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기대했던 이유는 오직 한가지, 닉 로빈슨때문이었다.

몇 해 전에 킹즈오브썸머 재밌었다고 글을 남긴적이 있는데






바로 요 꼬맹이. 지금은 성인이지만 이 영화 촬영때는 10대여서 그런지 더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 뒤로 쥬라기월드에 조카로 나와서 얼굴이 익숙한 사람도 있을테지만 아직까진 커리어가 백지에 가까운 신인





 lgbt영화는 지나치게 무겁거나 지나치게 과장되어 평범한 영화들 속에 섞이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 평범한 하이틴 로맨스물, 멜로물과는 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동성애자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그래 이성애자가 다수인 세상에서 동성애자라는 특수성은 영화 속 등장인물들을 드라마퀸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치자. 영화나 드라마는 실재하는 인물과 사물, 사건이나 이슈, 관계성, 커뮤니티를 다루되 망상과 모호함, 몇가지 우연과 필연 등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도 허구적허용에 의해 용인되거나 납득당하는 경우가 있지만 lgbt 이슈를 다룰때 실제 사건을 베이스로 전기영화를 만들거나 사회파 드라마를 만들게 아니라면 흔한 하이틴 로코나 성장영화들처럼 정말로 '평범하게' 극적인 영화를 만들어도 되지 않을까? 나는 그런 영화들을 소망했다. 현실이 깊은 우물에서 길어낼 수 없는 희망의 끈을 애처롭게 잡고 있는 꼴이라고 하더라도 더 이상은 부모에 의해  망가지는 주인공이나, 자살 또는 살해당하는 결말을 보고싶지는 않았다. 또는 지나치게 과장된 스테레오 타입의 게이퀸이 유니콘을 타고 레인보우 로드를 걸어가는것도 보고싶지 않았고.


 올 해 본 [콜 미 바이 유어 네임]과 비교해보자면 다른 의미로 신선한 영화라 할 수 있겠다. 내용은 보통 이성애 하이틴 로코에서 보던 클리셰 범벅이지만 주인공이 게이다. 그것도 아주 평범한 우리의 이웃 소년. 영화의 주제는 딱히 동성애자인 소년이 가족의 인정과 친구들의 이해를 받고 성장하는 내용이라기 보다 "still me"라는 대사속에 드러나 있다. 너와는 다르게 동성을 좋아할 뿐이지만 나는 그냥 나일 뿐이다. 언제나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평범한 그런 사람.

 영화가 밝은 분위기를 시종일관 유지하는게 좋았다. 금단의 사랑을 택한 죄로 비극적인 결말을 피할 수 없는 그런 우울한 영화 속에서 죽어가는 자아를 붙들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그저 평범한 사람이라 너무 좋았다.


 그리고 또 칭찬할건 미국 10대들 분위기를 과장되지 않게 묘사한거랑 사운드트랙! 너무 좋았음! 닉 로빈슨의 앞날을 기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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