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드류 안이라는 미주 한인 감독. 선댄스 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존 카사베츠 어워드 수상..

흥미돋는 수상이력이 아닐 수 없다. 시놉시스만 읽었을때는 퀴어영화라는 뼈대를 기본으로 한 청년의 정체성에 관한 고민 등을 주제로 삼은 영화일거라고 생각했으나. 영화는 좀 더 가족 이야기에 가까웠다. 어두운 영상과 좀처럼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 하는 주인공 데이빗을 보면 너무 우울한 영화가 아닐까 생각할수도 있지만 훨씬- 그보다 훨씬- 그 어두움과는 완전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감독도 궁금해서 시네마톡 행사에 참여했는데 뜻깊은 시간이었다.)


데이빗은 90년대에 이민을 택해 미국에서 살아가는 이주 세대의 자녀인 것을 빼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소년. 내성적이고 조용하고 자신의 감정표현에 익숙하지 않은 소년. 별다른 특기나 장래희망은 없고 SAT 점수도 낮은 저소득 계층의 구성원 중 하나일 뿐이다. 데이빗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입학이 아닌 부모님의 식당을 돕는 것을 택했지만 식당의 소득이 점점 떨어지면서 문을 닫게되고 이 결정은 데이빗과 가족 모두에게 큰 전환점을 주는 선택이 된다.

데이빗의 부모님은 90년대 중후반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imf위기를 맞은 이후 어수선했던 한국을 떠나 미국에 정착하고자 무던히도 노력했을 것이다. 연극배우로 오랜 시간 연기해 온 조연호 배우가 맡은 아버지 역할은 전형적인 하층민의 얼굴을 하고 있다. 노력했지만 노력한만큼 보상받을 수 있던 시기는 이미 과거에 두고왔다는걸 아버지 스스로도 알았을 것이고 그는 아들의 미래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실제로 많은 숫자의 부모들이 그 비대한 책임감에 눌리지 않기 위해 지금 이 시간에도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데이빗역을 맡은 조 서의 연기도 기립박수를 보내고싶을 정도로 훌륭했지만 부모님역을 연기하신 두 배우에게도 참 측은감이 들 정도로 놀라운 연기를 보여주셨다.

데이빗의 가정이 흔들리고 있는 지점에 그의 개인사에도 여러가지 문제가 들이닥친다. 신은 고민할 시간을 길게 주시지않는다고나 할까..식당이 문을 닫고 어려운 재정상황에서도 아들을 대학에 보내고자 비싼 학원에 보내지만 데이빗은 공부에는 도통 관심이 없고 성적도 좋지 않다. 훗날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 없고 검은 안개로 뒤덮인 학원 책상 너무 바깥 세상으로 그는 나가고싶다.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할지도 알 수 없는 와중에 그에게는 정체성 혼란이라는 문제까지 찾아온다.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착한다싶을 정도로 몸을 가꾸고 매일 런닝을 하는 그가 한국식 스파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안으로 잠겨있던 빗장이 풀려버린 것이다. 친구에게 보내던 호기심의 눈길이 사실은 사랑이나 호감의 감정이었다는걸 그는 알고있었을까.

스파에서 만난 또 다른 한국인 청년이 그의 얼굴을 외면해버렸을때 데이빗은 어떤 마음이 들었을까.

전통적이고 정석대로 만들어진 선댄스 영화이지만 앤드류 안이 미주한인 3-4세대의 어딘가쯤에서 살아가는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미국에서 이민자로 살아가지만 한국인으로 살아가는것을 잊고싶지 않은 부모님은 데이빗에게 끊임없이 뿌리의의 굴레에서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것을 역설하면서도 자신들과는 다른 인생을 살아보게끔 해주고싶다. 보통 이 두 가지의 가치가 부딪힐 때 앞세대의 폭력성과 후세대의 반항심이 충돌하기 마련인데 앤드류 안은 답답하고 복잡한 상황속에서 술을 마시고 잠든 아버지의 입 속에 꽂혀진 이쑤시개를 빼어내주는 데이빗과 술에 취한 아버지를 스파에 데리고 가 재운 뒤에 성적충동을 풀어낸 뒤에 자신의 때를 씻겨내는 데이빗을 배치하면서 그의 인생에 희망의 빛을 한 줄기 선사했다.

