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A MASTERPIECE!


가끔 소설이나 영화 속에서 나오기 싫을때가 있다. 그럴때 계속 영화 구간을 반복하고 책갈피에 등록해둔 소설 속 구절을 하염없이 읽는다. 눈을 감아도 읽지 않아도 머릿속에 대사와 말들이 그려지고 이야기가 반복될때까지 읽고 또 읽는다.

한나 야나기하라의 [리틀 라이프]가 최근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다. 맬컴, 윌럼, 주드, 제이비. 4명의 친구들 속에 유령처럼 맴도는 것으로 책에 경배를 보내고싶었다. 2015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이 작품은 내게 그 해 최고의 소설이 되었을 것이다. 리디북스로 서고를 옮기고 많은 책들을 읽다가 단 한 권 나를 흔드는 책을 뒤늦게 만났다. 이 소설이 내용을 몇 줄의 문장으로 정리를 할 수 있을까..

하와이 이민 4세대, 일본인의 피가 섞여있지만 태어난 곳은 서울. 맨부커상과 전미도서상에 후보를 올렸던 장장 1000쪽이 넘는 소설. 실로 기묘하고 작은 변화와 자기 혐오의 날들..나는 아직도 이 소설에 빠져있다. 정확하고 명료하게 소설에 대해 말할 수 있으리라고 확신하지도 못한다. 최근 반 호브가 무대에 올렸다고 하던데 영화로도 보고싶기도 하고 아니, 그냥 소설로만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다.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절망적인 기분들과 나약한 내 자신을 끝까지 파고드는 문장들..아직도 정리를 못할 것 같다. 계속 이 소설속에서 머무르고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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