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롯은 신파 멜로에 가깝지만 그리 단순한 영화는 아니다. 예술가의 철학적 고백이 담긴 이 영화를 나는 그가 가졌던 많은 무기들 중에서 가장 내 마음을 적시게 만들었다고 말하고싶다. 언젠가 그를 만나게 되는 날이 있다면, 꿈에서라도 그에게 나를 고백하고싶어진다. 라임라이트는 나를 솔직하게 만든다. 예술가는 언제나 자신의 철학을 가져야한다는 단순하지만 너무나도 담백한 사실을 다시 한 번 광대가 되어 미소지으며 얘기한다.


검은 파마머리에 작은 모자이크 타일 한 장 같은 콧수염으로 언제나 방랑자를 연기했던 채플린이 마지막으로 광대를 연기한다. 자신의 예술혼을 모두 불태운 이 영화를 뒤로 그는 미국을 떠나게 되는데 이 영화에는 채플린과 코미디 역사를 함께 했던 영광의 배우 버스터 키튼도 우정출연한다. 누가 우위에 있는지 우열을 가리기보다 키튼은 스턴트 액션이 돋보이는 액션 코미디에 능숙했고 채플린은 슬랩스틱과 캐릭터코미디에 능했는데 내가 채플린을 더 좋아하는 이유는 그의 영화에는 카타르시스가 분명하게 나뉘기 때문이었다. 그의 영화에는 희로애락의 감정이 모두 존재한다. 사랑과 기쁨의 순간, 추락과 아픔, 고통의 순간부터 다시 희망으로 가는 순간까지. 코미디 배우로써 그가 이룩해낸 영화사의 많은 순간과 의미들은 단순하게 지나쳐보낼 수가 없다. 내 역사에 있어 채플린을 알고 그 이후부터는 나와 그를 따로 분리해서 생각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내가 힘들거나 누군가에게 기대고싶을때 또는 희망을 그리고싶을때는 항상 채플린의 영화들을 본다. (주성치 영화도) 


라임라이트 이전에 주목해야하는 것은 그가 쓴 자서전격의 소설인 풋라이트이다. 영화에서는 많이 생략된 부분이 있지만 (그럼에도 명작이다.) 소설에는 그보다 더 풍부한 감정과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된 채플린은 이제 자신이 퇴장해야할 순간임을 스스로 고백한다. 칼베로는 빛나는 테리의 앞 날을 위해 거리의 악사가 되어 모자 속 한 푼까지도 거부하지 않는 자유영혼으로 돌아갔지만 테리는 그를 진실로 사랑하고 있었음이 후에 드러난다. 발레 첫 공연날 세트 뒤에서 무릎을 꿇고 제발 그녀가 잘 되기를 비는 광대의 모습 그 너머에 고독함과 외로움에 진저리치는 과거의 영광과 지금의 처지를 끔찍하게만 받아들일 수 없는 한 예술가가 서 있었다. 칼베로의 대사들은 실제로 그의 당시 상황과 연결되어 (살인광시대의 흥행실패 이후) 참을 수 없는 감정을 이끌어낸다. 인생에 두려움이 없는자가 누가 있겠는가. 누구나 이번 생이 처음이기에 아마추어일 수 밖에 없고 채플린은 이 처음인 삶에 그 모든 감정들을 오롯이 받아들일 수 있다면야 두려움은 해소된다고 믿는다.


"Time is the best author."


시간은 언제나 훌륭한 작가이다. 그것은 완벽한 결말을 만든다. 후회와 두려움, 과거의 영광과 고독함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드는, 시간은 모든 것을 겸손하게 만든다. 그는 알았던 것이다. 시대가 지나가고 있음을..채플린의 영화 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어디론가를 향했다. 하지만 이번에 그는 무대 뒤 간이 소파에 누워 죽음을 맞는다...이 영화는 볼 때마다 항상 같은 부분에서 눈물이 터지고만다. 늘 알고 있지만 그가 눈을 감는 것이 너무 슬프고 잡초라고 말하는 장면이 너무 서글퍼서 엉엉 울어버리고만다. 그는 내게 너무나도 큰 영감과 감정, 서사들을 알려준 작가이다. 언젠가 꼭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모큐멘터리+록커의 일거수 일투족이 합쳐진 로큐멘터리 [이것이 스파이널탭이다]는 80년대에 처음으로 등장했던 록 모큐멘터리였고 실제로 존재했다고 해도 믿음이 갈 정도의 그룹 스파이널 탭의 미국 진출 이후의 상황을 다룬다.