퀴어영화로 본다면 영화는 약간 아쉬울수도 있다. 퀴어로서 살아가고자 다짐하고 커밍아웃하는 청년의 이야기따윈 없기때문이다. 앤드류 안은 타인이지만 나 개인일수도 있는 친밀한 캐릭터 데이빗이 성정체성의 혼란을 겪는 과정을 옅은 반복을 통해 겹겹이 쌓아 올려 후반 스파씬에서 자신의 때를 격하게 밀어내는 장면을 통해 인상적인 성과를 거뒀다.

데이빗은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정의내리려고 조급해하지 않을 것이다. 부모와 대립하는 일이 앞으로 절대 없다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그는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차분하게 상황을 정리하고 부모님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기다릴 것이고 아들을 끔찍하게 사랑하는 부모님은 데이빗의 미래와 행복을 위해 많은 것들을 포기하고 받아들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초반에는 이 가족 안에서 데이빗이 행복해지는게 가능한 일일까 라는 의문이 계속 들었다. 참한 한국여자와 결혼하여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바라는 엄마와 자신과는 다르게 대학에도 가고 큰 일을 하기를 바라는 아버지를 보면서 데이빗의 훗날이 너무나도 고통스럽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감독의 따숩다 못 해 군고구마 냄새가 날 정도로 따듯한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방황하지 않을게 확실한 데이빗을 보면서.. 그가 힘차게 달려나가는 것을 보면서.. 지금 LA 어딘가에 있을 이 청년을 생각하면 그는 시간이 걸릴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길을 찾으리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었다.







아침 잠결에 바스락바스락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서 커튼 열어보니 비가 추르륵 내리고 있더라. 우산 안가져왔는데 어떡하지..하면서 천장을 봤는데 집주인이 싱크대 선반 위에 장우산을 하나 얹어놨더라. 감사합니다..하고 우산을 쓰고 나갔지. 14일에도 3-4시간 자고 새벽에 나서서 바로 영화보고 6시간동안 의자에 꼼짝없이 앉아서 너무 피곤했는데 오늘도 몇시간 못 자고 아침부터 영화를 봤는데 첫 영화부터 가슴이 아리고 아파서 힘들었다.

나라타주와 판타스틱우먼. 정말 고민 많이 하다가..나라타주는 곧 개봉할거같기도 해서 판타스틱 우먼을 택했다. 트랜스젠더인 여주인공의 연기가 매우 좋다고해서..내가 생각했던것 이상이었다. 너무도 당당하게 세상의 그 많은 모래알 파도를 견디고 살아나가는 마리나의 의연한 모습때문에 폭풍눈물....

비가 조금씩 그쳤지만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서 몸이 두 배로 힘들었다. 밥 든든하게 먹고 두 번째로 조니를 찾아서를 봤다. 1993년의 여름과 정말 고심고심 또 고심을 했지만..잔잔하게 볼만한 영화일거같고 허우 샤오시엔+에드워드 양 일 것 같아서..그 생각은 맞았다. 잔물결이 이는 조용한 바다처럼 그렇게 흘러가다 끝났다.

다음은 정말 힘든 영화였다. [죄많은 소녀] 독립영화 몇 편과 상업영화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전여빈이라는 여배우가 이렇게 엄청난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일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심적으로 너무 힘든 영화였는데 배우도 그게 울컥했는지 말하다가 울더라ㅠ.ㅠ...나도 영화보면서 너무 많이 울었다. 연출도 오졌다...연기는 더 오졌다....[전여빈] 이 신인여우의 이름을 기억해라.

마지막은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정말 홈런이었다. 하루종일 너무 고통스러웠는데 (좋은 의미로) 이게 아주 쐐기를 박아 얼마나 많이 울고 가슴이 아려왔는지..말로 다 할수가 없어.......이케마츠 소스케. 너란 남자 나에게 실망을 준적이 없thㅓ....thㅏ랑합니다........진-짜 많이 울었다. 신파도 아니고 그렇게 노골적인 장면 1도 없었지만 정말 그 울적한 분위기가 가슴아파서 그럴수밖에...이시이 유야 감독님 또 좋은 영화 만들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정말 덕자는 오늘 크게 다짐했답니다...


