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가타 산시로
후지타 스스무가 주연인 작품. 훗날 미후네가 맡았던 역할보단 짐승적인 면이 덜하지만 그 캐릭터의 전신쯤으로 생각하면 되겠다. 구로사와 감독의 기초가 되어준 재미있는 영화.



가장 아름다운 것



호랑이 꼬리를 밟은 사나이
무성영화의 느낌을 주는 작품인데, 백만냥의 항아리와 구로사와 감독님의 초기작에도 여러 편 출연한 오코치 덴지로의 모습이 재미있다. 초기작부터 감독님과 운명을 함께하는 시무라 다카시, 모리 마사유키, 후지타 스스무 등의 출연진도 다른 작품들에서 익히 본 얼굴들이라 더욱 반가운 캐스트. 무엇보다 이 영화는 내용이 재미있다. 훗날 구로사와 감독의 코미디적 재능의 시발점을 엿볼 수 있다.



멋진 일요일
우리 나라에도 가난한 연인의 비관적인 버전으로 이만희 감독의 휴일이 있는데, 이 작품은 가난한 연인이 휴일을 보내는 즐거운 버전이다. 구로사와 감독의 영화에서 언제나 버리지 않았던 희망적인 측면, 특히나 초기작에서 많이 발견되는 긍정적인 면이 부각된 재미있는 영화.



주정뱅이 천사
조용한 결투와 함께 초기작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다. 미후네 도시로가 그의 영화에 처음 등장하기도 하며, 그의 날렵한 모습과 더불어 뛰어난 연기가 볼만하다.



조용한 결투
이 영화도 초기 걸작으로 강직한 성품의 의사가 주인공이다. 참으로 고결하고 맑은 심성을 가진 주인공들과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걸작.



들개
얼마전엔가 영화제에서도 상영한바 있는 재미난 형사 스릴러물, 시무라 다카시, 미후네 도시로 콤비의 연기도 재미있고 수사물이지만 코믹적인 면을 잃지 않는 재미있는 영화.



추문(스캔들)
훗날 작품에서도 발견되는 사회 비판적인 느낌이 묻어나는 걸작, 드라마가 탄탄하며 이야기가 재미있는 구로사와풍의 영화.



라쇼몽
세계적인 발걸음이 시작된 영화. 오즈 야스지로나 미조구치 겐지, 다른 작가 감독들에 비해 현저히 이름이 덜 알려졌던 구로사와 감독에게 세계적 명성을 가져다 준 기념비적인 영화이며, 지금봐도 세려되고 독창적인 연출과 미후네 도시로, 시무라 다카시, 치아키 미노루 등의 주 조연들의 완벽한 앙상블은 시간이 지나도 퇴색하지 않는 빛을 간직하고 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님의 영화 중 가장 처음 접한 영화이며 dvd까지 구입해서 여러 번 볼 정도로 좋아하는 영화다. 구로사와 감독의 연출도 일품이지만, 미후네 도시로의 짐승같은 연기는 영원히 남을 것. 라쇼몽은 전세계를 놀라게 했고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천재적인 재능이 마술같은 솜씨로 펼쳐진 놀라운 작품이었다.



백치
우리 청춘 후회없다에 이어 두 번째로 함께 작업한 하라 세츠코가 주연인 영화다. 사실 이 영화는 전작인 라쇼몽에 비해 오락적인 면에서 재미는 떨어질지 몰라도, 긴장감에 있어선 그 배가 된다. 숨이 막힐듯한 분위기와 목을 조여오는 주연진들의 표정과 연기..무엇하나 긴장을 놓지 못하는 팽팽한 연출..스릴러물이 아님에도 숨을 고르게 되는 씬들..대단하단 말 밖엔 나오지 않는다.



이키루 (살다)
아마 이키루는 대중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보편적인 작품이 아닐까 한다. 시무라 다카시의 연기가 돋보이며..평온한 연출이 가슴까지 적실 정도로..따듯하다. 이런 영화를 꼭 다시 한 번 만나보고싶다..



7인의 사무라이
라쇼몽에 이어 다시 한 번 세계 영화팬들을 사로잡은 영화., 이 영화는 지금까지 수많은 영화에 영향을 줬고 변형되었으며 그 플롯과 캐릭터들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변주되고 차용되었다. 가장 일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임을 세계에 알린 영화.



생존자의 기록
미후네 도시로, 시무라 다카시, 치아키 미노루..구로사와 영화의 페르소나들이 모인 사회파 영화로..씁쓸함을 느끼게 만드는 걸작.



밑바닥
장 르느와르가 장 가뱅을 주연으로 만든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구로사와 감독 특유의 묘사와 캐릭터들이 생동감있게 펼쳐진다.



거미집의 성
구로사와 감독님의 영화 중에서도 특히나 난 이 영화의 엔딩을 사랑한다. 그리고 그 마술같은 오프닝...다른 영화들도 뛰어나지만 이 영화의 소품과 세트, 환상적인 묘사는 길이 길이 남을 것이다.