영화의 주인공인 데이빗과 나이젤. (나이젤 캐릭터 너무 좋다...) 우리가 이 영화에서 가장 익숙한 얼굴이 그나마 극중 감독 마티 디버기역을 맡았던 롭 라이너일 정도로 인지도가 높은 배우가 등장하진 않는다. 마이클 맥킨도 거의 무명에 가까웠고 나이젤역을 연기한 크리스토퍼 게스트도 정말 눈썰미 좋은 영화팬이 아니라면 누군지도 몰랐을 것이다. 중요한점은 이들은 배우보다 음악가로써 그 능력치가 더 높았다는 점이다. 모두들 뮤지션으로 활동했으며 영화 속 사운드트랙도 실제로 그들이 만든 것들이다. (사운드트랙 정말 좋다!!!) 참고로 데릭역을 맡은 해리 시어러는 심슨의 플랜더스, 번즈 등의 성우로 팬이 은근히 많은 배우. 지금은 꽤 자주 쓰는 장르인 페이크 다큐이지만 당시에는 매우 생경한 장르였고 이 장르계의 선구자격이라고 할 수도 있는 영화이며 오프닝부터 엔딩까지 모큐의 교과서적인 영화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이전에도 이런 기법으로 영화를 제작한 사람은 있었지만 이것이 신선하게 먹힌 것은 스파이널탭이 정점이라 할 수 있겠다. 간혹 파운드푸티지 필름과 헷갈리는 사람이 있으나 다른 형식이다.


본격적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써 영화의 가장 큰 역할은 관객을 속이는 것이고 허구의 사실이든 사실 기반으로 한 허구의 인물과 상황전개이든간에 받아들이는 주체가 그것이 나와는 별도의 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누군가의 롤에 이입하여 상황을 함께하고 결국 영화와 함께 이 모험을 끝나게끔 만들어주어야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는 장르의 장점을 온전히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어 그 매력을 뿜어내는 멋진 작품이다. 



(왼쪽의 모자 쓴 남성이 스파이널탭의 감독이자 극중 마틴 디버기로 등장하는 롭 라이너

그는 스탠바이미,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때와 같은 감수성 풍부한 드라마들을 주로 만들었다. 그러구보니 최근 재개봉한 플립도 이 양반이 만드셨다. 감수성..뙇뙇)


상황은 간결하다. 10년이 넘는 밴드생활동안 그룹의 이름을 수없이 바꿔왔으며 밴드의 멤버만 30명 이상을 갈아치운 라디오 진행자의 말을 빌리자면 아주 오래전 몇 곡의 히트곡을 남긴채 퇴물이 된 밴드인 스파이널탭이 미국 진출을 하기 위해 미국에 왔고 그 이후로 벌어지는 상황을 재미있게 그려낸다. 밴드공연이 펼쳐지면서 벌어지는 상황들-밴드의 멤버 중 하나인 데릭이 무대장치인 껍질에 갇힌다던가. 나이젤이 고안해낸 스파이널탭 회심의 일격인 스톤헨지가 18인치로 제작되어 그 황당무게함이 공연에서 그대로 관객에게 전달된다던가하는-은 오랜 기간동안 밴드활동을 한 베테랑답지 않게 어설프기 그지없게 연출되지만 그 상황들 속의 주체인 멤버들은 세상 진지하게 일과 이슈들에 대면하고 있어 이것이 오히려 유머코드로 사용된다. 이 연출스타일은 훗날 많은 페이크 다큐멘터리에 영감을 주었으며 차용된 대표적인 사례다. 영화의 재미있는 점은 비틀즈, 레드 제플린, 블랙 사바스 등 실존했던 밴드들의 이야기나 앨범 비하인드들이 풍자된다는 점인데 이 또한 올드록을 좋아하는 팬들이라면 즐겁게 볼만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를 관람한 실제 록밴드 스타들은 이것이 실제인지 가상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지한 태도로 영화를 봤다고 한다. 롭 라이너가 얼마나 이쪽 생태계에 대해서 잘 알고 있고 그것을 얼마나 잘 컨트롤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는 유머러스하게 잘 짜여져있지만 후반부에서 밴드를 박차고 나간 나이젤이 데이빗이 연주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그의 눈짓에 기타를 매고 공연에 합류하는 점은 꽤 뿌듯하고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로 재미있는 부분이다.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이것이 현실이었는지 가상의 이야기였는지 그 여운을 걷어내기도 전에 엔딩 크레딧에서는 스파이널탭 멤버들의 인터뷰가 함께한다. 이 또한 이 영화의 백미일 것이다. 