하루종일 너무 고단하고 가슴이 썰려나가는 기분이었다..ㅠ......어제도 진짜 심각한 후유증때문에 새벽까지 잠을 못 잤는데...나 어쩌다가 이렇게 초이스를 한건지..모를이다...ㅋㅋ.....






지금으로부터 한 달 전 9월에 본 영화인데 이제서야 갈무리하는 게으른 덕자....

전도연 배우 데뷔 20주년을 맞아 접속 상영과 더불어 배우와의 만남이 있었다. 예매 열리고 순식간에 매진되어 버려서 못 가는구나...하고 있다가 운좋게 취소표가 있어 예매하고 보게 되었다.

영화는...너무 좋았다.






친구의 연인을 사랑하고 있는 수현과 옛 연인을 잊지 못하는 동현의 이야기가 메인이다.

1997년. 지금으로부터 무려 20년전이다. 지금과 비교해보면 촌스럽고 투박한 것들 투성이지만 그것은 그대로 사랑스럽고 추억이 깃들여져 있어 예쁘다. 내용은 꽤나 통속적이지만 연출은 차분하고 담백하다. 응칠에서도 볼 수 있든 모뎀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PC통신 시절의 채팅화면이 너무 레트로 분위기라 좋았다. 그 투박한 키보드 타자음과 화면에 나열되는 각진 단어들.




2007년 결혼 이후 활동이 거의 전무하다시피한 추상미. 최근에는 방은진처럼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활동중이다.

당시 쌩신인이었던 전도연과는 다르게 이미 연극무대로 데뷔하여 연기력을 인정받고 있는 여배우였다. 비록 조연으로 나오지만 그 도시적이고 이국적인 마스크는 여전히 존재감이 강하다. 동현에게 집착하는 라디오작가로 나오는데 평면적인 캐릭텀임에도 불구하고 수트차림에 포니테일이 너무 잘 어울려 인상에 깊게 남는다.




새로운 사람과의 시작을 두려워하는 동현과 이제는 기철을 짝사랑했던 그 시간들에서 벗어나 용기를 내는 수현.

두 사람이 서로에게 자존감을 심어주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채팅을 통해 변화를 이뤄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영화 OST로 사용된 팝송들도 큰 인기를 얻으면서 한국에서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무명의 어느 밴드(?)가 아니게 되었다.

둔탁한 키보드음. 공중전화. 네모난 영화표. LP 레코드판. 





전도연은 너무 풋풋하고 예뻤다. 혼자 영화를 보는 것은 이제 하지 않을래요~라고 하는 그녀의 신선하게 떨리는 목소리. 너무 좋았다. 새로운 사람과의 관계를 만들고 시작한다는 것. 그 사람이 낯선 대상일 경우 상당한 용기가 필요한 일일 것이다. 더욱이 이전의 사랑이 너무나도 아팠던 사람들이라면...짝사랑에 몸서리치는 수현의 입장에 빙의하고 보니 그렇게 간절하게 피카디리 앞에서 기다리는 그녀가 절절하게 다가오더라. 시간이 지나도 접속을 다시 보는 그 순간에는 찬 공기를 처음 맞는 기분일 것 같다.









