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don't have the power to upset me. You don't matter enough to upset me







어제는 이 영화가 오늘은 소라 언니가..이틀 연속으로 나를 펑펑 울리네..내 감수성이 특별히 예민한 탓도 있겠지만 이 영화 너무 좋다. 너무(너무X1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0) 좋다. 늙는게 이런 것이라면, 사랑이라는게 이런것이라면, 결혼이라는게 이런것이라면. 나 빨리 늙고 빨리 사랑하고 빨리 결혼하고 싶어진다.

....폭포처럼 흐른 눈물때문에 시야가 흐려져서 모든게 잘 보이질 않았다. 아 나도 이렇게 늙어 죽고싶다....내게도 이런 사랑이 올 수 있을까? 나에게 남은 기적이 있다면 루디와 트루디같은 사랑이었으면 좋겠다.



개봉때 놓쳤다가 일전에 중앙에서 본 굿,바이. 일본 영화가 내 취향인게 보통의 영화에서 놓치는 아주 사소한것들을 캐치하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기 때문! 일상의 결이라고 해야할까..

염습사와 납관 도우미. 이 직업 참 매력적인것 같다. 태어나는곳은 달라도 갈 때는 모두 같은 곳으로 가는 사람들..이게 뭐라 그리 매력적인가..생각해봤는데 다방면으로 좋았던것 같다. 모토키 마사히로는 쌍생아때 보고 홀딱 반했던 배우고 히로스에 료코도 역할을 작지만 그럭저럭..야마자키 츠토무 아즈씨..완전 매력적이다. 다이고가 일을 그만두려고 결심했을때 이쿠에이 아저씨가 권하는 민물 문어 구이를 먹으며 나누는 대화도 참 좋았고 다이고와 미카의 생활도 보기 좋았당.
만약 결혼 생활이라는것이 함께 목욕탕에 가고 내리는 눈 맞으며 술도 한 잔 하고 레코드도 같이 듣고 그런거라면 나도 할 수 있을것 같단 생각도 했다. 영화 제목에 good and bye에 들어있는 중의적인 의미가 마지막에 다이고가 흐르는 눈물을 놔두고 아버지의 시신을 닦는 모습을 보곤 어느 정도 이해했다. 때론 이런 것도 나에게 많은 위로가 되어주는것 같다.
한번 울컥했던 장면은 목욕탕집 카즈코 할머니가 돌아가셨을때 사사노상이 그녀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물끄러미 보면서 고마워요 다시 만납시다. 하는 장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눈물이 폭풍처럼 밀려왔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도 어딘가 외진 곳에서 동물이나 돌보며 살고싶어




진정한 후렌지 후라이의 시대는 갔는가

고등학교 1학년때 종이를 나눠준적이 있었다. 17살. 내 나이 만 15살이었다. 나는 다른것엔 고집이라곤 전혀 없는데 내 장래희망만큼은 항상 완고했다. 엄마 아빠 몰래 나는 예체능과를 적어냈고 아버지는 당연히 내가 문과라고 생각했다. 중학교 졸업때도 나는 고등학교 가는걸 거부했지만 아빠가 날 죽이려고 들어서 엄마가 설득 끝에 학교를 겨우 갔다. 아빠한테 맞아죽을 각오하고 입 꾹 다물고 있었다. 결국 내가 이겼다. 2년 동안 같은 친구들과 학교도 잘 빼먹고 그림도 제대로 안그리고 날씨 좋으면 물장난에 햇볕에 누워 옷 말리고 아이스크림 먹고 그렇게 지냈다. 미술하고 음악하는 친구들이라 자존심도 강하고 자의식도 세다. 꾸미기 좋아하고 감성적이고 예민하고 다들 예쁘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꿈이 크고 야망에 불타는 친구들도 많았다. 다들 저마다의 꿈이 있었겠지? 지금 왜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고등학교 다닐때는 세상에 불만이라고는 학교에 있는 그지발싸개같은 진로상담 선생님 뿐이었다. 모든게 우리들 중심이었고 매일 매일이 재미있는 날들이었다. 아- 이대로 쭉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기억하기론 대부분의 친구들이 혜주같은 아이들이었다. 물론 영화속 혜주는 인천에서 제일 좋은 여상을 나왔지만 우리 학교 여자애들은 대부분 서울에서 제일 좋은 여대를 갈망했다. 그리고 좋은 직장에서 높은 연봉에 좋은 조건의 남자와 만나고 비싼 차, 맛있는 음식, 그리고 성대한 결혼. 대부분의 여자들이 원하는 그런것. 혜주는 예쁘다. 꿈도 크고 야망도 크다. 하지만 고졸인 그녀에게 증권사에서의 일은 승진을 위한 일이라기보다 대게 잡일과 심부름따위, 저부가가치 인간으로 취급 당하는 그녀..친구들 사이에서 콧대가 높고 공주병에 이기적인 그녀는 밉상이지만 외로움을 많이 타는 혜주는 찬영의 어깨에 기대 한숨을 쉰다. 하 인생이란게 그리 만만한게 아니지..