* DVD 코멘터리를 보다가 알게된 사실인데 롭 라이너의 극 중 이름인 마티 디버기 (Marty DiBergi)는 마틴 스콜세지, 브라이언 드 팔마, 스티븐 스필버그, 페데리코 펠리니와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철자를 가져와 만든 이름이라고 한다.









영화, 그 취향의 문제를 들이대면 토론은 끝도 없을 것이다.

취향의 문제를 넘어 장르의 특성과 메세지의 유의미함으로 나를 인도한 '옥자'

영화에는 재미있는 떡밥들이 넘쳐났다. 후속편이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겠지만 쿠키영상까지 헐리우드 감성 낭낭해진 봉감독님

옥자와 미자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결합된 유기체. 서로를 필요로하고 없으면 존재가 성립되지 않는 필연적인 관계

미자는 옥자를 구하기 위해 미국행을 택하고 늘 봉감독의 페르소나였던 (괴물의 남주나 플란다스의개의 현남 등) 돌진형 여주인공처럼 그저 달린다. 그녀를 보좌하는 alf의 단원들은 미국 틴에이저 소동극의 일원들처럼 일사분란하고 세상 진지하지만 목표는 좌절된다. 나름 재미있게 보았다.


세상을 바꾸기보다 폭로하고싶었다던 봉준호 감독의 말처럼 폭로는 세상에 변화의 기운을 주기도 한다. 오락영화가 주제넘게 무슨 변화를 운운하냐고하면 할 말이 없지만 넷플릭스를 왜 선택했는지 영화를 보니 알 수 있었다.

미자의 번뇌와 고민은 옥자를 구한 그 이후부터 시작될 것이다. 옥자와 작은 돼지 한마리는 구했지만 그 공장에 갇힌 수백 마리의 슈퍼돼지들을 모두 구하지는 못했다. 미자와 관객의 고민이 시작되는 지점은 바로 여기서부터이다. 수 년 전에 리차드 링클레이터의 [패스트푸드 네이션]이 공정하지 못한 고기 패티가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지적했듯이 이 영화는 지금 세대에 화두로 올라있는 GMO의 문제성을 오락 영화 장르의 공간과 봉준호 감독의 특기인 속도를 통해 어렵지 않게 풍자화했다. 많은 문화들이 충돌하지만 하나의 임무수행을 통해 많은 언어들이 정리가 되고, 또한 영화의 오락적 재미도 잃지 않은것 같다.

영화는 프로파간다의 힘을 가지고 있다. 옥자는 그 새로운 대안으로 기록될 것이다.










아직 상반기까지 본 영화중에서 올 해 나에게 최고의 영화가 될 토니 에드만.

가깝고도 먼, 익숙하지만 불편한 그런 존재인 가족.

다소 어색한 아버지와 딸의 관계를 그린 작품 그 이상의 영화

베를린 거주 이제 막 마흔을 넘긴 젊은 여성 감독인 마렌 아데가 그린 처연하고도 행복한 작품 토니 에드만

모두가 볼 수 있기를 간절히 원한다.


영화학교 졸업작이었던 <나만의 숲>에서는 시골학교에 부임한 여교사 멜라니의 서툰 사회생활을 통해 고독한 그녀가 점점 거짓말의 산에서 위태롭게 흔들리는 걸 봤던 기억이 있다. 20대였던 멜라니가 30대의 커리어우먼이 되었다면 어떨까.


가족들과 함께하는 자신의 생일파티에서도 핸드폰을 놓지 못하는 이네스는 잘 나가는 커리어 우먼. 또는 그렇게 보이는 사람. 피에로 분장을 하고 방문한 아버지와는 평범한 대화도 어려운 사람. 아버지는 택배배달원에게까지 농담과 짖궃은 장난을 하는 괴짜.


희극, 그것은 때론 지난한 신파보다 더욱 더 슬프게 다가올 때가 있다. 이 영화는 단순히 아버지와 딸의 어색하고 불편했던 관계를 회복하는 가족 드라마가 아닌 완전하고 행복하게 이별하는 법에 관한 영화다. 빈프리드 (아버지)의 늙은 개가 죽은 뒤에 그는 삶에 행복이 없어보이는 딸을 찾아 루마니아로 가게 된다. 아버지와의 관계마저도 껄끄러운데 갑자기 예고도 없이 찾아온 아버지가 마냥 반가울리 없는 이네스는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보이지만 그녀는 이마저도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감정이란 표현의 대상이 아닌 숨기고 어색해져야만 하는 그 무엇이다.