나는 내가 배우보는 안목을 믿는다 후훟
정말 느리고 욕심없어 보이는 인물들이지만 뜨겁게 불타오르고 있지
오늘 남한산성 보고 왔는데 희순오빠한테 또 백번 천번 감동하고 왔다....낼모레 오십인 우리 오빠. 그 무거운 갑옷 입고도 그렇게 섹시하고 이쁘다.
나오는 장면이 좀 더 많았으면 좋겠다..하고 욕심도 나지만 비중 상관없이 열일하는 모습이 좋고 자랑스럽다. 배우는 목소리로 단어 하나하나로 관객을 사로잡아야한다고 생각하는데 희순오빠는 그 모든것에 대응하는 배우다.
실종느와르M 이후 작품이 좀 뜸하다가 올 해 엄청 쏟아져나온다. 브이아이피도 김명민x박희순이라는 그거 하나로 진짜 오지게도 많이 보러갔다. 내 사랑 두사람. 다른 작품 어디에선가 살아서 둘이 만담이라도 하면서 만나는걸로 나왔으면....내가 원이 없겠다....두 배우 모두 발성이랑 목소리를 너무 좋아해서ㅠㅠ 좀 평안하고 안죽는 역할로...^^ㅋㅋ 물괴에서는 부디...
영화도 생각보다 좋았다. cj x 이병헌 조합이라 또 광해같은건가 별 기대없이 희순오빠 목소리랑 눈알 두 개 만끽하자 했건만 고수는 거지꼴을 해놔도 존잘이시다...가 아니라..영화가 상업영화같지 않았다. 난 진짜 황감독을 모르겠닼ㅋㅋㅋㅋㅋ 마이파더, 도가니, 수상한그녀를 만든 사람이 이걸 연출했다고하면 누가 믿겠는가. 아니 애초에 도가니에서 수상한그녀라니.....아뭇튼 이건 천만영화 공식에선 완전 벗어나 cj가 물욕을 버리고(?) 만든 영화같다. 무려 100쇄를 찍어낸 인기소설인 김훈의 원작을 최대한 살리려한건지 황감독의 뚝심인건지. 난 무모하고 어리석은 김류에 의해 동상이 걸려 짓무른 손가락과 낡고 때 탄 옷을 입고 띠 두르고 산발한 머리를 한 핏기 없는 얼굴들의 백성군대들이 죽음을 맞이할때부터 이시백이 곤장 맞고 부하 참수당하는 부분에서부터 눈물이 흐르는것을 참지 못했고 뒤로 갈수록 너무 슬프고 분하고 억울하고 답답하고 또 다시 슬프고 분하여 눈물이 쉴새없이 흐르다가 인조의 상투를 튼 이마에 바닥의 흙이 묻은 것이 보일때 원통하여 속으로 대성통곡을 하였다(ㅠㅠ) 영화 속 배경은 우리가 역사교과서에서 배운 병자호란. 치욕스러운 그 추웠던 계절에 다시 민들레꽃이 피기 전까지 우리 백성들은 가난과 추위와 죽음의 위협에 휩싸여있었고 인조와 명길과 상헌은 어떤 방식으로든 누군가를 살리고자했다. 그것이 자신이었건간에 자신이 지키고자했던 가치였던간에. 그 겨울은 너무 아팠을 것이다..영화속에서 상헌은 칼로 자신을 끝내지만 실제로 그는 나중에 청나라에 잡혀가 포로로 살다 풀려왔다 장수하였다.
황감독은 정말 알다가도 모를 사람이다. 그는 이 영화의 드라마적인 호흡을 배제하고 좀 더 cj스럽게 만들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또 하나의 억지 천만영화가 탄생했을수도 있었겠지만 그러지 않았다. 호흡은 소설을 천천히 읽어내는 것처럼 느리고 명길과 상헌, 그리고 인조의 고뇌는 너무 쓰고 아파 초조하다. 이시백이 보여주는 문신의 기백은 아름답다 못해 다정한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부하를 바라보며 쓴 눈물을 흘리는 그이의 아픈 마음을 내가 어찌 헤아릴까. 임금과 신하는 백성과 함께 걸어가는 사람이다. 황감독의 이 영화는 많은 중의적인 의미를 담고 있을수도 있다. 지금의 우리. 그리고 이 시대에 걸맞는 메세지도 함축되어 있기때문에 눈시울이 붉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희순오빠의 그 멋진 갑옷연기. 쩔었다.....
이병헌은 밉지만 배우 이병헌은 잘한다. 김윤석의 상헌은 내가 책에서 읽은 그 사람의 위엄을 그대로 표현했고 박해일의 인조는 신선하고 또 아팠다. 김법래와 허성태의 청나라인 캐릭터 연기 또한 쩔었다....
참 신기하다. 황감독. 뭐 흥행은 어찌될지 모른다. 그건 예상대로일수도 있고 예상밖일수도 있고..그러나 부디 많은 이들이 이 쩌는 연기 배틀을 봐야한다. 또한 전투씬도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사용되는 보여주기식 화려한 전투가 아닌 힘들고 고달픈 상황 그대로 다큐식으로 촬영되어 그 의미 또한 값지다고 생각한다.
희순오빠 연기 좀 많이 해 줘. 조연이든 주연이든 뭐든 나 중요치않아. 오빠의 목소리와 모습 그 두 눈알 볼 수 있는거로 족해요. 또 봐요❤️





작은 독립영화사의 흥망성쇠 / 장 뤽 고다르.


