날 정도로 그 진상이 뚜렷이 드러난다. 인간은 변하는것이 아니고 시간이 지날수록 본성을 드러내는 것일 뿐이다. 원래부터 우리는 한가지의 색깔을 가지고 있고 후천적으로 그 위에 여러가지 색깔들이 겹쳐지는 것이다. 태어날때 본연의 순수한 색깔을 영원히 가지고 사는 사람은 아마 지구상에 0.00001% 정도일까? 나는 그 색깔을 최대한 오랫동안 자연스럽게 변색시키고 싶을 뿐이다. 그래서 인간과 멀어지고싶은걸지도 모르겠다.

온갖 드러운 꼴 다 당하고 수모, 수치, 무시, 차별을 겪어가면서도 버티는건...그래도 그 너머에 무언가가 있을거라고 은연중에 믿고있기때문이다. 그 믿음은 내가 이 생활을 견디는데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 믿음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는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의 마음이 한없이 무너진다. 요새는 얼굴에 생기라곤 찾아볼수가 없다. "우울하다" 같은 정신적장애로 도피하진 않는다. 그건 변명에 불과하고 나약한 자아가 가장 우선으로 찾는 타이레놀에 불과하다. 나는 일단 "지쳤다" 그리고 고민이 깊다. 고통스럽다. 신은 나를 시험하시는건가? 나는 내가 예전엔 성격이 이상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요즘같은 세상은 내가 정상이 아닌가싶다...이렇게 고민을 지나칠 정도로 많이 하는게 이상하니? 날 얼마나 사랑해야 이런 수많은 딜레마와 싸워 이기려는 생각을 할까?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나는 나를 제일 많이 사랑하니까..적어도 세상천지에 1명에게는 무한사랑을 받고 있다. 헤헤

아직도 세종대에서 교수직을 하고계시는지 모르겠지만...내가 존경하는 분들 중에 이두호 선생님이라는 분이 있다. 머털도사, 임꺽정 등을 그리신...그 분께서 예전에 했던 아주 유명한 말 "만화가는 엉덩이로 그림을 그린다" ㅋㅋ이건 내 서울집에도 벽에 붙어있지만 지금 살고있는 집에도 종이에 크게 적어서 붙여놓았다. 이 말이 노트에 빼곡이 씌여져있다. 그렇다..우린 엉덩이로 그림을 그린다. 그만큼 우리는 근성와 끈기가 없으면..인고의 시간을 감내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되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 감명을 받은 공포의 외인구단을 그린 만화가 이현세님 또한 명언을 남기셨다. "천재를 보내주어라.." 이 글은 이현세님이 신문에 기고하신 칼럼이었는데,,나도 아주 우연한 기회로 읽게되었다. (읽고싶으신 분은 지금 찾아도 쉽게 찾을 수 있으니 읽어보시길..) 피가되고 살이되는 말씀을 많이 남겨주셨는데, 그 중에서도 아주 인상적이었던 천재를 보내주라는 이야기..우린 살면서 재능이 많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당대의 천재라 불리우는 테크니션들도 분명 만나게 된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우린 크리에이터의 시대를 살고 있고 예술계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은 더욱더 많은 압박을 느낄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세상이 많이 변해 예술이 너무나 친근해져 이제 누구라도 예술가가 될 수 있고 아티스트라 불리우기 때문이다. 그덕에 우린 더 많은 부담감과 압박감을 느끼게 되었다. 게다가 대한민국이 어디인가? 지상 최대의 '경쟁'정글이다. 경쟁에서 이기지 못하면 우린 패배자가 되는 그런 시대와 공간에 살고 있는 것이다. 정말 아무도 2등은 기억해주지 않는 것일까? 이현세님은 경쟁하지 말 것을 권유한다. 나도 그 가치관에 동의한다. 우린 그들과 정면승부하려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나는 불시에 피카소가 될 수 없고 사진기를 가진 모두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될 수 없고 다수의 봉준호는 존재할 수 없다. 대신 우리는 틈새를 공략해야한다. 그리고 여유를 가져야한다. 나는 지난 시간 이 여유와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완전히 잊고 있었다. 게다가 나는 나 스스로를 추대하며 자만에 빠져있었다. 그런 나를 반성하는 의미로 이현세님의 글 밑에 끄적거려 놓은 나의 부끄럽고 창피한 글도 소리내어 읽어보았다.

나는 나의 길을 가는 것이다. 누군가에 휘둘릴 필요도 없고 조급해할 필요도 없는데...우리는 누구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그만두어야한다. 우린 우리대로 우리의 길로 저마다의 방식으로 천천히 하면 된다. 그림을 잘 그리고싶으면 매일 매일 열심히 그리면 되고, 글을 잘 쓰고싶으면 책을 읽고 에세이를 쓰는 버릇을 들이면 된다. 책을 많이 읽으면 실제로 어휘구사에 굉장한 도움이 된다. 영화를 잘 찍고싶으면 최소 8번에서 최대 30번씩 좋은 영화를 많이 보면 된다. 오손 웰즈같은 사람들도 실제로 존 포드의 영화를 40번씩 보고 데뷔작을 만들었다. 춤을 잘추고싶으면 연습을 하면되고 노래를 잘하고싶으면 매일매일 노래연습을 하면 된다..우리는 천재가 될 필요도 없고 굳이 천재들과 경쟁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아무도 우리에게 1등을 강요할수 없고 1등이 되지 않아도 된다. 우리 모두의 이야기와 노력과 땀의 결실들이 분명 열매를 맺어 아주 달콤한..꿀처럼 달콤한 시간을 ,,줄 것이다.

