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말을 하려다가 이 내 마음 누가 알아줄까싶어 입닥치고 있어요
그냥 그냥..인생은 혼자 걷는 오솔길..걷다보면 도마뱀도 튀어나오고 예쁜 토끼가 보여 따라가면 무서운 곰 한마리가 나를 쫓아오기도하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무서움을 피해 앞으로 달리다보면 귀여운 다람쥐도 있고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들도 있지만 나는 달릴수밖에 없죠..어둠을 피해 무서움과 두려움으로부터 달아나기 위해 달릴수밖에 없죠. 달리다보면 이 길을 벗어날수 있을것같아 앞을 향해 달려요.
누군가가 이 길의 끝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준다면 열심히 뛰고 달려가 나 이만큼 힘들었어 이만큼이나 달려왔어라고 말하겠지만 거기엔 아무도 없죠. 그리고 달리고 달려봐도 끝은 오지 않아요. 그래도 달릴수밖에 없죠. 주변은 칠흙같은 어둠과 끈적하고 퀴퀴한 냄새가 나는 말라버린 큰 잎사귀들 뿐이죠. 작은 참새라도 내게 와준다면 나 그동안 무서웠어..그리고 엄청 힘들게 뛰어왔어라고 혼잣말이라도 하겠지만 아무리 봐도 눈을 감았다 뜨고 다시 한 번 살펴봐도 개미새끼 한마리도 내가 있는 땅으론 오지 않아요.
보이는건 사방을 뒤덮은 거미줄과 사나운 가시들..내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두려움으로 땀에 흠뻑젖은 얼굴을 할퀸 가시들을 피해 구멍이 나고 헤져 이제 보온역할도 해주지 못하는 옷을 당겨 얼굴을 닦아요. 너무 지쳐 말라버린 입술과 구멍이 난 신발 사이로 빗물이 흘러들어와 퉁퉁 불어터짙 발을 적셔줄 시원한 물과 따듯한 안식처가 있을것 같아 뛰고 또 달려보지만 아묵것도 없어요. 그래도 멈출수 없죠. 나는 뒤로 돌아갈수도 없으니까요. 내가 온 길은 이미 마르고 갈라져 돌아갈수 없어졌거든요.
말라버린 잎사귀를 따서 스스로 그늘을 만들어 달릴수밖에 없죠. 누군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거라고 스스로에게 거짓말을 하며 지친 몸을 이끌고 계속 달릴수밖에 없죠. 내 안의 또다른 나에게 끊임없이 말을 걸며 채찍질해요.
그러나 사실은 아무도, 아무것도 없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적막한 늪에 빠져 온몸이 어둠에 집어삼켜지는 두려움에서 도망가는 나는 덤불에 긁히고 가시에 찔려 피투성이가 되어도 달릴수밖에 없죠....
아무도 없다해도 세상에 혼자뿐이라해도 차거운 공기를 먹고 빗물을 마실수 있으니 달릴수밖에 없어요...
덕자동화
끗.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