공개되지 않은 고다르의 장편영화가 복원되어 상영된다. 오랜만에 장 피에르 레오의 얼굴을 스크린 가득 느껴보고싶다.





잔 다르크의 어린시절 / 브루노 뒤몽


프랑스의 시인인 샤를 페기의 희곡을 바탕으로 그려낸 잔 다르크. 쟈넷의 어린 시절.

현학적이고 연극적일 것으로 예상.







젠틀 크리쳐 / 세르게이 로즈니차


이것도 기대하는 작품중 하나. 더 이벤트, 아우스터리츠 등의 걸출한 다큐멘터리를 만든 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의 극영화. 나는 언제나 얘기하듯이 다큐를 만들던 감독이 연출하는 극영화를 좋아한다. 사실적이고 엄격하게 절제되어있는 영상이 주는 그 파급력이란 웬만한 다큐 한 편을 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젠틀 크리쳐는 그에 맞는 잔혹한 서사 드라마이다. 주인공은 시베리아 감옥에 있는 남편을 만나기 위해 순례와도 같은 여정을 따르고 이 여행은 스탈린과 2차 세계 대전에 대한 기억과 공산주의의 상징들을 만나게 한다.






주피터스 문 / 코르넬 문드럭초


화이트갓을 만든 문드럭초 감독의 신작. 그 영화를 처음 봤을때의 그 충격이란...

천국의 나날들을 봤을때도 델타를 봤을때도 이 헝가리인은 나를 너무나도 놀라게 했다.

지금 세계적인 화두로 떠오른 난민위기를 쟁점삼아 헝가리에서 세르비아로 이동하는 난민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그렸다.





판타스틱 우먼 / 세바스티안 렐리오


성스러운 가족, 글로리아를 연출한 렐리오 감독의 신작이다.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베니스 여우주연상에 모두 다니엘라 베가를 예상했지만 이름도 언급하고싶지 않은 한국의 그 여배우가 받아 모두들 깜짝 놀랐던 것 같다..아직 판타스틱 우먼을 보진 않았으나 최고의 연기를 펼쳤고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하여 프레임을 완벽하게 지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리나는 세상의 편협한 시각을 넘어 당당하게 걸었고 카메라는 그녀의 모습을 아낌없이 담았다는 후문.







포큐파인 호수 / 잉그리드 베닝거


우리는 이제 이 재능있는 여감독의 이름을 기억해야만 할 것 같다. 부모님의 이혼을 앞둔 10대 소녀의 성장담을 훌륭하게 그려냈기때문이다. 깊은 통찰력으로 어른들의 어두운 세계를 관찰하는 소녀의 시선을 정직하게 때로는 지혜롭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고.






플로리다 프로젝트 / 션 베이커


이것도 최고 기대작 중 하나. 벌써부터 두근두근거린다. 원래 개봉하는 작품들은 안보려고 하는 편인데 이건 개봉이 늦어질 것 같아서 반드시 가서 보려한다..





희망의 건너편 / 아키 카우리스마키


내가 사랑해마지않는 아키의 영화. 무미건조하지만 그 이면엔 희망과 사랑이 있다. 점점 밝아지는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들이 좋다.





플래시포워드






1993년의 여름 / 카를라 시몽


온 가족이 볼만한 올 해의 데뷔작. 사랑스럽고 감동적인 가족의 초상.





겨울형제 / 힐누르 팔마손


도전적이고 인상 깊은 데뷔작. 고립되고 어두운 광산이 배경이지만 마치 달 표면에 있는듯한 착각을 주는 황폐함이 인상적이다. 이 독창적이고 남성스러운 데뷔작은 인상에 남을만하다.




골리앗 / 도미니크 로셰


어린 나이에 아버지가 된다는 당혹감을 감추고자 운동화 스테로이드에 중독되는 청년. 그리고 그 위기를 거쳐 진정한 아빠가 되기까지의 이야기.