중요한 거래처 사장의 부인과의 약속도 어긋나고 아버지에게서 너의 삶은 행복하냐는 질문에도 답을 못 한 이네스는 답답하고 어두운 동굴에서 좀처럼 나올 생각이 없는 것 같다. 그녀에게 아버지나 사람과의 관계는 그저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체면치레처럼 달갑지 않은 일의 연장선일뿐. 아버지는 누군가와의 관계를 통해 자신 삶의 흔적을 발견하고 만들어 나가는 반면 이네스는 그와는 정반대로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걸 택한다. 그녀의 인생은 너무나도 삭막하고 음울한 공기로 가득차있다.


달걀페인팅 파티에서 이네스가 부르는 휘트니 휴스턴의 greatest love of all의 가사는 후반으로 가는 시점에서 적절한 연출이었고 잔다라 휠러가 노래하는 모습은 흡사 절규하는 것 같아 눈물이 차올랐다. 그녀의 삶은 갑작스레 찾아온 토니 에드만으로 인해 혼란스럽게 변하고 아무 일도 없이 지나가줬으면 하는 매일에 자신을 꾹꾹 눌러담아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싶지 않았던 그녀에게 변화를 도모하는 계기가 되어준다. 아버지는 그녀가 웃기를 바랐을 것이다. 모든 이의 삶에서 유머가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천진난만하고도 아이같은 장난과 배려들이 이제 가족을 떠나 한 명의 인간으로 자신의 삶을 챙기고 돌보며 살아가야할 그녀가 행복하기를, 또한 그녀의 삶에 언제나 웃음이 있기를 바라는 아버지의 마지막 농담은 성공했을까?


누드파티에 불가리아 전통 인형 복장을 하고 나타난 아버지와 기괴하고도 멋진 포옹을 나눈 그녀는 아버지를 바라보며 자신의 인생 속으로, 그 치열한 삶 속으로 다시 홀연히 떠난다. 아버지는 이네스의 인생에서 계속 소외당한채로 그녀의 언저리를 겉돌았지만 이 한 번의 포옹으로 빈프리드와 이네스는 완전한 이별을 마무리하게 된다. 빈프리드의 삶은 죽음을 향해 가고 있었고 영화에는 전반적으로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다. 말미에 늙은 개 빌리의 죽음으로 시작하여 후반부에는 할머니 (빈프리드의 어머니)의 죽음, 그리고 아버지인 빈프리드 또한 인형탈 속에서 호흡곤란 증상으로 쓰러지게 된다. 빈프리드는 죽음 이후 홀로 남게될 이네스가 세상을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에 그녀에게 행복과 삶의 의미를 찾아주고자 루마니아행을 택한 것이다. 자신은 거북이가 되어 떠날 것이고 딸과는 자주 만날 수 없을 것이며 이제 그녀는 싱가포르로 떠날 채비를 앞두고 있다.


썩은 발톱을 치료할 여유를 제거하고 스스로 발톱을 뽑는 이네스의 인생에서 돈이나 명예, 인생의 즐거움이라는건 그다지 중요한 관심사 또는 가치가 아니었다. 그런 그녀에게 시종일관 장난과 농담으로 주변 사람들을 곤란하게 하고 자신의 인생을 흔드려고하는 아버지가 불만이었지만 greatest love of all 이후 이네스의 내면에는 변화의 물결이 일렁이기 시작한다. 유머는 휘발성이 있지만 웃음은 잔향을 남긴다. 그녀가 오롯이 자신을 사랑하며 인생의 즐거움과 주변을 바라보는 여유를 가지길 원했던 아버지의 바람은 성공한 것처럼 보인다. 할머니의 장례식에 온 이네스는 할머니가 썼던 모자를 쓰고 아버지가 쓰던 의치를 쓰고 미소지어 보인다. 순간을 붙잡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것을 추억하고 기억하는 것 뿐이다. 빈프리드는 이네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순간의 기억으로 잡아두고자 카메라를 찾으러 가고 그녀는 우두커니 남아 모자를 벗고 의치를 떼어낸다. 이제 그녀의 삶에서 할머니나 아버지의 늙은 개 빌리는 다시는 만날 수 없고 아마도 머지않아 아버지 빈프리드도 세상에 없는 사람이 될 것이다. 순간을 잡을 수 없다는 의미는 지속되는 삶 속에서 이별은 불가피하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죽음의 그림자가 귀결되는 지점은 결국 이별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다. 영화는 코미디의 힘을 빌어 관계의 개선을 유도하고 이네스의 '혼자'인 삶 속에서 스스로를 지탱하고 삶에 여유라는 수분을 보충해주고 유머라는 기름을 칠하는 것을 잊지말라고 얘기하는듯 했다. 빈프리드는 거북이가 되어 다시 자신의 삶으로 돌아갈 것이다. 누군가에게나 그저 거북이인 존재로 말이다.