제일 마음아팠던 인물 지영이, 학교에서 이런 애들은 못 봤지만 우리 동네에는 이런 애들이 많았다. 빈층 동네라 그런지 가난하고 부모도 없는 애들이 많았고 학교로 진학하는길 보다 일찍이 돈벌러 나가는 애들이 많았다. 지영인 재능이 있다. 그런데 돈이 없다. 매사에 신경질적이고 곤두서있는 지영이, 너무 측은해보여서 안아주고싶었다..아..세상이 너무 힘들지..나는 잘하고싶고 하고싶은게 많은데 잘 도와주질 않지? 집이 무너져 할아버지,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소년원에 가게된 지영이가 나가도 갈곳이 없다고 했을때..왜그렇게 눈물이 찔찔 나던지...세상에 버려져 혼자가 된 그녀를 안아줄 사람이 없을까?



나랑 가장 많이 닮았던 태희. 그래서 보는 내내 너무 가슴 아팠다. 나도 10대 소녀일땐 세상에 부러울게 없었지. 내 자신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고 너무 좋은 친구들, 그리고 내 꿈. 태희는 몽상가다. 세상을 돌아다니고싶고 봉사활동도 하고 자신을 버릴줄 아는 친구. 게다가 정이 많고 오지랖이 넓어 누군가에게 꾸준히 애정과 관심을 보이고 누구에게나 진심으로 대하는 태희. 나하고 너무 닮았다..아빠의 인격 모독에 대해 지적할때는 정말 소름돋았다. 나도 아빠한테 그런적 있거든, 태희야 나도 꽃 한송이와 시원한 바람만 있으면 어디든 갈 수 있어. 다른건 다 필요없어..



어딘가로 떠난 태희와 지영이, 그리고 어딘가에서 달리고 있을 혜주. 쌍둥이 자매- 아 참 가슴이 아프다.
우리도 다들 어릴땐 꿈을 향해 달렸는데 정신없이 지내다보니 벌써 스물넷이다. 우리 314 친구들, 어제 오후에 마침 홍애한테 문자가 왔다. 잘 지내고 있니, 회사가 힘들다고 그만둔다는 연락이었다. 나는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친구들, 모두 열심히 산다. 꾸준히 공부하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윤시, 좀 게으르고 부모님한테 많이 의지했지만 이제 스스로 해보겠다고 벼르고 있는 앎, 일이면 일 공부면 공부 쉬지 않고 달리는 기특한 홍애, 예민하고 꿈이 큰 예술가 센, 미국으로 가버린 이다, 매일 노는것도 일하는것도 열심히 사는 은지, 마음이 잘 통하고 취향도 잘 맞았지만 지금은 잃어버린 친구 매니아, 그리고 매일 버둥거리기만 하는 고집쟁이 나. 아 눈물난다..뭐가 이렇게 힘든지 어릴땐 잘 몰랐지. 앞으로도 까마득한데 벌써 지치면 안돼지..세상이 참 내 맘대로 안된다. 열심히 살고 있는것 같은데 그게 또 그렇지 않은가보다. 생각하느라 바쁜 태희, 내가 엄마한테 맨날 나 생각하니까 말시키지좀마! 라고 하잖아. 태희야 있잖아 나도 많이 힘들땐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는데 결국 모든게 다 내 몫이야. 결정도 후회도 다 내 몫이지. 더 열심히 살아야지, 더 더욱 더 많이.









사랑했던 연인에게 배신 당하고 그가 왔음직한 카페에 들른 엘리자베스. 다른 여인과 함께 목격된 그의 연인을 잊기 위해 그녀는 열쇠를 맡기고 사라진다. 예전에- 봤을때는 영상만 보느라 정신없었는데 다시 보니 묘하다. 상처받은 사람들끼리 만나고 엘리자베스는 상처를 잊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여행을 떠나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처럼 부러워하지 않았을까. 나도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 가서 모든 존재를 잊고 새로 시작하고 싶다. 그래봤자 과거의 기억들은 지워지지 않겠지만...