공장에는 아무것도 없다 / 페드로 피뇨


영화의 장르는 뮤지컬이다. 2008년 이후 스페인에서 문제가 되어왔던 해외공장 이전의 문제를 뮤지컬 장르를 빌어 코믹하지만  인간미 넘치고 뼈있는 연출로 살려냈다.








비욘드 리버 / 크레이그 프라이먼드


실제 인물인 카누 선수 Siseko Ntondini 와 Piers Cruickshanks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서로 전혀 접점이 없던 두 인물이 카누경기를 위해 만나 훈련을 하고 그 긴 여정에 끝에서 인간 승리의 신화를 맛 볼 수있는 짜릿한 스포츠 영화.





빅토리아&압둘 / 스티븐 프리어즈


소소하게 중박이상은 될거라는 예상이 우세하다. 인도라는 나라와 영국의 국제적인 관계와 여왕의 위치를 고려한 중요한 메세지까지 잃지 않으면서 두 사람의 우정관계를 그린 사랑스러운 영화. 내용면에서 호불호가 갈릴수는 있어도 주디 덴치의 연기가 최고였단 의견은 모두 동일하다. 그녀의 오스카 후보도 예상되는 상황/






빌리진킹:세기의대결 / 조나단 데이턴


테니스 역사의 중요한 순간인 성대결을 그린 영화. 70년대 두 선수 모습 그대로 나타난 두 배우의 모습과 스티브 카렐의 1인극스러운 연기는 폭스캐쳐에 이어 최고의 찬사를 받을 것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단순히 엔터테인먼트로서 두 사람의 이야기를 그리느냐 아니면 레즈비언이었던 빌리진킹의 개인사와 당시 성차별주의자였던 바비 릭스와의 중요한 쟁점도 조화롭게 다뤄져 있는지가 문제.






새벽의 약속 / 에릭 바르비에


프랑스 작가 로맹 가리의 소설 Promise at Dawn을 원작으로 한 영화. 1970년에 줄스 다신 감독에 의해 만들어진적이 있는데 그의 부인이자 여배우였던 멜리나 메르쿠리가 어머니역을 맡았었고 이번에는 샬롯 갱스부르가 노년의 어머니를 연기한다. 서른아홉, 열아홉에서 처음 본 피에르 니네는 그 후로 꽤 다작을 하는 중이다. 다양한 영화에서 그녀만의 파격적인 캐릭터를 많이 맡았던 샬롯 갱스부르가 로맹 가리의 어머니가 되어 성장기를 거쳐 작가로서 성공하기까지의 여정동안의 애틋한 관계를 그려냈다.






스위트 컨트리 / 워릭 쏜튼


베니스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에 이어 토론토영화제에서도 극찬을 받아 플랫폼 프라이즈를 수상하였다./

호주 원주민인 샘과 다소 과격하고 괴팍한 참전용사 해리와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 살풍경하게 펼쳐진 아웃백을 무대로 자기방어를 위한 살인이 벌어지고 그런 과정에서도 영화는 아름다운 비주얼을 잃지 않는다. 살인 이후에도 정의는 실현될 것인가? 에 관한 물음부터 아름다운 영상미까지 놓칠 수 없는 신작.





어디로가십니까 / 스테판 코만다레프


오스카 외국어영화상 출품작이었던 The World is Big and Salvation Lurks of the Corner와 이민자들에 대해 다룬 The Judgment까지 세계적인 시야가 돋보이는 코만다레프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본인의 고향인 불가리아 현지의 다양한 사회문제들을 택시를 통해 다뤘다. 영화의 재미있는 점은 택시 안에서 일어나는 6가지 흥미로운 이야기와 별도의 조명없이 택시 안에 설정된 휴대용카메라와 미니 카메라로 효과적인 영상을 연출해냈다는 점이다.





에이프릴의 딸 / 미셸 프랑코


10대에 아기엄마가 되어버린 에이프릴과 그녀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 페드로 알모도바르와는 또 다른 모성애의 모양. 그리고 미카엘 하네케스러운 시선들.






우리 사이의 거대한 산 / 하니 아부 아사드


하니 아부 아사드의 신작이자 케이트 윈슬렛, 이드리스 엘바의 신작.