★★★★★★★★★★



















허정 감독이 2013년 숨바꼭질 이후 4년만에 컴백한다.

숨바꼭질이 평이 안좋긴했으나 시기 덕분인지 관객 500만을 넘긴 영화라 다음 영화는 어떻게 될까 궁금했는데 이번에도 공포다. 전작에서도 일상적인 소재를 비틀어 공포감을 조성했는데 장산범에서도 익히 알고있는 친근한 사람의 목소리가 전혀 낯선이의 입에서 나왔을때 느끼는 소름돋는 공포에 집중했다고 한다.

티저 예고편을 보니 확실히 사운드가 좋다..이번에는 허정 감독 장기를 잘 살렸으면 좋겠다.

공간의 대비가 주는 분위기와 소름돋는 사운드...기대해 봅니다..












스팀 세일하길래 그동안 살려고 봐둔거 몇 개 샀는데

이사온 집에 스피커를 안 달아서 그런건지 뭔지 사운드카드 드라이버가 최신으로 업데이트도 안되고

게임도 안켜지고ㅠㅠ.....


으앙이아ㅡ아른일









★78/52



선댄스에서 상영했던 히치콕 다큐멘터리.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명작 [싸이코]의 샤워 장면을 중심으로 풀어낸 독특한 형식의 팬무비라고 해야할지..기예르모 델 토로, 보그다노비치, 대니 엘프먼, 엘리 로스, 제이미 리 커티스, 엘리야 우드 등 영화 각계 인사들의 팬성 발언과 감상들을 인터뷰하고 지독하리만큼 샤워 장면을 공들여 분석하는 모습은 영화비평의 새로운 무대를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알렉산더 O.필립은 괴짜답게 장면을 파고들고 그 심리적 분석을 통해 영화비평과 다큐멘터리를 하나의 축제로 만들었다.











★Dave Made A Maze

데이브 미로를 만들다

7/15 : 8시 - 7/19 : 2시 - 7/21 5시




2017년 올 해의 발견, 올 해의 데뷔작에 이름을 올릴거라 예상이 되는 빌 워터슨의 감독 데뷔작.

단편과 TV시리즈에 짧은 출연을 반복했던 무명의 배우 빌 워터슨의 이 깜찍한 데뷔작은 당신이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가에 대한 질문을 미로 속에 숨겨둔 것만 같은 작품이다. 변변한 작품 하나 만든게 없는 실패로 가고 있는 어쩌면 루저가 되어가고 있는 예술가 데이브가 만든 미로를 통해 이제 어른이 되어 어린 시절의 추억과 기억속에 남아있던 것들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동화적인 순간을 만들어낸다. 단순하게 어른을 위한 동화라기에 영화는 너무나 예술적이고 아름다운 모먼트들이 다수 존재하며, 수많은 부비트랩들은 단순한 상상력의 차원을 넘어선다.











Killing Ground

킬링 그라운드



데미언 파워의 놀랄만한 데뷔작. 호주 버전의 일라이 로스라고 하는 평이 자자하다.

누군가에게는 불쾌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雪女

설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설녀 이야기를 스기노 키키 감독이 현대적으로 풀어냈다. 60년대 고바야시 감독의 괴담이 그러했던 것처럼 거추장스러운 장식을 모두 걷어내고 차분하게 진행되는 영화이지만 다소 해외를 겨냥하여 의식한 상태로 만들어졌다는 평도 상당수.