나는 이 과정이 너무나도 고통스럽고 괴로워서 정말 지금이라도 당장 여기서 해방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루에도 삼백육십번도 더 하지만..역시나 내가 스스로 일궈낸 것들이 나에게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고 뿌듯함을 가져줄지 알기에..애써 모든 괴로움을 잊어보려 매일매일 노력한다. 그리고 자만하지 않도록 자중해야겠다. 자신감 만땅인건 좋은데 가끔 지나쳐서 좀 재수없을때가 있어서..

그대신 우리가 개인수련으로 다져야할 것들이 몇가지 있다. 그것은 끈기와 집중력, 그리고 근성이다. 이건 꾸준히 수련하면 얻을 수 있다. 그러니 포기하지 마시길..나도 수련중이라,,언제 이 모든것을 획득할 수 있을지는...그리고 하나 더 붙이자면 잡초같은 생명력. 중요하다. 난 이게 솔직히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어떤 시련도 웃어넘길 수 있는 들꽃같은 강인함....난 이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 생각한다. 유학을 온 친구들은 쉽게 마음이 약해진다. 가족도 없고 친구라고 해봤자 여기서 사귄 친구들은 자연스럽게 마음이 맞아 만났다기보다 필요에 의해 사귀거나 외로움을 잊기 위해 적당히 사귀거나..그야말로 정붙이기 힘든 일회용같은 관계라 스스로 마음을 단련시켜두지 않으면 스스로가 너무나 괴롭다. 난 오히려 그 반대, 혼자가 되고싶다. 주변엔 인간들 좀 다 꺼졌으면...

ㅋㅋ

나야 성격이상자라 그런거지..

오히려 나는 혼자있을땐 어떤 트러블도 없다. 외로움이 뭔지..잘 모른다. 엄마아빠가 보고싶은거, 그거 아주 어렸을때부터 항상 나와 함께 했던 공기같은거라 그게 없어지면 나는 정말 곤란해지는거다. 사람이 많으면 짜증을 낼 정도니 말 다했지? 어렸을때 부모님이 우리와 함께 한 시간이 정말 콩알만큼이라...나는 항상 외로웠지. 그리고 그건 이제 나의 일부분이다. 물과 공기같은것..없으면 못 살아. 그래서 난 내 개인공간을 무척 소중히한다. 여기서도 가장 정이 많이 든 공간은 내 집이라는거 알고있어요? 내 집, 부엌, 화장실, 베란다. 내 책상, 베개, 책, 우쿨렐레..이런 것들이 내겐 인간들보다 훨씬 소중하다....진짜 정신이 이상하지?

그래도 난 사람들이랑 잘 어울려. 사교성도 있고 워낙 밝은 성격이라...

무슨 이야기를 하다 여기까지 왔지?

그동안 너무 풀이 죽어있어서 스스로 참 불쌍했다. 

그냥 난 누구 위에 서고싶지도 않고 대접받고싶은 생각보다 그냥 날 가만히 놔뒀으면 좋겠다. 왜 이렇게 성가신 일이 많이 생기는지..내가 예쁘고 매력적인건 아는데..(;;;;;;)........그냥 그야말로 조용히----있는듯 없는듯 살고싶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웃기지? 내가 이런말 해놓고도 웃기는거 아는데.....정말 원해요. 그렇게 살고싶어도 살수가 없어...병이 있어..내겐 병이 있어...

병신병

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드립쳐놓고 웃기다고 웃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이 병신병은 내가 발견해낸 병으로서 의학계에 보고하게되면 덕자 콤플렉스라고 올릴 것임 (ducja kommplex)

나의 신도들과 추종자들은 모두 이 병에 걸리셨으므로...각오 단단히 하시길..우린 티비 인터뷰도 해야됨. 곧 유명해질거임 병신병으로..ㅋㅋ...



아..새벽이라 별 거 아닌거에도 실실 웃고있네

결론은....

천재라는건....하늘이 내려주는게 아니라 인간이 매기는 등급표같은 겁니다. 그것에 신경쓸 필요도 없고..그것과 승부하려는 바보근성은 버리는게 본인에게도 이득입니다. 우린 각자의 개성이 있고, 그 개성이 내가 가야할 길에 지표가 되어줄겁니다. 모르겠으면 고민하세요.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아주 물려서 생각들 사이에 1mm의 틈도 없어질때까지 생각하고 고민하고 싸워서 결국 원하는 하나의 생각을 얻으면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쉬워요. 그것을 향해 걸어가면 됩니다..천천히 걸어도 되고 전력질주를 해도 되죠..언젠간 그것을 이룰거에요. 그것이 누군가가 원하던 크기의 것은 아닐지라도 적어도 본인이 원하던 만큼의 크기일거라 믿어요. 우리는 살아가는데 한계 이상의 욕심을 낼 필요가 없어요. 그건 때론 우리를 망치거든요....저는 여러번 학습효과를 통해서 그건 내게 도움이 안 된다는걸 알았죠..얼마나 걸리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어느 정도를 이뤄내느냐..그것이 내가 바라던것이었느냐..


중요한걸 았았으니 저도 이제 그만 울고 자야겠어요.

굿나잇

모두의 소중한 꿈이 이뤄지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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