현재 매겨지는 평점을 근거로 얘기해보자면 캐릭터들은 설득력이 없고 오프닝의 강렬함 이후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평범한 러브스토리라고도 하고 독특한 촬영방식의 아름다운 인간애에 관한 영화라고도 한다. 호불호가 갈릴만한 소재라고는 생각한다.




원더스트럭 / 토드 헤인즈


하반기 개봉작 중에 가장 기대하고 있는 작품 중 하나. 과연 내 안에서 토니 에드만을 넘을 수 있을 것인가..

셀즈닉의 소설이 원작인 판타지로 그간 토드 헤인즈가 만들어 온 영화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하지만 이것은 사랑스럽고 때로는 강렬하고 비상식적이지만 독창적일 것이다. 토드 헤인즈가 만들었으니까. 줄리안 무어의 변신도 기대된다.





유포리아 / 리사 랑세트


리사 랑세트의 영미권 영화 데뷔작. 평은 살짝 안좋지만 에바 그린과 알리시아 비칸데르 조합이라니....바람직하다..











오랜만에 화사한 맥어보이가 너무 보고싶어져서..힘들지만 어톤먼트를 다시 꺼내 보았다......






1930년대에 살아본 적은 없으나 마치 그 시대에 뚝 떨어져 있는 것처럼 섬세하고 서정적인 색감과 연출.

갓라이트 찬양해..





전쟁이 발발하기 전 1930년대 영국 상위계층의 한가롭고 나른한 한 때.






키이라 나이틀리 정말 예뻤다.

내가 본인이라면 가끔 이 영화를 풀스크린으로 보고싶어질거같다.









사실 영화보다 너무 울컥울컥하게 되서 어톤먼트는 보기가 살짝 꺼려지는데 맥어보이가 너무 이쁘게 나오기때문에 주기적으로 안 볼수도 없는...그래서 난 성인이 된 브라이오니가 세실리아와 로비가 키스하는 장면 다음 지하철을 타고 가는데까지만 본다. 그 다음은 볼 수가 없음...

마음이 너무 아파...

어쨌든 맥어보이는 너무 예쁘다.







한국영화의 오늘





검은 여름 / 이원영



섬세한 퀴어 단편이었던 <낮달>을 만든 이원영 감독의 장편 데뷔작. (맞나?)

강렬한 신성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당신의 부탁 / 이동은


임수정.이상희.한주완이 타이틀롤이다. 동명의 만화가 원작인데 만화를 읽을때도 소설이나 영화같다고 생각했는데 스토리보드가 잘 짜여있어 영화만들기에 한결 수월했을 것 같다. 원작은 슬픈 주제를 다루지만 담담한 그림체와 간결한 대사들이 좋다. 임수정이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그에게 남겨진 전부인과의 아들을 키우게 되는 효진을 연기한다. 임수정의 얼굴이 아름답게 나이들고 있는 것 같다.






메소드 / 방은진


방은진 감독의 신작은 퀴어영화다. 박성웅이 연기파배우 재하로 보송보송한 신인 오승훈이 아이돌스타 영우로 윤승아가 재하의 연인인 희원을 연기한다. 카리스마 씹덕인 박성웅과 꽃돌이라니...이건 뭐 봐야되는거죠^^ 덕후언니들 제 자리 하나 남겨주세요.





박화영 / 이환


명필름학교 2기 장편 과정 작품. 이름이 익숙해서 찾아보니 그 배우 이환이었다. 독립영화에 주로 출연했었는데 장편 연출은 이게 처음인 것 같다. 시놉이 마음에 들어서 보고싶었는데 꽤 인상깊게 봤던 배우라 재미있을 것 같다.






소공녀 / 전고운


광화문시네마 전고운 감독의 작품. 이솜이 주연을 맡았고 안재홍이 특별출연한다. 

그간 자사 제작 작품에 모두 다음 작품의 쿠키영상을 넣었는데 이 작품은 범죄의여왕에 나왔었다. 이솜이 집을 버리고 떠도는 소공녀를 연기하는데 세상에 집은 많지만 우리가 살 수 있는 집은 없다는 현대의 화두를 정통으로 헤집는 강렬한 영화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인어전설 / 오멸


의외의 캐스팅과 의외의 이야기. 지슬의 오멸 감독의 신작이다. 어떤 그림이 될지 상상이 안가지만 제주도 배경을 백분 활용할 것이라는건 명백하다.