Blank 13

블랭크 13



180이 훌쩍 넘는 훤칠한 키에 부드러운 얼굴 거기에 멋진 중저음. 꽃미남으로 국내 여성팬들에게도 호감도가 높은 사이토 타쿠미의 영화 감독 데뷔작. 사이토 타쿠미의 아이돌스러운 얼굴 덕분에 다소 난해해 보이는 영화를 연출한게 읭? 스러울수도 있지만 타쿠미는 WOWOW 채널에서 이타야 유카와 영화해설가 나카이 케이와 함께 시네마 스튜디오를 찍고 있기도 하고 본인의 오피셜 블로그에 꾸준히 매니악한 영화, 독립영화, 예술영화, 작가주의 영화들을 올리거나 평을 올리는 등. 일본 내에서도 드니 빌뇌브 감독과 만나는가 하면 다큐멘터리, 공연예술 등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오덕적인 모멘트를 많이 보이고 있다. 그런 그가 심오한 영화를 만들었다고 하니 새삼 놀라운 생각은 들지 않고..드디어 때가 왔구나. 같은 느낌- 아직 일본에서도 본격적으로 선보인건 아니라 자세한 평은 볼 수 없지만 내용적인 면에서는 차분한 드라마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








★ぼくのおじさん

우리 삼촌



마츠다 류헤이 x 야마시타 노부히로의 신작. 기타 모리오의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그리운 느낌을 들게 하는 복고느낌 낭낭한 편안한 드라마. 미워할 수 없는 하릴 없는 캐릭터와 평온한 일상들.








★Sami Blood

사미 블러드



로저 에버트닷컴의 고프리 체셔가 별 3개를 준 작품.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북쪽에서 순록을 키우며 살아가는 소수민족 sami에 관한 이야기.

북유럽의 멋진 풍경과 더불어 이 14살의 소녀는 용감하고 매력적이다. 정서적으로 생생한 경험과 강렬하고 감동적인 서사이며 너무나 아름다울 것.











개막작 : 이용승 감독 <7호실>



제가 알려지지 않은 신하균덕인데 작품 찍은건 다 챙겨보거든요. 그게 설령 노잼이 보장된 영화라 할지라도...

올레/순수의시대/빅매치/런닝맨/고지전/페스티발/퀴즈왕/카페느와르/박쥐/더게임/예의없는것들/금자씨 등등...

뭐 그래도 한 때는 괜찮은 영화를 많이 찍었습니다. 모두가 알고있듯이 공동경비구역 JSA 후에 이름, 얼굴 알리기 시작했고 킬러들의 수다와 복수는 나의 것 까지는 괜찮았죠. 매우 괜찮았죠. 지구를지켜라/화성으로 간 사나이도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지구를 지켜라는 나름 컬트영화였고 개취로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기때문에 신하균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진 않았어요. 상업성과 예술성 한 쪽에 치우치지 않았던 배우라 포지션이 애매한 배우라는 이미지도 계속 있었던 것 같습니다.

원톱은 아니었지만 웰컴투동막골의 대성공 이후 장진 감독이랑 같이 한 박수칠 때 떠나라..도 SOSO..

예의없는 것들부터 신하균의 긴 슬럼프가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박쥐도 영화 자체는 좋았으나 신하균보다는 송강호+김옥빈 조합이 더 빛났던 영화라..굳이 따지자면 그 뒤로 괜찮다 정도의 영화도 없었답니다..

특히 근작인 순수의시대. 빅매치. 런닝맨 이건 여기에 낭비된 석유, 나무를 살려내라고 외치고싶을 정도로 최악이었으니까요....악녀도...사실 신하균 본인은 문제가 없었어요. 활용법이 잘못되었을뿐...어지간히 시나리오 보는 눈이 없어서 믿고 거르는 신하균이 된지도 너무 오래...영화에서 재미를 너무 못 본 탓에 7년만에 드라마 출연을 했는데 또 드라마는 괜찮잖아욧......브레인, 내연모...너무 좋았다구욧..ㅠㅠ......근데 영화는 왜때문에..그 모양이죠....?.........

이지만, 이번에는 한 번 믿어봐도 좋지 않을까요...감독이 이용승이라.

런던유학생 리차드, 10분 등의 단편영화를 만든 감독의 첫 장편 입봉작인데 전작이었던 두 편의 단편작품에서 보여줬던 공감가는 보통사람의 시선. 그것이 아마도 이 감독의 가장 큰 장기라고 생각이 되는데 역시나 이번에도 우리 이웃에 존재할 것만같은 사건과 사람의 이야기를 그린다고 하니 내용이나 연출적인 면에서 괜찮은 사회파 영화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가지게 된다. 보편적인 감정과 흔히 있을법한 상황들에서 연출과 시나리오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던 이용승 감독이기에 아무리 망한영화만 찍어댄 신하균의 저주도 이쯤되서는 풀리지 않을까. 하고 슬쩍. 내심. 그냥 생각해본다.








