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태어나서 20대까지 한 차례 성장을 거치고 나면 인생의 전성기를 지나 쇠락해져만 간다.

한번의 아주 짧은 전성기 이후 우리의 몸은 눈에 띄는 변화를 맞게 되는데 그것은 뼈와 피부, 근육 등 다방면에서 도드라지게 된다. 짧은 인생을 살다 가는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보다 보면 언젠가 나에게도 죽음이라는 영면이 오리라는 것을 갑자기 느끼게되어 공포감에 휩싸이기도 한다. 마치 그 죽음이라는 그림자가 당장이라도 나를 덮칠 것처럼.. 그렇게되면 향이 풍부하고 맛있는 음식도 먹을 수 없고 즐겁게 보던 영화도 볼 수 없게 되고 내일이 없을 것처럼 싸우던 가족과도 영원히 이별이겠지.

그럴때면 현재의 인생이 매우 소중하게 다가옴과 동시에 그런 짧은 전성기 이후에 눈에 보이는 변화를 느끼며 점점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우리는, 인간은 왜 태어나 사는 것일까? 하는 질문에 도달한다. 나는 왜 태어난 것일까? 이 삶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30대를 지나면 눈에 띄게 보이는 신체의 노화, 장기의 노화..나머지 인생은 죽음과 노화만이 가득한데 우리는 왜 사는 것일까? 우리 인류가 이 지구에 탄생하고 죽음을 향해 가는 과정에는 어떤 보이지 않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일까?

불현듯..예기치 못한 죽음이라는 단어를 각인시키는 동안에 내 몸안의 세포는 그 두려움과 공포를 습득해 매시간 매분을 의미있는 시간들로 꽉 채워넣기 위해 분주히 머리를 굴린다.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사람을 만나고 산책을 하는 동안에 이 많은 것들을 소화하지 못하는 나는 어거지로 보낸 의미있는 시간들에 다시 한 번 물리기 시작한다.

종종 죽으면 영면을 누릴 수 있는 살아있는 동안 잠자는 시간을 쪼개 일을 하거나 유익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낫다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과학자들은 아직도 인간의 삶 속에서 3분의 1을 수면이 차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과학적으로 증명하지는 못하지만 그것은 필수요소라고 전해진다. 우리는 잘 살기 위해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잘 살기 위해 위와 장에 좋은 음식들을 먹으며 산다. 운동을 해서 근육량을 늘리고 화장품으로 피부의 노화를 막으려 노력한다.


이 모든 것에 의미가 있는 것일까?


어제와 비슷한 일상을 보냈다고해서 오늘이 어제와 같지는 않다..온도도 다르고, 습도도 다르고, 나의 마음에도 변화가 있고..베란다에 나가서 문을 열면 정면에 금방이라도 아래로 쏟아질듯이 피어있는 커다란 나무가 한그루 있는데 우리 아파트 단지에서 단풍이 가장 먼저 든다. 그래서 가끔 베란다로 나가 그 나무를 보면 계절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엊그제는 4분의 1정도 물들었는데 오늘 낮에 보니까 4분의3 정도가 붉은빛을 띈 갈색이 되었다. 은행나무에서 떨어진 은행알들이 포동포동했지만 지나가는 행인들 발에 밟혀 터지고 물이 새어나오면서 그 진한 향이 코를 들쑤시기도 하는 지금은 초겨울같은 가을. 이 나무 또한 매일이 다른데..

천국에 가기위해서 노력을 하는 사람도 지옥에 가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도 오늘의 안녕을 위해 사는 사람도 모두 언젠가 한 번은 죽게 된다. 그리고 그 영혼은 제로가 되겠지. 죽음을 피할순 없겠지만 내가 지내는 이 시간을 소중히 하고싶다. 과학적으로 근거가 없는 믿음일지라도 내 업으로 인한 이번 생은 주어진 운명과 싸우고 다투며 즐겁게 지내야지. 내일이 있을지 없을지 모를 지금 이 시간이지만 후회는 남기고싶지 않고, 미련을 두고싶지 않은 과거의 지난 나에게 반성의 기회는 주되 학대는 하고싶지 않다.

그냥..하고싶은 일을 할 수 있게 허락된 시간만 주어진다면 외톨이가 되어도 좋으니..아니 이미 그렇지 아니한가? 신이시여 그대에게 양심이 있다면 적어도 나에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허락해주어야 할 것이야. 나는 너에게 빼앗긴게 너무 많은 사람이다. 다 가져가도 좋아. 다만 이 일을 할 수 있는 건강한 삶을 내게 다오. 이것 한가지만이라도 내게 주시오 나를 불쌍히 여겨..


나는 멈추지 말고 그만두어야 한다.




너무 많은 후회로 가라앉은 마음이 떠오를 생각을 하지 않는다..민좌라도 보면 마음에 위로가 될 것 같아 강마에만 쳐다보고 있는 한심한 나....ㅉㅉ..

언제쯤 인간이 되어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을까...

나의 마음에 위로가 되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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