숨은 요새의 세 악인
이 작품은 7인의 사무라이와 더불어 많은 영화에 영향을 끼쳤으며 그 캐릭터와 플롯이 많이 차용되었다. 여지까지의 영화들과 조금은 다르게 메세지적인 측면보다는 오락적인 면이 부각된 작품으로 누구나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오락영화



악인이 더 편히 잠든다
이 또한 다른 영화에 영향을 준 사회파 작움인데..미후네 도시로의 연기가 돋보인다.



요짐보
라쇼몽-7인의 사무라이 에서 이어지는 작품으로 미후네 도시로의 그 캐릭터란...게다가 이 작품 또한 수많은 서부 영화와 액션 영화에 롤모델이 되었다. 구로사와 감독님의 천재적인 센스와 미후네 도시로의 본능적인 연기가 결합된 걸작!



츠바키 산쥬로
전형적인 캐릭터물로, 미후네 도시로가 극 전체를 쥐고 있다. 그같이 흡입력 있고 영화 전반을 장악하는 배우가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별 볼 일 없는 시대극에 머물렀을지도 모른다. 그의 매력이 발휘된 재미있는 오락영화



천국과 지옥
오랜 시대극을 끝내고 미후네 도시로와 현대극을 만든 구로사와 감독님. 1부와 2부가 나뉘는 범죄물로..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사회적인 시선과 비판 또한 빠지지 않는다. 그 풍경들과 풍부한 사회묘사..캐릭터..탄탄한 이야기..아무리 칭찬을 해도 모자란 영화



붉은 수염
다소 계몽적인 작품으로..초기작 조용한 결투나 주정뱅이 천사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미후네 도시로의 주름진 얼굴이 너무나도 멋진 영화..



도데스카덴
구로사와 감독님이 붉은 수염을 낸 이후 제작비에 비해 흥생수익이 시원찮은 구로사와표 영화를 제작사와 투자자들은 기피하게 된다. 도라도라도라의 감독에서 해임된 이후, 도데스카덴을 만들었지만 이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고...그는..자살 시도를 하게 된다...충격이었다....도데스카덴은 그가 시도한 첫 칼라영화이고, 내용은 초기에 다뤘던 가난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의 놀라운 색채감각이란..풍부하고 인상적이었다..



데루스 우잘라
후기작중에 너무나 좋아하는 작품. 아르세니예프의 소설을 토대로 만든 영화로.....그 풍부한 이야기에 가슴이 벅차오르는 작품..다시 봐도 또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은 대작으로..소련에서 자본을 마련해 만든 영화다.



카케무샤
코폴라, 스필버그 등의 노력으로 미국 자본으로 만든 영화 카케무샤로 구로사와 감독님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다. 일본 제작사, 투자자의 외면으로 시간을 아깝게 보낸 감독님의 재능이 다시 한 번 펼쳐지는 순간이다. 신비한 체험이자 극한의 긴장감, 영화적 재미와 스펙터클한 연출..짐승같은 돌진 능력..카케무샤는 힘있는 작품이다.




프랑스 자본으로 만들어진 란은 셰익스피어의 희곡 란을 토대로 한다. 영화의 크기에 압도당할 정도로 아름답고 거대한 작품이다..일전에 시네마테크에서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일본 자국에게 상처입은 구로사와 감독의 내면이 비극적인 셰익스피어의 작품의 옷을 입고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었다..캐릭터를 한 명, 한 명 주목해보고 한 장면, 한 장면 모두 놓칠 수 없는 작품이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님의 탐미주의가 절정을 맞은 영화이기도 하다. 몇 가지 꿈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지는데, 그 화려한 영상과 소품, 분장, 의상...넋을 잃게 만드는 영화이다..



8월의 광시곡
미국인 배우 리차드 기어가 출연한 작품으로 일본에서 자본을 댄 영화다.



마다다요
구로사와 감독님의 유작으로, 8월의 광시곡과 마다다요에 이르러서 그의 마음은 갈기 갈기 찢긴 상처받은 영혼이 되어있었을 것이다. 인터뷰에서도 그는 모국에게 서운한 감정을 내비쳤을 정도로 많이 상처받았으며 아파했다. 만약 그가 도데스카덴 이후로도 일본 영화인들과 대중들에게 지속적인 응원과 사랑을 받았더라면 그는 20년간 상처와 허무주의로 일관된 영화를 만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구로사와 아키라가 있기에 미후네 도시로가 있었고 미후네 도시로가 있었기에 구로사와 아키라가 있었다.. 천재적인 감각과 재능을 가지고 호랑이처럼 포효했고 불도저처럼 돌진했던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일본의 전통과 문화에 서양의 것을 접목시켜 흔들리지 않는 기둥과 뿌리를 가지고 만개했던 그의 작품들....몇 십 년이 지나도 아름다운 것으로 기억될 그의 수많은 작품들..탄생 100주년을 기념하여..그의 작품을 다시 한 번 차근차근 보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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