Black Hollow Cage

블랙 할로우 케이지


스페인 공포영화. 버라이어티는 이 영화에 대해 굿나잇 마미의 분위기와 타임크라임의 시간 붕괴 소재를 적절히 믹스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공포영화들의 전반적인 특징인 딥다크한 분위기를 즐기고싶다면 이 영화를 선택해도 좋을듯하다.









DearestSister

디어 시스터



태국 공포영화의 특별한 지점. 정적과 소름끼치는 시선들. 이 영화는 마티 도의 여성 시점 공포영화이며 또한 라오스를 기반으로 한 로컬 공포영화로써 뛰어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보이지 않는 계급과 또 다른 심령의 존재, 훌륭한 드라마를 베이스로 그려낸 공포 스릴러. 







숲속의 부부



故김성민의 유작이자 전규환 감독의 신작.

타운 3부작으로 인해 독립.예술영화계의 이단아로 급부상했던 전규환. 작품성이나 작품의 완성도를 떠나 문제적인 작품을 만들고 있는건 맞다고 생각했다. 내가 성난화가를 보기 전까지는.....

그의 영화를 굳이 추천하고싶지는 않다. 그의 영화들을 한 가지 단어로 정렬하자면 그야말로 충공깽.

파괴적이고 폭력적인 시선들과 무한 번뇌와 고뇌의 압박. 그의 작품을 보기 전에는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비우고 보는 것이 좋다.









★The Endless

벗어날 수 없는

7/16 : 6시 - 7/18 : 5시 - 7/20 : 2시




개인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게 봤다고 말할 수 있는 [스프링]의 연출자 저스틴 벤슨, 아론 무어헤드 콤비의 신작. 당연히 예매할 생각이다. 이 콤비는 2015년 VHS3와 스프링으로 부천에 내한한 적이 있었는데 당시에 별다른 정보없이 봤던 영화인데 그 통속적인 줄거리에 별다른 양념을 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마음 언저리를 씁쓸하게 했던 영화가 너무나 좋았던 기억이 난다.

이번 영화는 사이비종교와 관련된 호러영화도 두 콤비가 직접 연기까지 맡았다. 장르물에서 돋보이는 감독을 만난다는건 너무나 귀하고 또 귀한 일이다. 많은 자본이 투입된 영화는 아니지만 인디영화만이 할 수 있는 거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최소한의 예산을 들여 초자연적인 현상을 스크린에 흥미롭게 쏟아내었다. 비록 자본의 혜택은 받지 못했을지언정 그들의 아이디어는 누구보다 멋지게 빛나고 있다고.







変態だ

나는 변태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트디렉터인 안자이 하지메의 작품.

미우라 쥰과의 유닛 활동도 하고있으며 밴드활동, TV출연, 애니메이션 만들기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는 엔터테이너이다. 기획.원작.각본은 미우라 쥰이 맡았고 연출은 안자이 하지메가 했다.

굳이 이 영화를 볼 생각은 없으나 나름 매니아층을 가진 츠키후네 사라라가 이 영화에 출연한다고해서 흥미돋아서 혹시나 그녀를 만나고싶은 분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내용은 보통의 정리되지 않은 독립영화 소품 스타일이고 뭐 나름의 19금 스타일로 만들었다고 하니 기대하시는 (?) 분들은 내용이나 연출면은 포기하고 보시길.








Strangled

누명



시놉시스에는 헝가리판 살인의 추억이라고 소개되어있다.

1960년대 실존했던 연쇄살인마의 이야기를 다룬 사이코 스릴러. 작은 마을에 연쇄살인이 발생하고 진범이 아닌 엉뚱한 사람이 누명을 쓴 얘기가 요지이고, 그 외에 특별한 점은 1960년대 시대 고증이 철저하게 되어있으며 연쇄살인이라는 잔인한 고어 소재를 다루고 있으나 잔인한 장면보다는 시대적인 상황, 인물 관계, 사건의 수사 등에 촛점을 맞춘 디테일한 드라마라고 한다. 








★어둔 밤

7/16 : 1시 - 7/18 : 2시 - 7/20 : 8시



이상한 나라의 김민수, 회상,어둔밤 등을 연출했던 심찬양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했던 회상, 어둔밤의 장편 버전이라고 한다. 단편을 재미있게 봐서 장편도 기대중.

인터스텔라를 보고 소위 삘받은 청춘들이 영화를 제작하는 과정을 그린 페이크다큐인데 워낙 이 장르를 좋아하기 하고 또 감독이 너무 재미있게 영화를 만들어줘서 이 영화도 부천상영을 거쳐 개봉하기를 바란다.