히치하이크 / 정희재


가족을 찾아떠나는 두 명의 소녀. 가족의 구성원이 되고싶고 행복감을 느끼고싶은 소녀의 몸부림. 배우 박희순이 출연한다. 봐야겠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겨울 손님 / 이광국


이광국 감독 영화 줄곧 재밌게 잘 보고 있는데 이번 영화에는 메이저 배우 둘이나 나온다. 이진욱이 사건 이후 처음으로 복귀하는 작품이라 꽤 화제가 될듯하고 고현정도 나와서 개봉은 할 것 같은데 시놉도 딱 감독님스럽다ㅎㅎ





월드 시네마






굿매너스 / 줄리아나 호헤스 . 마르코 두트라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공개된 남미 영화. 영화의 메인테마는 늑대인간이지만 그를 빌어 감독이 그리고자 하는 것은 계급에 따른 차등과 욕망의 범주에 관한 이야기다. 2011년에 만들었던 첫 장편 데뷔작 하드 레이버에서도 중산층 계급을 주인공으로 미묘한 계급갈등 문제를 공포장르로 풀어갔던 능숙한 이 두 콤비의 이번 작품도 늑대인간신화라는 판타지장르를 채용했지만 여전히 사회에 만연한 계급에 관한 문제를 다뤘다.






다운사이징 / 알렉산더 페인


기다리고 기다리던!!! 알렉산더 페인의 신작!!!!!!! 물논 개봉합니다. 오스카 시상식 시즌에 개봉할 예것 같다. (2018년 1-2월쯤..) 일반 리뷰는 굉장히 좋은 편이다. 인구 과밀 문제로 인간의 크기를 축소시킨다는 재미있는 상상력을 기반으로 디스토피아적 인간 드라마를 만들었다.




더 스퀘어 / 루벤 외스트룬드


그 대박이라는 스퀘어.

황금종려상 수상하고 온 따끈따끈한 신작!

이것도 ★표.





두 개의 사랑 / 프랑수와 오종


오종 영화에 흥미떨어진지는 오래되었지만...신작 나올때마다 의무감으로 보고있는 것 같다..이번 작품에선 여주 마린 백트때문에 너무나 행복할 것 같다. 너무 예쁘잖아...ㅠㅠ....또한 벨기에 대표배우 제레미 레니에가 중후한 매력으로 중무장하고 나옴......ㅠ...평은 그닥 안좋다. 섹시 스릴러이지만 프랑수와 오종의 오래된 버릇들이 다시 재현되어 진부한 느낌이 강하고 독창적이지 못하다는 평이 대부분. 또한 영화는 진지하지만 코믹스럽다고........크흡....그래도 난 마린 백트와 제레미 레니에의 19금을 봐야겠다..






레인보우:나의 전쟁 / 타비아니 형제


베뻬 페뇰리오 (beppe fenoglio)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타비아니의 신작. 1922년에 태어나 두 번의 세계전쟁을 겪은 작가의 고향 랑게 지역을 배경으로 전쟁을 전후로 청년들에게 닥친 미래와 전쟁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다. 






러브리스 /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실망해 본 적이 없는 감독. 당연히 필견리스트..

표면적으론 범죄스릴러 장르. 결혼에 실패한 부부와 그들의 책임감을 상기시키는 아들을 중심으로 현대 러시아 사회를 다룬 작품이다. 감독의 매서운 시선은 이번 작품에서도 두드러지는데 감독의 2011년 작품인 엘레나에서 좀 더 나아간 가족드라마이며 도덕적 진실과 가족의 위기 사이에서 무너지는 인간의 신앙심을 담았다. 





렛 더 선샤인 인 / 클레르 드니


브르주아의 매력과 에로스가 풍부한 클레르 드니식 새로운 로맨틱 코미디.

줄리엣 비노쉬와 제라르 드빠르디유가 연기했다. 클레르 드니가 로코라니..천지가 개벽할 일이 아닌가..? 그동안 클레르 드니의 영화들을 좋아하고 사랑했던 팬들에게는 침착하지 못한 일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때때로 불쾌하게 느껴질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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