latika's theme






으항하하응허헝헝..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침부터 기분이 저질이라...머리 확 빨강색으로 염색해버릴까 하다가 엄마 용돈으로 그런짓을 할 수는 없었기에 대니 보일의 슬럼독을 보려고 롯데로 갔당. 아-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냥 길거리에 앉아만 있어도 기분이 그렇게 싱숭생숭할수가 없었다. 금요일 백주 대낮이라 사람이 정말 없었다. 그런데 강동은 주말에도 사람있는 꼴을 별루 못봤다. 워낙 인적이 드물고 역에서도 떨어져있궁..
아니 지금 그게 문제가 아니고!! 슬럼독 밀리어네어..아...이렇게 가슴 벅찰수가...ㅠㅠㅠㅠ나 너무 오랫만에 느껴보는 두근거리므...자말 말릭은 형이랑 엄마랑 빈민가에 사는 작은 소년이다. 인도에서 무슬림과 힌두교도들의 갈등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전쟁 만큼이나 골이 깊고 오래된 것으로 자말의 엄마는 힌두교들의 습격으로 살해당한다. 영화는 무진~장 재미있다. 론 하워드가 말했던 것처럼 좋은 영화는 재미있는 영화라는 설을 증명하듯이 이 천재 감독은 잘 만든데다 재밌게도 만들었다. 흐규흐규 부러워라 너의 재능..
내가 슬럼독에서 자말이란 캐릭터에 혼절할뻔 했던 이유는 이녀석의 강한 믿음과 흔들리지 않는 신념과 정직함때문이었다. 도통 흔들리지 않는 그의 운명에 대한 믿음은 결국 라티카와의 사랑도 이루고 퀴즈쇼 우승도 하게된다. 이런 남자가 있을까? 아니 우선은 이런 인간은 있을까? 엄마를 잃고 살림과 비내리는 거리에서 함께 삼총사가 된 라티카를 끝내 만나게되는 그에게 사랑이란 무엇일까, 그는 진정 용기있는 사람이다. 자말처럼 인생을 걸고 모험을 하는 사람들만 넘쳐난다면 아마 세상은 매분 매초 로맨틱한 드라마만 일어날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이 영화가 재미있었던점은 영화가 끝난후 앞서 낸 문제에 대한 정답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D. It is written. 그렇다 이건 영화다. 현실도 아니고 실제 있었던 일도 아니다.
현실은 팍팍하기 그지없다. 2시간동안 슬럼독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고픈 배를 이끌고 극장 밖을 나오니 역시나 햇빛은 따갑고 바람은 시원하고 사람들은 재빠르게 자기 갈 길을 간다. 앞으로 한동안은 라티카 테마를 들으며 항가항가하는 기분은 어쩌지 못할것 같다. 비록 이것이 허구의 재구성이라 하더라도..나에게 자말만큼 로맨틱한 삽질을 하는 남자는 당분간 만나기 어려울듯..암튼 결론은 대니 보일은 지니어스 지니어스 지니어스!





gran torino ending song



요새는 별 일 아닌것에도 센티멘털해지기는 하지만 이정도일줄은 몰랐다. 낮시간대라 사람 많이 없었는데 그게 날 더 감성에 취하게 만들었나보다. 그랜 토리노는 1970년대 생산된 포드 자동차 이름이다. 꼬장꼬장하고 보수적이고 요즘 애들이란..을 입에 달고 사는 한국전 참전 용사 월트 코왈스키 할아부지..내가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처음 본 건 어둠속에 벨이 울릴때. 플레이 미스티 포 미,,,너무 멋있었지 젊었을때..그런데 늙어도 이렇게 사랑스럽다니..70-80대 할아버지랑 사랑에 빠지는 젊은 여자들 재미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할아버지라면 90이든 100이든 사랑할수 있을것 같다. 월트 할아버지가 사는 동네는 흐멍족이 모여 사는 동네다. 미국인은 이 할아버지뿐. 이웃집 청년 타오를 위기에서 구해준 계기로 그는 동네 흐멍족 사람들에게 영웅처럼 모셔진다. 그리고 타오와의 만남은 그를 변화시킨다. 드라이빙 미스 데이지나 후라이드 그린 토마토, 스핏 파이어 그릴, 칼라 퍼플 같은 영화를 보면 새삼 우정이라는게 인종이나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글로벌하다는것을 깨닫는다. 월트 할아버지는 나이도 많고 한국전때 전쟁에 참가한 경력이 있는 보수적이고 꽉 막힌 사람이지만 의외로 호탕하고 남자다우며 의리있고 정도 많다. 새까맣게 어린 타오와 타오 가족들에게 길들여져 가는 그를 보며 재미를 느꼈다.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를 보면 여우가 왕자에게 길들여진다는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랑이나 우정이나 사람들은 서로에게 길들여지는게 맞다. 코왈스키씨도 어느샌가 타오와 수가 친근해지고 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게된다. 그가 마지막으로 타오의 사촌들 앞에서 라이타를 꺼낼 용기를 가지게된것도 아마 그것때문이리라..어찌나 펑펑 울었던지 눈두덩이가 퉁퉁 부을 정도였는데 괜시리 창피해지는 나였다. 10점 만점에 100점 주고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아부지가 오래 사셨으면 좋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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