#Screamers

놀람주의




한 인터넷 회사는 스크리머 비디오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게 되고 이 조사는 곧 파괴와 큰 혼란, 지옥같은 경험을 가져오게 된다. 는 스크립트. 유령이 등장하는 비디오를 보게 되고 관객은 곧 가장 불안한 방식으로 공포화 맞닥트리게 된다. 우리에게 즐거운 경험을 제공해 줄 딘 매튜 로널드 감독은 배우들의 앙상블과 더불어 파운드푸티지 방식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데 으레 이 장르물이 주는 페이크라는 현실감각을 잊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즐거운 경험을 제공한다고 한다.









★The Autopsy of Jane Doe

제인 도

7/14 : 9시 - 7/19 : 8시 - 7/22 : 8시




브라이언 콕스, 에밀 허쉬가 주연롤을 맡은 공포영화.

영화의 절반 이상이 시체부검을 하는 내용이지만 그 부검이 주는 공포감이 상당하다는 평을 들었다. 무엇보다 이 영화를 보고싶은 이유는 최근 내가 재밌게 들었던 사운드가 부각된 영화들의 음악을 담당했던 벤시와 사운더 주리안스가 이 영화의 음악을 맡았고 그 음악이 상당히 훌륭했다고 한다. 더 기프트와 에너미, 그리고 핏츠는 또 어떠했는가. 음악이 제 3의 등장인물이 되어 소름끼치는 박력을 준다고 하니 무조건 봐야해....









Safe Neighborhood

Better Watch Out



덕자가 좋아하는 많은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울리고 있는 영화.

한적한 교외, 외딴 곳, 부모가 집을 비운 사이, 침입자, 여성의 방어. 그리고 크리스마스

미카엘 하네케의 퍼니게임이 상업 공포영화 속 설정과 캐릭터들을 만난다면? 그동안 많은 공포영화들이 그 시도를 무수히 반복해왔지만 베러 워치아웃은 잔인하고 잔악무도하지만 꽤 영리한 방식으로 관객을 떠나지 않게 만들 수 있었다고 한다.








★Like Me

관종



제목을 좋아해줘 이런걸로 하면 안되는거였니....제목때문에 거르는 분들 있을까봐ㅠ

SXSW 상영작이고, 난폭한 외톨이인 여주인공이 사람들과의 소통을 위해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범죄행위를 생중계하게 되고, 그녀는 통제력을 잃고 폭주하기 시작하게 된다. 최근 세대의 화두인 SNS와 외로운 폭력성을 적절하게 믹스한 모던한 영화. 감독은 택시 드라이버와 레퀴엠에서 많은 영감을 얻었다고 하고 영화의 비주얼은 많은 아이디어들을 통해 적은 예산이 그다지 돋보이지 않도록 훌륭하게 마무리되었다. 신예인 에디슨 팀린의 연기 또한 아주 훌륭했다고.







Prevenge

프리벤지



웨틀리의 Sightseers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앨리스 로의 감독 데뷔작. 극 중 루스는 임신한 살인마이고 실제로 앨리스가 임신한 상태 그대로 촬영에 임했다고 한다. 연기하느라 연출하느라..힘들었을듯...게다가 임신한채로 살인마 연기라니..언니의 멘탈 존경b.

영화는 영국 블랙코미디 특유의 밸런스가 어긋나는듯한 스릴러의 모양새를 가지고 있지만 자유롭고 어둡지만 독창적이고 전통적이고 고전적인 영국 공포영화의 무게와 뉘앙스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The Sleep Curse

불면의 저주


어우. 제목만 읽어도 끔찍하다. 허먼 여우의 신작 황추생 주연롤.

현재 홍콩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 제작자 중 한 명인 허먼 여우의 새로운 고어 영화로 세대에 걸린 불면의 저주에 관해 다룬다. 그의 특기인만큼 이번 영화에서도 아름다운 고어 장면이 등장한다고 하니 팬들은 기뻐할만한 소식이다. 주온보다 더 지독한 저주에 걸린 주인공이라니..이 얼마나 불쌍한가.










★갓로우 찬양해

7/14 : 밤 12시 - 7/16 : 8시 30분 - 7/23 : 5시



한 번 언급한 적 있는 영화. 현재 로튼 90%고 재미고 나발이고 홀린듯이 빠지게 될 영화.

부천에서 할거라고 굳게 믿었는데 하는구나..헤헤헤헤헤헿ㅎ헤헤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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